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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주향의 삼국유사, 이 땅의 기억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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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1  17: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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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홍경석 교육전문기자] 어제도 어딜 가느라 시내버스에 올랐다. 두 번 째 정류장에서 노파가 한 분 승차했다. 거동이 몹시 불편하고 불안해 보였다. 그래서 짐이 있긴 했으되 앉았던 자리를 양보했다.

“할머니, 이리로 앉으세요.” “고맙수.” 순간 다음과 같은 구절이 떠올랐다. = “(전략) 그래서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고, 병고(病苦)로서 양약을 삼으라고 했나 봅니다. 병이 있는 자리, 고통이 있는 자리가 깨달음이 생기는 자리니.(후략)” =

이는 [이주향의 삼국유사, 이 땅의 기억](저자 이주향 & 출간 살림)의 P. 41에 나오는 구절(句節)이다. 생로병사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을 보면 마음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10가지 지침이 등장한다. = 첫째,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마라. / 넷째,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 다섯째,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 여덟째, 공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마라. / 아홉째,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 열째,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어제(4월10일은)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35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사실을 두고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후보자는 주식은 전적으로 남편이 관리했다며 남편 탓을 했다.

전 청와대 대변인의 아내 탓에 이은 ‘잘내안남’, 즉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의 탓이라는 경도된 마인드까지 보여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자리가 뭐길래 그처럼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고위직에 오르려 하는 것일까!

세상사라는 건 따지고 보면 (都是夢中)인 것을. ‘도시몽중’은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따지고 보면 세상사라는 건 모든 것이 꿈속의 일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예컨대 천 년 만 년 전에 세상을 호령했던 영웅호걸들도 이제는 모두 죽어 무덤 속에 들어갔고, 평생을 누리던 부귀영화나 뛰어난 글재주도 죽음 앞에선 쓸데없는 것이란 뜻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네 삶이란 어쩌면 “고운 얼굴 아름다운 미소도 풀잎의 이슬이요, 지란(芝蘭)같은 약속도 허망하다고.”(P.111)라는 표현처럼 그렇게.

삼국유사(三國遺事)는 고려 충렬왕(忠烈王) 때 보각국사(普覺國師) 일연(一然:1206∼89) 스님이 신라·고구려·백제 3국의 유사(遺事)를 모아서 지은 역사서다. 김부식(金富軾)이 편찬한《삼국사기(三國史記)》와 더불어 현존하는 한국 고대 사적(史籍)의 쌍벽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학자 이주향은 신화(神話)에 관심이 많다. 신화에는 인간의 원형이 숨어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하여 시작된 신화 여정 제1탄『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별』을 펴낸 지 2년 만에 한국 신화의 효시 격인 이 책을 써냈다.

삼국유사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원전 그대로 펴낸 것, 원전을 축약한 것, 해설서, 청소년판, 어린이판 등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주향처럼 독특한 시각으로 써낸 책은 드물다.

그녀가 본 에밀레 종에는 고통을 대면할 줄 아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만파식적(萬波息笛)’ 이야기에는 살아 있는 소리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 근원이 들어 있다. 이주향에게 비친『삼국유사』는 이 땅의 기억이다.

아울러 그에 따른 이야기는 지금 우리 속에도 있어 우리 삶을 비추는 맑은 거울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소화하는 일이야말로, 이 땅을 진정 이해하는 일이며, 나를, 나아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이주향의 개성과 특성처럼 자칫 고루하달 수 있는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생활 속의 학문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비단 불자가 아닐지라도 아귀(餓鬼)를 모르는 이는 없다. ‘아귀’는 계율을 어기거나 탐욕을 부려 아귀도에 떨어진 귀신이다.

몸이 앙상하게 마르고 배가 엄청나게 크다. 한데 목구멍이 바늘구멍 같아서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없어 늘 굶주림으로 괴로워한다. 아수라(阿修羅)는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인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어쩌면 이 아귀와 아수라의 집합체가 아닐까도 싶다.

이 책을 보면서 진정 인간답게 사는 도리엔 과연 무엇이 있는지를 새삼 돌이켜 볼 일이다. 지금 제 아무리 만금(萬金)의 재물을 소유했다손 쳐도 죽을 때는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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