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 English 日本語 뉴스에듀를 시작페이지로 최종편집 : 2023.9.24 일 17:31
뉴스에듀신문
뉴스 교육 사회 문화연예 화랑인 교육센터 모집등록
뉴스홍경석 칼럼
[홍 기자의 연작수필] (25) 풍찬노숙과 수평폭력의 이중고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17  09:55:0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사진=홍경석 기자
[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풍찬노숙과 수평폭력의 이중고

그제에 이어 어제도 야근(夜勤)을 했다. 야근은 여러모로 사람을 곯게 만든다. 우선 잠을 잘 수 없으므로 피로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또한 둘이서 교대로 회사 건물 전체를 순찰 돌아야 한다.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와 4시까지 이어지는데 횟수가 자그마치 63회(回)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 따위를 순찰 돌자면 새삼 경비원의 중노동에 이까지 갈린다. 어서 경비원 그만 두고 강사로 나가야 할 텐데...

하지만 그러자면 관건은 저술한 저서가 날개 돋친 듯 팔려야 한다. 베스트셀러가 되면 자연스레 여기저기서 강의를 해 달라고 난리법석일 테니까. 이어 잇따른 출간이 또 다른 꿈이다. 그런데 세상사라는 건 내 맘처럼 술술 풀리는 게 없다.

매주 로또복권을 사봤자 늘 그렇게 ‘꽝’이라는 현실과 조우하는 것처럼. 하여간 지난 연초까지만 해도 야근 때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그러다가 회사의 근무매뉴얼이 바뀌었다.

경비원들을 죽이려고 작정했던지 오전 10시와 16시에 이어 22시, 01시, 04시까지 모두 다섯 차례, 그러니까 도합 105 번의 순찰을 의무화했다. 시내버스 탑승 시 카드를 태그하듯

그에 준하는 카드가 보급되었다.

따라서 시쳇말로 ‘농땡이’를 쳤다가는 금세 발각(?)된다.

이런 까닭에 ‘순찰시간 엄수’라는

심리적 중압감과

마지노선이 그만

‘풍찬노숙’을 불러온 것이다.

풍찬노숙(風餐露宿)은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잔다’는 뜻이다. 객지에서 많은 고생(苦生)을 겪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풍찬노숙의 사전적 의미처럼 한데(집채의 바깥), 즉 밖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아니다.

지하 경비실의 의자에서 머리만 뒤로 제치고 부족한 잠을 청하는 것이다. 잠(수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선잠’은 불안해서 깊게 들지 못하는 잠이며 ‘노루잠’은 자주 깨는 잠이다.

‘이승잠’은 병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는 잠이고, ‘개잠’은 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잠이다.

‘나비잠’은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이며, ‘등걸잠’은 옷을 입은 채 아무것도 덮지 아니하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이고, ‘말뚝잠’은 꼿꼿이 앉은 채로 자는 잠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우린 지금 야근 때 ‘선잠’ + ‘노루잠’ + ‘말뚝잠’의 총합(總合)인 셈이다. 그래서 퇴근 즉시 이부자리에 눕는 것처럼 편한 게 또 없다. 오늘 아침에도 귀가하여 방바닥에 등을 대자 “어이구 ~ 누우니까 참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경비원 일이 힘든 건 비단 이러한 ‘풍찬노숙’ 외에도 날로 만연하는 ‘수평폭력’의 심각성이다. 수평 폭력은 자신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근원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자신과 비슷하거나 나약한 사람에게 분노를 드러내는 경향을 말한다.

예전에 이곳으로 근무지 변경을 할 당시 직장상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이동하면 홍 선생님보다 학력과 지력(知力)까지 못 미치는 경비원들이 동료로 함께 일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그 상사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세상사는 정말이지 내 맘처럼 되지 않는다. 수평폭력의 노예가 되어 광분하는 동료를 보면 이런 아픔이 새삼 쓰나미로 닥친다.

<저작권자 © '모든 국민은 교육자다!' 뉴스에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에듀 트위터이동 + 뉴스에듀 페이스북이동 +
[ 모든 국민은 교육자다! 국민기자 가입하기 ]
본 기사는 <뉴스에듀> 출처와 함께 교육목적으로 전재·복사·배포를 허용합니다.(단, 사진물 제외)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aha080@gmail.com >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뉴스에듀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뉴스에듀신문 | 등록일 : 2011년 7월 7일 | 등록번호 : 서울(아)01693 | 대표전화 : 02-2207-9590
(02014 ) 서울시 중랑구 중랑역로 124, 205호(중화동, 삼익아파트 상가) [긴급] 010-8792-9590
명예회장 : 이승재 | 발행인/대표기자 : 이희선 | 마케팅국장 : 주판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훈민
언론단체가입 : 한국교육신문연합회 | 한국언론사협회인터넷언론인연대 [뉴스 제보] aha080@gmail.com
제휴사 : 나비미디어그룹 ㅣ한국스타강사연합회 ㅣ교육그룹더필드 | 국제학생기자단 | 이알바 | 에스선샤인
Copyright 2011 뉴스에듀.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ed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