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고려인 이주 150년… 국내체류 고려인 동포의 현황과 과제"
구소련 와해와 중앙아시아 고려인 동포 사회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35만 중앙아시아 고려인 동포 중 절반이 넘는 20여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동포사회의 중심 국가이다. 그러나 구소련 와해 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며 고려인 동포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우브베키스탄의 민족정체성 회복 정책, 과도기 혼란 등으로 타민족인 고려인 동포들이 언어, 경제, 사회 문제에 고스란히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 후 계속된 경제적 혼란으로 고려인 집단 농장이 급격히 와해되었으며 평균임금이 200달러 이하, 그나마 높은 실업률로 일자리도 없어 동포들의 유민화가 가속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경제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을 떠돌며 이주 농민, 노동자화 되고 있으며 일부는 연해주와 모국인 한국으로 오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 체류하는 고려인 동포들은 대부분 H2(방문취업)와 F4(동포) 비자를 통해 한국에 입국해 3D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약 3만여명 추산) 그러나 불안정한 체류 문제로 많은 애로 사항을 격고 있으며 단속되어 추방되거나, 일부는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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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거주 고려인 현황 (2013. 8) 끼르끼즈,타지키스탄은 제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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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국민권익위원회 김준태 조사관 조사자료 발췌 (법무부 비자발급 현황을 통한 조사) |
H2 비자의 경우 단순노무에 종사할 수 있으나 3년 후 강제 출국 해야하고 F4비자의 경우 한국에 계속 거주 가능하나 단순 노무에 종사할 수 없어 산업현장에서 단속의 불안에 떨며 일하고 있다. 그나마도 19세에서 25세까지 젊은 청년들에겐 발급이 안 되고 있으며 열악한 거주 환경과 불안정안 고용형태, 언어 및 교육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다
땟골의 형성 과정과 규모
국내체류 고려인 동포들의 국내 최대 밀집 거주 지역은 안산으로 땟골 (선부2동)에만 약 2000여명이 집단촌을 형성하며 거주하고 있으며 안산 각지에 약 5000여명. 공단 및 농어촌 지역 등 전국 각지에 약 3만여명 이상이 입국해 단순노무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땟골은 서안산 선부 2동 지역으로 선부고등학교에서 원일초등학교 사이에 위치해 있다. 조선시대에도 존재 했던 안산의 옛 마을로 현대에 들어 안산이 공단화되던 시기 외지 노동인력을 수용하기 위해 다가구 주택들이 들어섰으며 현재는 20년 이상 노후화 되어 재개발을 추진 중인 낙후지역이다. 약 200여호의 다가구 주택들이 들어서 있으며 대부분 한 호 당 11개에서 15개까지 작게 방을 쪼개어 월세 세입자들을 받고 있고 있다.
인근 원곡동이 다문화 거리로 개발되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포화상태에 이르자 고려인 동포들이 자연스레 보증금과 월세가 싼 (평균 보증금 50-100만원, 월세 20-30만원) 땟골 지역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인적 네트워크로 친지와 친구를 불러들이는 고려인 동포들의 이주 특성이 더해져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고려인 마을로 형성되게 되었다.
방은 작은 부엌과 화장실이 딸린 옛날식 원룸형태로 3평에서 5평 안팍으로 한 방에 주야 교대 근무로 2-3명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건물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입자가 고려인 동포들이며 최근 중앙아시아로부터 동포들의 입국이 늘며 땟골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점차 인근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이주 노동 형태와 문제점
너머의 교육생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 입국시 대부분 1000달러에서 1500달러 안팍의 돈을 모아 입국하는 탓에 항공료를 지불하고 방을 얻고 나면 1달 생활비도 빠듯해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인근 시화공단과 화성, 평택 등지 공단이 많아 안산에 난립한 직업소개소와 파견업체를 통해 일을 시작하고 대부분 시급 4860원 최저임금을 받으며 인력부족 공단지역에 일용직 파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어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의료보험, 성희롱 등 다양한 국내체류 문제에 노출 되어 있다.
