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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에세이] “어떤 콩밭에 가 있는…”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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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1  18: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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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대전충남세종본부 홍경석 기자] 당초 딸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할 운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하여 첫아들을 낳은 즈음엔 둘도 많다며 “자녀는 하나만 낳으라”는 게 정부의 가족계획 기조였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을 좇아 우리도 그리 하려 했으나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애면글면 어렵사리 사셨던 홀아버지께서 그만 홀연히 운명하신 때문이었다. 장례를 치렀지만 상실감은 여전히 깜깜한 한밤중처럼 무거웠고 깊었다. 그래서 아기를 하나만 더 갖자고 아내를 설득했다.

그렇게 하여 이듬해 태어난 아이가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다. 내가 처음으로 품에 안은 녀석은 우리 집안에 있어서도 유일한 딸이었다. 착하고 공부를 잘 했는가 하면 예의까지 깍듯했던 딸은 명문대 재학 중 지금의 사위를 만났다.

둘은 잉걸의 ‘첫사랑’이었기에 만나자마자 금세 애정의 모닥불에 불이 붙었다고 했다. 내가 아내를 만난 것은 지난 1980년대 초반인데 마찬가지로 나 또한 아내가 나의 첫사랑이다. 2년 전에 결혼한 딸은 내년 초에 출산을 앞두고 있다.

얼마 전 집에 온 김에 처갓집에도 들렀다. 그러자 장모님께선 “아가가 아기를 낳네?”라며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나는 장손으로 태어났지만 형제가 없었다. 그래서 줄곧 사면초가의 외로움으로 성장했다.

때문에 어려서부터 가족이 많은 집이 가장 부러웠다. 어릴 적에 살았던 집 근처에 형제가 무려 열 명이나 되는 친구가 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동생이 밖에서 맞고 오면 형제들이 모두 분기탱천하여 우르르 쫓아나갔다.

그리곤 반드시 ‘응징’하는 모습에서 새삼 가족이 많은 건 가장 큰 재산이라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딸에 이어 내년엔 아들도 아기를 낳았으면 참 좋겠다. 그리 된다면 이제 우리 집도 가족이 훨씬 증가할 테니까.

생각만 해도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루한 얘기겠지만 가족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가족은 또한 익숙하다. 익숙한 것은 좋은 것이다. 익숙한 생활은 행복이고 평화이며 웃음의 공급원이다.

   
▲ 홍경석 기자
거기엔 또한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경쟁심도 없다. 싸움과 미움조차 없음은 물론이다. 손자와 손녀를 본 지인들이 카톡에 그 아이들의 모습을 올려놓는 것을 나는 올해 들어서야 비로소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시인 베를레르는 “인생의 희망은 늘 괴로운 언덕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이를 ‘인생의 희망은 외로운 언덕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다’라고 바꾸고자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벌써부터 내 마음은 ‘할아버지’라는 콩밭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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