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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꽃은 사람이다! ‘색향미’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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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3  20: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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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홍경석 교육전문기자]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 부둥켜 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음~” -

안치환을 부동의 스타로 만들어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가요의 시발점이다. 올 겨울은 겨울답지 않았다. 그래서 겨울용품, 특히 패딩 등의 방한의류가 죽을 쒔다. 우수(憂愁)까지 지났기에 이제 남은 건 완연한 봄(春)이다.

봄엔 산과 들로 나들이를 가야만 실정법에도 위반이 안 된다. 산과 들에 나가면 눈에 쉬 띄는 게 야생화(野生花)다. 허나 야생화들의 면면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이 [색향미 - “야생화는 사랑입니다”] (저자 정연권 & 출간 행복에너지)에 함초롬하게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이에 걸맞게 저자는 ‘환희의 봄 야생화’와 ‘풍류의 여름 야생화’, ‘풍요의 가을 야생화’에 더하여 ‘낭만의 겨울 야생화’까지 모두 115종의 야생화를 소개한다. ‘새봄의 전령사’ 복수초를 필두로 ‘가난한 민초의 성불’ 부처꽃에 이어, 가을로 넘어가면 ‘당신을 향한 그리움’인 꽃무릇이 반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추운 겨울엔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춘하추(春夏秋)에 비해 조촐한 차림의 ‘비굴하지 않는 자태’ 쇠고비 외 8종의 야생화들이 인사한다. 저자는 자신의 이름 ‘연권’은 연(然)과 권(權), 즉 “자연을 저울질 하는 권리”를 가졌다는 의미라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낸다.

그 주장에 걸맞게 책을 펼치면 드러나는 각종 야생화들의 자태는 금세 마음까지를 강렬하게 포박한다. 이 책은 국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155 종의 야생화를 사계절로 분류하여 자세하고 친절하게 소개한다.

정형화된 도감(圖鑑)의 형식에서 벗어나 꽃의 애칭을 정하는가 하면, 이미지가 응축된 글과 함께 꽃의 용도와 이용법, 꽃말풀이까지 담아냈다. 이를테면 = “새록새록 잠자는 꽃인 ‘새끼노루귀’는 눈을 뚫고 나온다고 해서 파설초(破雪草)라고도 하지요”(P.53) = 라는 식이다.

1978년 공직에 입문한 저자는 지난 30년 동안 오로지 야생화와 함께 하며 ‘야생화 박사’와 ‘꽃소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야생화 산업화로 ‘자랑스런 전남인, 농촌지도대상, 신지식인 대통령표창, 대산농촌문화상’ 등 큰 상을 받았으며 지방행정의 달인과 명강사로도 선정되었다.

이렇듯 국내 최고의 야생화 전문가로 인정받아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본인의 모든 연구 열정을 하나로 집대성했다. 평생을 발로 뛰며 얻은 야생화 정보들은 그래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는 ‘3.1 운동 100주년’을 맞는 실로 뜻 깊은 해다. 저자는 이에 걸맞게(?)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식물학자 나까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이라는 자의 만행에 대해서도 비분강개(悲憤慷慨)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31년 동안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우리나라 전역을 탐사하여 2만여 점의 자원을 채집하고, 그중 4,100여 점을 일본으로 반출한 우리나라 식물 수탈의 천인공노할 중범죄자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자생식물 1,000여 종 가운데 ‘나까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만 해도 373종에 이른다는 것 또한 나까이 다케노신의 흉계였다는 사실까지 고발하고 있다.

울릉도에서 서식하는 32종의 식물에는 심지어 ‘다케시마’라는 이름까지 붙였다고 하니 일본인, 아니 그야말로 ‘쪽발이’들의 간악함을 새삼 되돌아보게 되었다. 꽃은 눈부신 아름다움과 무한한 생명력으로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자연의 선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때와 조건이 일치할 때만 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 아름다움 또한 찰나에 불과해 금세 시들고 연약해지는 등 영원하지 않다. 때문에 저자는 “꽃 중의 꽃은 사람 꽃”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니까 ‘진정한 꽃은 사람이다’라는 주장과 상통(相通)한다. 필자가 서두에서 안치환의 가요를 등장시킨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는 사회는 여전히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가진 자들의 갑질 역시 횡행하는 즈음이다.

이런 관점과 측면에서 화려한 다른 꽃들이 아무리 스스로를 뽐낸다 해도 그것을 모방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빛내면서 조화와 소통의 순리로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야생화는 그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

봄은 이제 우리 손에도 성큼 잡힌다. 이 책을 손에 쥐고 산과 들로 나가보자. 그럼 ‘향기의 여왕’이라는 백화등(白花藤)을 만날 수도 있을런지. 그런다면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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