평균 근로시간은 10-12시간, 평균임금은 여성의 경우 100~150만원 안팍, 남성의 경우 120~180만원 안팍으로 염색,조립,화학 공장등 3D업체에서 일하고 있었고 상대적 고소득자는 건설일용직 등 위험에 따른 수당이 높은 직종이었다. 월세와 한달 생활비 50~60여만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우즈베키스탄으로 송금하고 있으며 수수료가 비싼대신 비교적 입출금이 쉬운 웨스턴유니언이라는 외국계 송금업체와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미등록송금업자를 통해 송금하고 있었다.
임금체불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90%이상으로 나타났고 단순 임금지불지연으로 인한 체불이 아닌 임금을 아예 못받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40%에 육박했다. 임금 체불을 당했을 경우 노동부에 진정 또는 고소를 해야하지만 자신이 일하는 사업장의 이름과 주소 사장의 이름을 알아야하는데 이 조차 모르는 동포들이 대분인 상황에서 진정 방법과 말을 몰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렵게 진정을 했다하더라고 업주에게 부과하는 벌금이 체불임금의 10-20% 밖에는 안되고 노동부로부터 체불임금확인을 받아도 민사소송을 통해 6개월 이상의 긴 시간을 보내야하며 민사소송에 승소를 하더라도 사업주가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압류신청을 해야하는데 이 또한 진정인이 사업주의 재산내역을 알아 와야 하기 때문에 악질 사업주를 만났을 경우 임금을 떼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대부분 파견업체를 통해 일하므로 ‘너머’에서 파견업체 사장을 만나 압박하고 민원을 대행해 줄 경우 90% 가까이 해결이 되지만 폐업 후 주민등록까지 말소하는 악질 사업자 등 약 10% 정도는 법으로도 해결 할 수 없었다. 가진 돈이 없이 매달 벌어 사는 상황이라 한 달만 임금이 체불되어도 당장 생활이 막막해 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너머에서는 아리나 폰드라는 체불임금지원기금을 마련, 못 받은 임금의 1/3 정도를 생활지원금과 위로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업재해와 의료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는데 영세한 파연업체 사정상 산업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업장에서 다쳐도 산재로 처리받지 못하고 많고 의료보험에도 가입이 안되어 있어 아파도 의료혜택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어렵사리 병원에 가도 말이 안통해 비싼 통역서비를 요구 받기 때문에 대부분 아파도 그냥 참을 수 밖에 없다. 직장의보가 안될 경우 일반의보로 가입은 할 수 있지만 가입절차를 모를뿐더러 도움을 받아 가입했다 하더라도 외국인 수가로 비싸게 적용되어 월 9만원 가까이 지불해야 한다. 그나마도 입국 후 3개월이 지나야 가입할 수 있으며 미가입기간 밀린 보험료도 일시에 완납해야 하고 내국인과 달리 선불제로 1달만 보험료가 밀려도 바로 퇴출되어 재가입해야 한다.
너머에서는 병원동행 통역과 전화통역, 일반의보가입 행정지원 등을 하고 있으나 생명이 위중한 심각한 병일 경우 치료비가 너무 많이 들어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긴급구호사업을 벌여 시민모금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
안산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도시로 다문화 시설과 기관들이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나 다문화 정책이 주로 결혼 이주민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어 일시적인 이주 노동자 형태로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들은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다.
외국인 노동자 정책은 고려인 동포들의 민족정체성 문제를 도외시하고 산업인력확보에만 집중되어 있어 고려인 동포가 갖는 특수한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전혀 반영 안 하고 있다. 고려인 들은 스스로를 ‘까레이쯔’ 한인이라 사고하고 행동한다.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증명서에도 여권에도 한인이라 기재되어 있지 우즈벡인이다 기재되지 않는다.
