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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連作) 수필](19) 시집 가던 날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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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5  09: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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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교육전문기자] ‘시집가다’는 ‘여자가 결혼하여 남의 아내가 되다’ 라는 뜻이다. 그제 지인의 딸이 시집갔다. 화환에 이어 축의금까지 드리니 지인의 입이 귀에 가 붙었다.

“이젠 홀가분하시겠네요?” “암요~!” 지인은 이제 필자처럼 아들과 딸 모두 결혼시켰다. 필자와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서른(30) 전에 결혼하는 게 어떤 시대적 대세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서른을 넘어 마흔(40)이 되었음에도 결혼은 생각조차 않는 자식을 둔 부모는 그야말로 피까지 마를 정도라고 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 딸이 시집가던 날로 기억의 돋보기를 옮긴다.

평생에 한 번(재혼하는 사람은 예외겠지만) 하는 결혼식이었기에 필자는 일찌감치 딸의 결혼식장을 서울대로 낙점했다. 신랑과 신부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울대 출신이 아니면 서울대학교 연구공원 웨딩홀에 설 수 없다고 들었다.

기왕지사 하는 결혼식이라면 그런 자리에서 하는 게 더 빛나는 것이라고 생각됐다. 딸과 사위가 모두 서울대를 졸업했으니 그 자리에 서는 건 ‘당연지사’였다. 드디어 딸이 시집가는 날이 밝았다.

관광버스에 올라 서울로 출발했다. 지인들의 덕담이 쏟아졌다. “얼마나 좋으세요?”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윽고 도착한 서울대 연구공원 웨딩홀. 지인들이 보내준 화환들이 축의금 접수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잠시 후 예식이 시작되었다. 딸의 손을 잡고 주례 선생 앞으로 나아갔다. 아내가 서 있다가 딸을 껴안았다. 그리곤 마구 우는 게 아닌가! 대저 부부의 눈물은 강한 전염을 잉태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로 필자 또한 쏟아지는 눈물을 제어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딸아, 부디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치로 잘 살거라!’ 어제도 야근을 했다. 순찰을 하느라 빌딩 전체를 돌고 마지막으론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지나가는 아낙네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와 못으로 박혔다.

“00이가 얼마 전에 며느리를 봤잖아!” “근데?” “한데 그 며느리가 보통내기(만만하게 여길 만큼 평범한 사람)가 아니라는구먼.” “어째서?”

“외국으로 신혼여행 뒤 시댁에 왔는데 할머니가 안방에서 담배를 피웠대. 그러자 며느리가 하는 말이, 장차 아기도 낳을 건데 그렇게 담배를 피우시면 태아(胎兒)한테도 해롭다며 뭐라고 안 좋은 소리를 했다는구먼.”

“며느리가 그런 소리까지 했다고?” “응~ 그 바람에 시댁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엄동설한처럼 싸하게 얼어붙었다는 겨.” “우리 때는 애들 옆에서 어른이 담배를 뻑뻑 피웠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거늘... 하여간 요즘은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 봐야 하는 시절이라니깐.”

철록어미(담배를 쉬지 않고 늘 피우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는 아니었지만 아무튼 흡연자였던 사위는 결혼 후 담배를 딱! 끊었다. 강인한 그 의지에 장인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딸은 오늘도 딸(외손녀)의 양육에 파김치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딸을 보며 제 엄마(아내) 역시 자신을 그리 키웠음을 ‘학습’하리라 믿는다. 지인의 딸도 내년쯤엔 아기엄마가 돼 있으리라.

“홍 기자님, 손자(녀)를 봤어요! 기분 좋아서 술 한 잔 낼 테니 갑시다.”라는 소리가 벌써부터 반갑게 들리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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