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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27)나의 숨비소리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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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1  08: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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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젊었을 적엔 노래 ‘좀’ 부를 줄 알았다. 그래서 노래방에 가면 앙코르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세월은 내 모습에 주름살을 더 만들었고, 머리칼은 반 이상 강탈했다.

성대(聲帶)마저 상하게 한 까닭에 가뭄에 콩 나듯 가는 노래랑에서도 이젠 주눅들기 일쑤다. 따라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이젠 부르지 못한다. 대신 힘이 덜 들어가는 대중가요를 골라서 부른다.

이미자의 ‘저 강은 알고 있다’와 김연자의 ‘밤 열차’, 나훈아의 ‘남자의 인생’이 그것이다. 가요는 곡도 중요하지만 가사가 압권이어야 비로소 히트곡으로 우뚝 올라설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두 곡을 살펴보면 왜 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지 드러난다.

먼저 ‘남자의 인생’이다. = “그냥저냥 사는 것이 똑같은 하루하루 / 출근하고 퇴근하고 그리고 캔 맥주 한 잔 / 홍대에서 버스타고 쌍문동까지 서른아홉 정거장 / 운 좋으면 앉아가고 아니면 서고 지쳐서 집에 간다 / 남편이란 그 이름은 그 이름은 남자의 인생 / 그 이름은 男子의 人生~” =

다음엔 김연자의 ‘밤 열차’다. = “뜨거운 눈물 흘려야하는 사랑 / 빈 가슴 부여잡고 차창에 기대어 / 밤 이슬 내리는 창 밖을 보며 / 아쉬움에 자꾸만 뒤돌아보는데 / 기적소리 울음소리 나를 나를 나를 울리네 / 이제 가면 못 볼 사랑 보고플 사랑 / 다시 오면 안 됩니까 말을 해 줘요 / 밤 열차는 미련 없이 떠나가는데~” =

노래는 서민의 삶을 반영한다. ‘그냥저냥 사는 것이 똑같은 하루하루’라고 한 걸 보니 나처럼 별 볼일 없는 필부를 그렸지 싶다.

‘그리고 캔 맥주 한 잔’은 직장에서의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퇴근 후 술로 푸는 우리네 삶을 어쩌면 그리 잘 포착했나 싶어 작사가가 새삼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나는 캔 맥주가 아니라 소주가 더 좋지만.

시내버스를 타면 ‘서른아홉 정거장’이나 간다고 한 부분 또한 승용차가 없는 가난한 이 서민을 웅변하는 셈이다. ‘운 좋으면 앉아가고 아니면 서고’ 역시 요즘 어르신을 봐도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좌석을 양보하지 않는 일부 젊은이들을 꼬집는 거울로 비친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남편이란 그 이름은 남자의 인생인 것을. ‘밤 열차’ 또한 우리네 삶을 여실히 투영한 건 마찬가지다.

‘뜨거운 눈물 흘려야하는 사랑’인 대상은 아마도 밤 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가면 못 볼 사랑’이며 ‘보고플 사랑’이니 어찌 가슴이 찢어지지 않으랴.

여하튼 밤 열차는 미련 없이 떠나갔으니 잊을 사람이라면 잊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다. 그게 스트레스 누적 걱정도 없고, 때론 ‘숨비소리’로 나를 살리는 길일 수도 있는 때문이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깊은 바닷 속에서 해산물을 캐다가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물 밖으로 나오면서 내뿜는 소리를 말한다. 그래서 말인데 나의 숨비소리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술과 음악, 즉 대중가요다.

   
▲ 홍 기자의 연작수필 27. 나의 숨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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