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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 서평] 울음 잡는 가질꽃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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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5  10: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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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교육전문기자] “큰 나무들은 온몸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눈물처럼 잎을 뚝뚝 떨어뜨려 울지만 꽃잔디는 말도 없고 흔들림도 없다.” [울음 잡는 가질꽃](저자 김성수 / 발간 행복에너지)의 P.12에 나오는 글이다.

꽃잔디는 그 모습이 빙기옥골(氷肌玉骨) 여인처럼 참 곱다. 이 책은 ‘유기(놋쇠)’라는 키워드를 통하여 유기 대장간의 풍경과 전승 기능을 쓴 최초의 책이다. 책 속에는 방짜 유기라는 기물이 가지는 공감 능력과 쇠잽이의 흥이 있다.

참고로 ‘방짜’는 품질이 좋은 놋쇠를 녹여 부은 다음 다시 두드려 만든 그릇을 의미한다. 충청도 방언에도 ‘아주 좋은 사람이나 물건 따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방짜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순계(韓舜繼)를 조선 최고의 유기장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궁금증이 유발되기에 검색을 하여 그의 ‘정체’를 살펴보았다.

= ▣ 한순계 : 생졸년 미상. 본관은 교하(交河). 자는 인숙(仁淑), 호는 시은(市隱). 서경덕(徐敬德)의 문인으로 이이(李珥)‧성혼(成渾)‧노수신(盧守愼) 등과 교제했고, 시가(詩歌)와 초서(草書)에 뛰어났다.

개성(開城)에 살면서 영욕을 도외시하고 유기전(鍮器廛)을 경영하면서 그 수입으로 편모(片母)를 봉양하고 독서와 시작(詩作)으로 여가를 즐겼다. 59세로 사망하였다. =

저자가 한순계를 책의 초입부터 등장시킨 것은, 그를 퍽이나 흠모한다는 방증일 것이었다. 이른바 삶의 롤 모델(role model)이랄까... 또한 저자가 꽃잔디 예찬을 펼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꽃잔디는 꽃이 지고 없는 겨울에도 뿌리 깊이 인내하고 다시 올 봄을 믿으며 기다리는 때문이다. 즉 의지의 식물이란 셈이다. 공방의 아재(‘아저씨’의 낮춤말)들 역시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언젠가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동춘당공원을 찾았다. 마침맞게 민속놀이 공연을 하기에 오랜만에 정겨운 꽹과리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꽹과리를 제작할 때에는 13번 불에 달구어 성형한다. 불꽃쇠가 되는 숫자만큼 힘들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꽹과리가 만들어진다는 걸 표현했다.’(P.77) 지금이야 안 그렇지만 과거엔 역마살(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이 끼었는지 전국을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제주도와 북한만 빼곤 다 가 봤다. 그런 까닭은 전국을 상대로 영업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출장을 가면 가장 곤혹스러운 게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는 일이었다. 한번은 전북 전주에 갔는데 정말로 ‘깜놀했다’.

전주가 ‘맛의 고장’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세상에나 만상에나!’ 백반을 주문했더니 반찬만 서른 가지가 넘었다! 가격 또한 어찌나 착한지 그 많은 음식을 먹고도 조족지혈의 돈을 내려니 오히려 미안할 정도였다.

더욱이 반찬을 품은 그릇들은 또 어찌나 멋까지 있던지...! 여자가 화장을 하는 이유를 그때 비로소 알았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아무튼 이밖에도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성찰을 느낄 수 있어 넉넉하다.

작가는 쉼이 필요한 ‘신중년’들을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과연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심신이 편안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가 ‘방짜’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도 불꽃쇠와 씨름하며 살아 숨 쉬는 ‘방짜아재’들이 오롯하다. 느지막이 방짜업에 들어선 저자는 생소한 ‘방짜유기’를 통해 생생한 ‘일상의 공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그의 이야기엔 풀꽃처럼 소소하면서도 뜨거운 숨결이 깃들어 있다. 꽃들과 뒤엉킨 놋쇠의 열기가 생생한 유기장이의 일상으로 초대한다. 방짜로 가지각색 물건을 만드는 저자의 삶에는 우물물처럼 깊고 시원한 성찰(省察)의 철학까지 녹아있다.

그 철학이 때로는 시의 한 구절로, 때로는 지나가다 본 풀꽃의 아름다움으로 풀어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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