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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십대은’ 단상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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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4  13: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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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대전충남대전본부 홍경석 기자] 요즘이야 양냥이(군것질거리)가 지천이다. 길을 걷노라면 붕어빵과 어묵(탕)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다. ‘발길에 차이는’ 편의점에선 없는 것 빼곤 다 판다. 요즘엔 전자레인지에 끓여먹는 라면까지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살았다. 어머니가 가출한 뒤 아버지는 같은 동네서 사셨던 할머니께 나의 양육을 부탁했다. 따라서 ‘유모 할머니’인 셈인데 아무튼 나로선 그 할머니가 천사보다 곱고 실로 감사한 분이다.

치아가 거의 없었던 할머니께서는 늘 그렇게 죽을 끓이셨다. 그래서 콩나물죽과 시금치죽에 이어 수제비도 그야말로 물리듯 먹었다.

당시 살던 집은 초가집이었는데 이는 그만큼 가난했다는 방증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 안방(방이라고 해봤자 달랑 하나뿐이었지만)에 화로(火爐)를 들여놓았다. 그리곤 그 잉걸의 화롯불에 고구마를 넣어 군고구마를 만들었다.

당시 김장김치는 초가집 앞의 손바닥 만한 마당의 땅속에 묻었다. 군고구마는 맛은 탁월하되 금세 목이 멘다. 따라서 마당으로 나가신 할머니께서는 동치미를 꺼내어 국물까지 흥건하게 그릇에 담아 주시곤 했다.

“우리 강아지, 어여 먹어. 그래야 얼른 크지!” 그래서 지금도 할머니를 떠올리면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대한 교훈이 떠오르곤 한다. ‘부모은중경’은 부모님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친 경전이다.

구체적인 예로서,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불교의 우주관에서 나온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상상의 산)을 백 천 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했던 것이다.

여기에선 또한 부모의 은혜를 다음의 ‘십대은(十大恩)’ 설명하고 있다. ① 어머니가 아기를 품에 안고 지켜 주는 은혜 ② 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③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④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⑤ 진 자리 마른 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⑥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⑦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⑧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⑨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 ⑩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가 바로 그것이다.

딸의 출산이 임박하면서 아내의 걱정도 하늘에 가 닿았다. 사랑하는 딸에게 겨울밤의 군것질거리라도 만들어서 보내고 싶다는 아내에게서 새삼 엄마의 ‘십대은’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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