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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월이 오는 길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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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2  21: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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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대전충남세종 홍경석 기자] “사월 어느 날 다섯 살 손녀와 걷는 흐드러진 벚꽃 길. 때마침 비 내려, 하늘에서 꽃비 꽃비가 오는구나. 아니에요 할아버지! 이건 꽃눈, 꽃눈이에요. 그렇구나! 그렇구나!”

<오월이 오는 길> (저자 위재천 / 발간 행복에너지)의 P.20~21에 나오는 저자의 시 ‘꽃눈’이다. 한 해가 얼추 저무는 2018년의 12월에야 비로소 이 책을 접했다. 2017년 4월에 벌써 3쇄나 찍은 책인지라 이 책을 일독한 독자들도 많은 것이다.

저자는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으로 재직 중인 특이(?)한 경력을 지녔다. 검사처럼 바쁜 직업이 또 있을까! 하여 그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보석 같은 시를 남겼다는 데 우선 존경심이 발아(發芽)했다.

그럼 먼저 ‘꽃눈’의 정체부터 살피고 보자. 꽃눈은 자라서 꽃이나 화서(花序)가 될 눈을 뜻한다. 또한 ‘화서’는 꽃이 줄기나 가지에 붙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꽃눈개비’는 눈이 내리는 것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인데 봄철에 쉬 볼 수 있는 장관이다.

‘꽃눈’의 시에서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다섯 살 손녀의 ‘가르침’에 쉽게 동의한다. 이는 그만큼 손녀를 무한사랑하고 있다는 방증의 표시이며 어떤 피드백이다. 올해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필자는 2019년을 목하 기다리는 중이다.

이는 사랑하는 딸이 드디어 ‘엄마’가 되는 때문이다. 딸과 사위를 닮았을 딸, 그러니까 손녀인데 녀석이 태어난다면 오죽이나 곱고 예쁠까! 저자의 다음 시 ‘만법귀일’을 또 한 편 음미해 본다.

“말복 지난 해름참(해질무렵, 저녁 때를 지칭하는 전라도 사투리) 바람은 조는지 일체가 멎어버린 숲 속 소나기 지나가고 굵어진 폭포소리에 서늘한 기운 모여들고 이른 저녁 반달 따라 별 서넛 놀러 나오며 가만히 바람이 인다 슬그머니 되살아난 풀벌레 화음을 타고 모두 하나로 돌아 가네”

‘만법귀일(萬法歸一)’은 불교용어로서 모든 것이 마침내 한군데로 돌아감을 말한다. 생로병사(生老病死) 역시 같은 범주라 하겠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문학 소년의 꿈을 접은 채 스물다섯 해 넘게 공직자로 먼 길을 걸어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 여정에서 아리고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시와 그리운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변곡점에서 마음의 울림이 있으면 이따금 적어 오고는 있었지만, 본격적인 시 공부나 글쓰기는 미루면서 대신 시를 외우고 그 낭송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 왔노라 토로한다.

그러던 어느 봄날, 불현듯 스치는 바람이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게 하였단다. ‘지금까지 시를 쓰는 것이 혹시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세상의 꿈을 좇아 앞만 보고 살아왔구나’라면서.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모두 놔 버리니 꽃과 바람이 부처가 보이고, 그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지며 시가 되어 맴돌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 후 보이는 것들이 온통 아름답고 또한 그들이 소곤소곤 말을 걸어오곤 하였다니 역시나 시인다운 마인드가 엿보였다.

   
▲ 홍경석 기자
좋은 시는 마음을 정갈하게 표백하는 마력까지 발휘한다. 일상을 온기와 깨달음으로 가득 채우는,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위재천’의 첫 시집 <오월이 오는 길>을 읽노라면 지나간 오월의 따스함이 가슴 속 깊이까지 전달돼 옴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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