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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連作) 수필] ⑫베이비부머 동창들의 환갑여행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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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9  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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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TV=홍경석 교육전문기자] 카톡방에 불이 났다. 서로의 참석을 권유하는 평범한 문구(文句)에서부터, 영락없는 초딩의 언어에 이르기까지 융기(隆起)했다.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 수준을 방불케 했다.

환갑여행을 앞둔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10일 초등학교 졸업 이후 어언 47년이란 세월의 강이 흘렀다. 그 사이 우리들의 이마엔 밭고랑이 깊게 파였고 머리카락은 누가 훔쳐갔는지 반도 안 남았다.

덜 늙어보이고자 모자를 쓰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래봤자 세월은 속일 수 없다. 아무튼 우리 천안성정초등학교 13회 졸업생들만의 환갑여행은 오늘 아침 7시 반에 천안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잠시 후 오전 6시에는 첫 발차 시내버스에 올라 정부청사 터미널까지 가야 한다.

거기서 기다리겠다는 재전(在田) 동창의 승용차에 올라 천안역으로 질주할 터다. 이어 대기 중인 관광버스에 오르면 될 터다.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초딩 시절 소풍을 앞두면 몇 번이나 자다가 깨곤 했다. 그 습관이 여전하지 싶다.

우린 파란과 풍상의 1959년생 베이비부머들이다. 찢어질 듯 했던 가난이 익숙한 친구처럼 다가온다. 돈이 없어 중학교조차 갈 수 없었던 아픔은 마음에 못을 친다. 그렇게 험한 잡초와 가시밭길을 살아오면서도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했다.

남의 눈에 피 눈물나게 하기보다는 내가 조금 손해 보며 살자는 마인드를 견지했다. 덕분이었을까... 박봉의 경비원으로 헉헉대며 살아왔지만 두 아이를 잘 길렀고 결혼까지 마쳤다. 올 1월의 외손녀에 이어 여름이면 친손자도 태어난다.

며칠 전 아내의 지인이 백일 기념이라며 금수저를 선물했다. 그걸 사진으로 찍어 가족 카톡방에 올렸다. “우리 외손녀, 드디어 금수저(출신)에 등극!” 아이들과 아내의 포복절도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 금수저 재벌가 자녀들의 갑질과 경거망동이 세인들의 분노에 불을 붙이곤 했다. 그렇긴 하더라도 자신의 자녀를 ‘금수저’ 수준으로 대우하고, 왕자와 공주처럼 기르고자 하는 건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인지상정이다.

다만 관건은 그에 걸맞은 고운 심성과 예의범절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환갑여행은 우리네 일생에 있어 단 한 번만 주어지는 ‘절호의 기회’다. 아이들은 작년부터 나의 환갑여행을 외국으로 가라고 했다.

허나 아내가 건강이 더 안 좋아져서 포기했다. 우리나라도 여행으로 적격인 곳이 어디 한두 군데던가! 오늘 우리 동창들의 환갑여행에선 또 얼마나 많은 화제와 에피소드가 만발할까...

그나저나 어제를 환갑여행으로 착각하고 서울서 내려왔다는 친구는 도로 상경했을까, 아님 천안서 1박했을까? 그에 대한 전모(全貌) 역시 오늘 모두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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