우즈벡 사람들도 고려인들을 그들과 다른 타민족인 한인이라 부르지 우즈벡사람이라 칭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쫒겨 다니며 유라시아를 떠돌면서도 150여년 가까이 한민족 혈통을 유지하고 한인으로 살아 왔다. 김치와 밥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하는 그들을 단순히 외국인 노동자 취급해버리는 건 아이러니컬하게도 모국인 대한민국이다. 모국의 이런 정책과 태도가 고려인 동포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고 향 후 사회통합과정에서 어떤 갈등 상황으로 나타날지는 자명한 일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E9비자로 입국하게 되는데 입국 전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언어, 소양교육과 함께 취업처가 정해져야 들어 올 수 있어 대부분 4대보험 적용을 받게된다. 취업제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노동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동포비자로 무장적 입국해 몇 년간 일시 체류하게 되는 고려인 동포들은 노동법의 보호 테두리 안에서도 사회안정망 안에서도 외국인도 아닌 한국인도 아닌 채 투명인간으로 저만치 소외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독일의 재외동포 정책 사례와 한국의 현실
독일의 경우 세계 한상문화 연구단 심포지엄 자료(2004년 9월)에 따르면 중국, 이스라엘, 헝가리, 러시아 등의 동포 정책은 자국의 재외동포들을 적극 활용하거나 역사적 책임의식 하에 포용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 네 국가 모두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를 허용하고 원하는 경우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동포 정책 프로세스를 가동 중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역사적 책임의식이라는 인본주의적 사회정책에 기반 한 동포수용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독일 기본법 제 116조에 의거 귀환을 희망하는 독일계 동포들에 대해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귀환한 독일계 동포의 사회통합과 적응을 위해 국가 차원의 각종 지원방안을 마련, 통일 독일민족의 주요 일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욱이 민족의 개념을 과거 독일제국의 시민권을 소유했던 자는 물론 그의 배우자, 자녀’를 독일 민족으로 정의할 뿐 아니라, ‘혈통적, 언어적, 또는 문화적 특성상 독일민족과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자’까지로 독일민족의 범주를 넓히고 귀환한 동포들이 6개월간 무료로 독일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어학과정을 1800여 지역에서 4만여 개나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 공포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로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 한정지었다. 논란 끝에 2004년 법이 개정됐지만, 조선시대 호적 등재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비자도 H2와 F4로 구분하여 학력, 재산정도로 차등 발급하고 있어 재외동포법이 아니라 ‘재외동포 분류법’이라고 비난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체류 동포들이 국내에서 F4비자로 바꿀수 있도록 전문자격증 시험제도를 도입했으나 대부분 중국동포들이 혜택을 입었고 한국어를 모르는 고려인 동포들에겐 의미가 없었다. 그나마 필기시험 없이 실기시험만 있는 창틀전문과정에 합격해도 법률적으로는 창틀제작 업종에 종사해야한다. 이나마도 올 11월이 마지막인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단계적 자유왕래 방안과 맞춤형 지원정책 수립
늦었지만 우리도 재외동포사 최대의 수난을 겪고 아직도 유랑하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한다. 적극적 수용정책을 통해 향후 발생할 산업노동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모국이라는 역사적 책임의식 인도주의 문제로 부터도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자유 왕래는 법률적 문제와 외교, 노동 문제 등 여러 가지 저항이 크다고 걱정’하는 단위(법무부, 노동부, 외통부 관리)들이 정부정책을 주도하는 현실을 감안, 급격한 자유왕래가 어렵다면 단계적 자유왕래 방안이라도 나와야 한다.
가장 어려움에 처한 동포사회부터 현실적 자유왕래를 보장하며 확대해 나가며 시장과 사회 문화적 충돌을 완화하고 이를 토대로 재외동포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실적 방안으로 현재 동포들에게 발급하고 있는 h2비자와 f4비자를 비교적 국내체류가 안정적인 f4비자로 단일화하고 국내에서 단순노무를 할 수 있게 시행령이라도 개정해야 하고 아울러 19세에서 25세미만 동포들에게도 비자를 발급해 타국에서 민족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한민족 청년들에게 모국이 비수를 꽂는 일을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된다.
