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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구두닦이 소년가장의 전설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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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9  1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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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홍경석 기자] 구두닦이 소년가장의 전설 

“장벽은 무너지고 강물은 풀려 ~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도 흘러 ~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이 피었네 ~ 아아, 꿈에도 잊지 못할 그립던 내 사랑아 ~ 한 많고 설움 많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

1959년 신신레코드에서 발매한 나애심의 <과거를 묻지마세요>라는 가요 중 가사의 일부이다. 이 노래는 나애심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이자, 동명의 영화 주제가로도 쓰였다. 필자는 1959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이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병든 홀아버지와 사느라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중학교조차 가지 못하고 고향역 앞에서 구두닦이를 했다. 구두닦이에는 ‘찍새’와 ‘닦새’가 있다.

우선 ‘찍새’는 닦을 구두를 모아서 구두닦이 ‘형’에게 가져다주는 일만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주로 다방이나 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과 승객이 대상이었다. 그러다가 점차 관록이 붙으면 구두만 전문적으로 닦는다고 하여 ‘닦새’라고 했다.

속칭 ‘오야붕’으로도 불렀던 우리네 구두닦이들의 ‘형’은 구두를 닦을 때의 어떤 매뉴얼을 정했다. 구두약을 최소한만 구두에 바르라는 것이 기본이었다. 원가절감 차원이라나 뭐라나...

한데 구두만 닦아선 도저히 돈을 모을 수 없었다. 구두를 닦아서 번 그날의 수입 반, 즉 50%를 ‘오야붕’이 가져가는 때문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장사로 돌변하게 된 연유다. 우산을 팔면 그 수입을 고스란히 필자가 가져올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래서 지금도 비가 오면 퍽이나 고맙다는 느낌이다. 세월은 여류하여 결혼을 했고 두 아이를 보았다. 못 배운 게 한이 되어 자녀교육에 최선을 경주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과 직장에 들어갔다.

주변에서 자식농사에 성공한 부자라며 칭찬한다. 경비원의 박봉만으론 먹고살기에도 급급하다. 하여 시민기자로 글을 써 벌충하는 중이다. 최근 모 기관에 응모한 2019 시민기자 공모에 합격했다.

오늘 15시에 발대식이 있는데 필자에게 대표로 위촉장을 받으라는 문자가 왔다. 시민기자 합격자 중 필자가 가장 ‘꼰대’인 까닭이지 싶었다. 발대식에 가려고 구두를 닦았다. 신문지를 펼치고 융에 물을 적셔 정성껏 광을 냈다.

지켜보던 아내가 한마디 했다. “누가 구두닦이 출신 아니랄까봐서 구두는 여전히 잘 닦네.” 쉿~ 아무리 그렇기로 내 과거의 가슴 아팠던 ‘구두닦이의 전설’을 까발려서야 쓰겠소?

<과거를 묻지마세요> 노래가 이어진다. “구름은 흘러가고 설움은 풀려 ~ 애달픈 가슴마다 햇빛은 솟아 ~” 이 달에 외손녀를 보았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딸을 낳았기에 여간 예쁜 게 아니다. 고요한 저 성당에 종이 울린다. 흘러간 추억마다 아팠던 기억이 줄줄이 생각난다. 얄궂은 내 운명이여, 그러니 제발 과거는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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