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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連作) 수필] ④ 설날과 고스톱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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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5  16: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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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 =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설날과 고스톱

설을 맞아 처갓집에 갔다. 처조카들이 모여서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끼어들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고스톱을 쳐본 게 과연 언제였던가? 과거엔 설날이 되어 처가에 가면 고스톱은 기본옵션이었다.

딴 돈으론 치킨이나 족발 따위의 배달음식을 시켜 소주랑 먹었다. 하지만 이젠 고스톱마저 칠 사람이 없으니 그래서 조금은 서운하다.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이자 언론인은 디지털 타임스에 기고한 = [뉴스와 콩글리시] 명절 ‘고스톱’은 게임이다 = 라는 글에서 고스톱을 이렇게 정의했다.

- “정월 송학에 백학이 울고, 이월 매조에 꾀꼬리 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 집집마다 고스톱 판이 벌어진다. (중략)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투는 심심풀이, 재수떼기, 운수보기 등 가벼운 오락으로 널리 애용돼 왔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 4.7%가 도박중독증에 걸렸다고 한다. 호주가 7%, 미국이 4%라니 우리사회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가 경마, 경륜, 경정에 이어 정선 카지노까지 운영하고 있지, 복권위원회는 즉석복권, 연금복권을 주도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니 따지고 보면 모두 정부 탓이다. (중략)

고스톱은 아주 재미있고 독창적인 게임이다. 화투 한 벌만 있으면 장소불문, 시간불문,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 화투놀이 가운데서도 고스톱이 으뜸이고 가족모임에서 고스톱은 윷놀이, 장기, 바둑을 압도한다. 포커가 미국의 national game이듯 고스톱은 한국의 국민적 놀이가 된지 오래다.

그런데 왜 고스톱을 도박으로 치부할까. 화투는 19세기 말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카르타(Carta)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하나후타(花札)로 변형됐고 이후 하나후타가 우리 땅에 유입돼 오늘날과 같은 화투로 자리잡았다. (중략)

고스톱은 4명이 할 수도 있지만, 보통 2, 3명이 게임을 한다. 둘이 하는 '맛고'와 4명이 참가했다가 한 명이 빠지는 '광팔이' 등 여러 규칙이 있는데 일정 점수를 먼저 얻은 사람이 게임을 계속 진행할지 중단할지 결정권을 갖는다. 계속하려면 "go"를, 중단하려면 "stop"을 외친다. 여기서 Go-stop이란 명칭이 생겼다. (중략)

‘사행공화국’이 낳는 사회적 병폐는 줄여 나아가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제약해서는 안 된다. 이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스톱은 gambling이 아니라 game이다.” -

처음으로 고스톱을 배운 것은 10대 말이다. 하지만 도박(?)엔 실력도 없었거니와 그보다는 술이 더 좋았다. 하여 화투와는 별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호텔리어로 변신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가 필자로선 ‘화투의 전성기(全盛期)’였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직원들과 점심내기 화투를 쳤다. 여기서 돈을 딴 사람이 배달되는 비빔국수를 샀다. 당시 단골 비빔국수는 정말로 맛있었다! 그때나 지금 역시도 필자는 국수를 좋아한다.

오늘은 설날스럽게 아침에 떡국을 먹은 데 이어 점심에도 떡국을 먹었다. 불과 두 끼를 떡국만 먹었음에도 벌써 물린다. 하여 저녁엔 떡라면을 끓일 요량이다. 라면도 국수니까.

예부터 경사스러운 잔치 때에는 손님들에게 반드시 국수로 대접을 했다. 또한 국수는 음식 가운데 길이가 가장 긴 까닭에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지금이야 결혼식 날엔 뷔페음식이 대세다.

하지만 과거엔 국수를 대접했다. 이는 신랑 신부의 결연이 국수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때문이었다. 오늘이 설이라지만 아들과 딸 부부에겐 집에 오지 말라고 했다.

대신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딸을 보려고 간다는 며느리에겐 외손녀의 사진을 찍어 전송하라고 부탁했다. 그 사진이 카톡으로 도착했다. 보면 볼수록 예뻐 미치겠다!

   
▲ 홍경석 기자
서울대 출신인 제 엄마와 아빠를 닮았으니 외손녀 역시 똘똘한 것임은 자명하다. 외손녀가 국수처럼 장수하길, 또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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