또한 150여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라시아 각지를 떠돌아야 했던 고려인 동포들의 특수한 역사와 정체성을 고려하여 맞춤형 지원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작은 지역 단위의 ‘고려인동포 종합지원센터’를 설립 국내에 안정적으로 체류하며 한민족으로서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건강한 사회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
한국의 노동인구 감소 문제와 고려인 이주 150주년
현재 산업현장은 노동 인구 감소와 과잉학력, 3D업종 및 중소기업 기피 문제로 단순 노동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9월 한국 무역협회 국제무역 연구원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만성 인력난을 겪으며 외국 인력 고용쿼터제 폐지까지 주장하는 실정이고, 노동인력 감소 문제는 향후 대한민국 발전의 큰 장애가 되리는 학계의 다양한 의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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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대응 “New 국가 인구전략보고서” <출처 : 매일경제 2011. 11. 22(화) 매일경제, 한국보건사회원 공동기획안> |
특히 대표적인 공단도시인 안산지역은 외국인 노동력 의존 비율이 높은 도시이고, 그 중 일부를 구성하는 고려인 동포들도 일자리를 찾아 안산에서 외국인이주노동자화 된 삶을 살고 있으며 모국의 단순인력부족 문제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안산 외국인주민센터의 외국인 거주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외국인 국적 1,2위 순서가 중국, 베트남 순이었는데 올해부터 역전되어 중국, 우즈베키스탄이 되었다. 중앙아시아 포함 우즈베키스탄 국적 입국자에서 고려인 동포를 구분해서 카운터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입국자들이 h2비자와 f4비자 임을 감안하면 안산으로의 고려인 동포들의 유입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 소비엣 연방에서 분리된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 (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끼르끼즈스탄 등)에 한민족으로 살며 다시 유민화 되고 있는 고려인 동포 약 35만여 명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과 지원정책을 통해 동포문제, 통일문제, 노동인력부족 문제, 모국으로서의 역사적 책임문제 등 다양한 한국사회 문제들에 기여할 수 있음을 대한민국 정부가 하루 빨리 인식해야 한다.
이에 더해 대한민국 정부는 고려인 동포를 포함한 동북아동포를 활용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모국이라는 역사적 책임의식에 기반한 한 인도주의적 동포 정책 수립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고려인 동포사회의 역사 인식에 따르면 내년이 근대사 한민족 대륙이주 150주년 되는 해이다. 당시 한인들은 자신들의 첫 이주 시점을 1864년으로 잡고 있었으며 이를 갑자도강(甲子渡江)이라고 불렀다. 1914년 한인 이주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했지만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며 실현되지 못했고 갖은 고난 속에서도 150여년 유라시아 대륙에서 한민족으로 살아남아 떠돌고 있다.
뜻 깊은 150주년을 맞아 한민족으로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동포들을 위무하고 기념해야 하며. 민관이 협력하여 진정성 있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고려인 동포 사회 특히 이미 국내에 들어와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고려인 동포 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려인 지원 시민단체 ‘너머’의 대응과 한계
안산 땟골에 위치한 시민단체 ‘너머’의 활동은 고려인 동포 문제 대응에 있어 활동가들의 오래된 경험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 입각한 현실적인 대응들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한국생활과 노동현장의 안정적 적응을 위해 필수인 한국어 교육을 위해 고려인 생활 패턴에 맞는 ‘한글 야학’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시급으로 밤 9시까지 일하고 있어 9시 이후 주중 한글 교육 및 주말 문화수업 프로그램 운영)
또한 언어와 한국문화, 법률 등에 취약한 고려인 동포들의 특성을 감안 생활상담소를 개소하고 러시아어에 능통한 자원활동가들이 <노동,의료,생활> 문제 전반에 대한 통번역 상담과 대응을 하고 있으며, 고려인 동포들의 자존감과 민족정체성 회복을 위한 모국문화탐방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종 설문 조사사업을 바탕으로 동포들의 이산문제, 성희롱 문제, 민족내 차별 문제, 사회적 차별문제, 정체성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대응 방안을 지역시민단체들(여성노동자회, 비정규직센터, YMCA,구세군, 나눔과 연대, 안산내일포럼, 리트머스 지역예술가연합, 동화읽는 어른들의 모임, 자원봉사센터, 구세군 다문화센터 등)과 협력 속에 찾아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정부지원이 전혀 없는 민간 시민 단체의 특성상 열악한 환경과 불안정한 공간 및 재정 문제, 고려인 동포사회에 대한 한국사회의 몰이해 속에 그 혜택을 국내체류 고려인 동포사회 전반으로 확대 시켜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수업공간도 상담, 통번역 인력도 부족한 상황 속에서 활동가들의 헌신으로 메꾸어 가고 있다. 정부는 현장 경험과 사례가 풍부한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안정적 고려인 동포 정책을 수립 수행에 나가야할 것이다.
<제공=김승력(고려인한글야학 ‘너머’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