[뉴스에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장애인문화예술판 연극공연이 오는 12월 4일~ 5일까지 서울시 성북구청 성북아트홀 공연장에서 저녁 7시에 열린다.

▲ 어린 왕자가 지구에 도착해서 사막 여우를 만나 이야기 하는 장면. <사진제공=장애인문화예술판>

□ 작품소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는 어린 아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머나먼 별에서 온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어린 왕자가 만나게 되는 수많은 어른들이 등장하지요. 어린 왕자의 눈에는 어른들의 모든 것이 이상하고 낯설기만 합니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오가는 말 속에는 경쟁과 이기심, 불통과 고독이 가득합니다. 어른들은 또한 눈에 보이는 것들만 믿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 전쟁과 자본주의 그리고 근대화 속에서 세속화된 세상을 상징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를 극복하는 힘이 바로 ‘마음으로 관계 맺기’, 즉 ‘사랑’에 있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어린왕자의 줄거리

비행기가 고장 나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 레옹은 한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아이는 그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때부터 어린왕자와 비행사는 여러 날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에 두고 온 사랑하는 장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지구에 오기까지 자신이 돌아다녔던 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줍니다. 또한 지구에서는 뱀, 여우와 친구가 된 이야기도 합니다. 어린왕자는 여우에게서 ‘길들인다는 것’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것에 대해 배우고, 자신이 사랑하는 장미를 돌보기 위해 다시 자기의 별로 돌아가게 됩니다.

□ 어린왕자의 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 작품은 여러분을 어린 왕자의 별로 초대합니다. 물론 어린왕자가 지구에 오면서 들렀던 별들도 여행하게 되지요. 그 별들에는 다스릴 신하도 친구가 되어 줄 별들도 없지만 가만히 앉아 명령만 하고 있는 왕과,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 해 계속 술을 마셔대는 술꾼과, 1분에 한 번씩 불을 켜고 끄는 점등인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다른 모습일 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B612호를 방문해 서로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가 된 어린왕자와 장미의 하루를 만나게 됩니다.

□ 비행사 레옹, 다시 꿈을 꾸다

어린 시절 코끼리를 집어삼킨 보아뱀 그림을 그려 어른들에게 자랑했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그림은 아무 쓸모가 없다며 핀잔을 듣고 상심하여 미술가의 꿈을 접고 살아 온 비행사 레옹. 그는 아마도 어린왕자를 보낸 후, 다시 또 따분하고 지루한 어른의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늘 밤하늘 별을 보며 어딘가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을 어린왕자의 얼굴을 상상하며 그리워했겠지요.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레옹에게 어린왕자와 나누었던 순수한 시절을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 김은미 _ 연출의 글

어린왕자의 시선과 배우들의 시선이 다르지 않았다. 어린왕자가 만나는 어른과 배우들이 만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어른이 많이 다르지 않았다. 귀 기울여 듣는 재능은 쓸모없어졌고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참고 듣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자신이 정한 틀을 강요하고 따라와 주지 못하면 기다리지 않고 가 버린다.

사람들이 여우의 마음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내일 4시에 만나기 위해 오늘부터 나를 가꾸고, 3시부터 설렐 수 있는 마음을 회복했으면. 서로의 눈으로 바라봐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여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는다.

□ 프로필 

인권문화실천모임 맥놀이 단원
<5분전> 작, 연출
<분홍박각시나방> 각색, 연출   
<교행><모던이펙트><가정교사><콩깍지> 외 출연

□ 진준엽 _　조연출의 글

어린왕자가 찾아갔던 별들은(지구를 제외하면) 모두 한 사람밖에 살지 않는다. 물론 어린왕자의 별인 B612도 어린왕자 혼자 산다. 하루 종일 일몰을 바라보며 혼자. 별들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이것을 내 마음 속 공간으로 보았다. 아니 사람의 마음으로 보였다. 자신의 별(마음)에 찾아온 장미와의 동거가 힘겨웠던 어린왕자는 다른 별(마음)들을 떠돌며 자신이 있을 곳(마음)을 찾는다. 하지만 대부분이 너무 좁거나 거대한 망토로 덮여 있어서 앉을 곳도 없거나 술 냄새만 가득하거나 뭐 이런 식이다. 있을 곳이 없다.

생각해 보면 나도 매 순간 그렇다.

여우를 만난 어린왕자는 서로를 길들이는 법을 익히고 장미가 있는 자기 별(마음)로 돌아간다. 함께 잘 지내고 있을까? 함께 연극을 만든 우리의 별은 우리가 같이 서 있을 수 있는 별이 될까? 그렇게 되길 빈다. 그런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여러분의 별로 찾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