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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빈자일등(貧者一燈) 소고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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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19: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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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대전세종충남 홍경석 기자] 오는 12월 22일은 이십사절기(二十四節氣)의 하나인 동지(冬至)다.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예부터 동지가 되면 각 가정에서는 팥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 때 관상감(觀象監)에서는 달력을 만들어 벼슬아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에 와서는 주로 사찰(寺刹)에서 이날을 기해 신년 달력을 나눠준다. 그럼 동지엔 왜 팥죽을 먹었을까?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하였다.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설로 대접한 것이다. 이러한 관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풍속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지에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신도 있다. 하여 동지엔 소위 ‘동지팥죽’을 먹었는데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넣고 끓인다.

단자는 새알만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이라 부른다. 팥죽을 다 만들면 먼저 동지고사(冬至告祀)를 지내고 각 방과 장독, 헛간 같은 집안의 여러 곳에 놓아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는다.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의 뜻이고, 집안 곳곳에 놓는 것은 축귀의 뜻이어서 이로써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믿었다. 이것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란다.

과거엔 동짓날이 오면 할머니와 어머니가 힘을 합쳐 커다란 가마솥에 큰 주걱을 저어가며 팥죽을 정성스레 끓였다. 여기에 설탕 내지 당원(그 즈음에 ‘설탕’은 비교적 잘 사는 사람이, ‘당원’은 서민들이 주로 애용하였다)을 넣어 먹을 생각만으로도 당시의 꼬마들은 무한행복을 느꼈다.

그도 아니면 동치미가 동원되었는데 팥죽과 함께 먹는 동치미 특유의 시원한 맛은 그 어떤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팥죽도 사먹는 시절이다. 나들이를 갈 적에 김밥을 김밥전문점에서 사서 가는 것과 마찬가지의 시류(時流)이다.

오늘 오후 동치미를 담그던 아내가 달력을 보더니 “동짓날엔 절에 가서 아이들 등을 달아줘야겠어”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아이들’이란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딸과 사위를 지칭한다.

해마다 동지가 되면 사찰에 가서 우리 가족 이름으로 된 등(燈)을 다는 아내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처럼 사찰에 등을 다는 이유는 등을 달아서 어두움을 밝히자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탐욕과 이기심으로 표현되는 어두움을 만족과 이타심의 밝음으로 치환함으로써 긍정 마인드를 갖자는 것이지 싶다.

동지를 맞으면 올해도 이제 종착역에 닿을 것이다. 올 한 해도 애면글면 헉헉대며 살아왔다. 다만 위안이 있다면 재작년의 딸에 이어 올봄엔 아들마저 결혼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짓날 아내가 사찰에 다는 등은 아들과 딸 부부의 백년해로를 발원코자 하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이 되는 셈이다.

   
▲ 홍경석 기자
행복한 부부는 정을 먹고 살지만 불행한 부부는 돈을 먹고 산다고 했다. 올해도 ‘적자인생’이었지만 여전히 정과 배려로 달려와 준 아내가 참 고맙다. 아들과 딸 내외에게 팥죽을 보낼 수야 없겠지만 문자를 보내서라도 동짓날 팥죽은 꼭 사먹으라고 할 참이다. 그 팔죽엔 벽사(僻邪)의 효험까지 있다고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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