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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콩트] 어떤 포석“다른 건 몰라도 우리 서방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에 있어서만큼은 달인이랍니다”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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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8  10: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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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 eTV=대전충남세종본부=홍경석 기자] 지난 주 일요일에 고향 초등학교 총동문체육대회가 열렸다. 여기서 나는 13회 졸업생 대표로 노래자랑에 나갔다. 하지만 예상과는 사뭇 달리 장려상조차 받지 못했다. 그래서 한탄이 절로 나왔다. 

‘아 ~ 과거엔 나도 노래의 달인이라는 극찬까지 받았었거늘...’ 그랬다. 젊었던 시절, 그러니까 첫 직장에서 전국 최연소 소장으로까지 승진하던 즈음의 일이다. 하루는 직원들을 데리고 시내의 나이트클럽에 갔다. 

사회자가 깜짝 이벤트를 시작했다. 손님 중 무대로 나와 노래를 잘 부르면 맥주를 한 박스 주겠다는 것이었다. 견물생심과 치기에 발동하여 손을 들었다. 이윽고 무대에 선 나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막춤까지 추면서 인사불성이 된 나를 사회자는 1등으로 뽑았다. 상품은 당연히 공짜 맥주 한 박스! 그걸 마시자니 직원들의 폭포수 칭찬이 쏟아졌다, “소장님은 역시 노래의 달인이세요.” 

당시엔 비단 노래에서만 달인이 아니었다. 판매실적 또한 늘 앞장서서 진군한 덕분에 ‘매출의 달인’ 소리까지 들었으니까.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 나도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자녀교육에 남다른 열정과 실천을 보인 덕분에 자식농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세를 몰아 이를 모티브로 하여 책도 발간했다. 출간 이후 방송과 신문 등에 여러 번 출연했다. 현재는 다수의 기관에 기고까지 하고 있다. 

한 번은 모 사외보의 편집장님과 술을 나눈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편집장님께선 날더러 ‘글쓰기의 달인’이라고 추켜세웠다. 부끄러웠지만 솔직히 싫지는 않았다. 달인(達人)은 어떠한 분야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나타낸다. 

그래서 ‘무예의 달인’이 있는가 하면 ‘퀴즈의 달인’과 ‘음악의 달인’도 있는 것이다. 지금도 방송되고 있는 KBS 1TV <우리말 겨루기>에서 1등을 하면 ‘우리말 달인’이라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 

이곳에까지 출전했던 것은 진정한 달인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꿈틀대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세상엔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여기서도 나는 나 자신의 초라함과 더불어 존재감의 추락을 새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강(長江)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제 노래에서도 매출에서도, 심지어는 퀴즈 맞추기에서도 달인의 자격에서 밀려났다. 

   
▲ 홍경석 기자
하지만 결혼생활에서만큼은 꼭 달인이 되고 싶다. 지난주에 결혼 37주년을 맞았다. 쉬는 오늘은 아내와 함께 유림공원국화축제에 갈 요량이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서방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에 있어서만큼은 달인이랍니다.”라는 아내의 칭찬을 염두에 둔 의도적(?)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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