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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패치워크 인문학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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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4  23: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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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전격 제외했다. 사실상 경제적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양국 간에는 전운과 반감이 깊게 드리우고 있다.

국민감정까지 편승하여 지금 한일관계는 마치 구한말 을사늑약(乙巳勒約) 당시로 회귀한 듯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과거 임진왜란의 발발 가능성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렸던 황윤길과 김성일을 호출한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여 전인 1591년 2월, 조선 조정에서는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쓸데없는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1590년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정사(황윤길)와 부사(김성일), 그들이 일본에서 보고 느꼈던 것은 같았을 터인데도 실제 보고는 정반대였다.

결과는 당시 동인 세력이 강했던 터라 침략에 대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결과는 왜란이 일어나 조선은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 이는 [역사 우울증을 뛰어넘다 - 패치워크 인문학]의 P.59~60에 나오는 ‘진실’이다.

전직 언론인이자 시인인 홍찬선이 짓고 도서출판 넥센미디어에서 펴낸 이 책은 지난 역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톺아보고 이를 패치워크의 방법으로 타결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패치워크 (Patchwork)는 색깔, 무늬, 크기, 모양이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천을 이어 붙여 하나의 커다란 천으로 만드는 수공예를 뜻한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패치워크는 자투리 천을 활용하는 방법에 불과했지만, 직물 생산이 훨씬 수월해진 지금은 예술적 디자인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패치워크는 또한 딤채 백김치와 고추가 융합되어 김치로 재탄생한 것처럼, 내 것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문명을 적극 받아들여 한발 앞서 나아가는 새 문명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가리킨다.

위에서 임진왜란을 소환한 것은 일본의 ‘역사적 불신’과 더불어 국가의 리더, 즉 임금의 무능은 그 얼마나 심대한 타격과 후유증을 수반하는지를 새삼 고찰키 위함에서의 포석이다. 당시 선조는 그 참혹한 전쟁을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조선 구국의 영웅이었던 이순신을 오히려 죽이려 했다.

결국 이순신은 남은 12척의 배로 왜군을 격퇴한 뒤 전장에서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는 길을 택했다. [패치워크 인문학]은 ‘아시아 4대 경제대국 대한제국의 비밀’을 필두로, ‘대한독립만세 3·1 운동의 사상적 기반’, ‘구텐베르크보다 앞선「직지」의 문화력’이 뒤를 잇는다.

‘세종 때 만개한 패치워크 문명, ‘C4J0K21O19’ 비밀’에선 세종 때 세계 최고의 짜깁기 문명(훈민정음)의 산실이었던 집현전의 학자 중에 자신의 집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유로 후일 정권을 장악한 수양대군(세조)이 폐지했다는 사실이 돋보인다.

그 뒤 정조가 규장각을 만들 때까지 국가적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곳이 없어졌다. 조선의 풍전등화 운명은 그때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밝혔듯 우리는 대부분 가슴과 머리에 두 마리의 못된 개(犬)를 키우고 있다. 바로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인 偏見(편견)과 미리 넘겨짚는 先入見(선입견)이 그것이다.

편견과 선입견은 우리가 객관적 진리와 역사적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괴물이다.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지 않는 한 우리 역사 연구와 이해는 조선 중기 이후 약 300~400년의 ‘실패한 역사’에 집중돼 ‘역사우울증’을 끊임없이 재생산할 것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통한 ‘재차 침략’을 보면서 새삼 힘이 없으면 또 당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북한은 한국의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라고 노골적으로 비웃으며 통미봉남(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협상)을 도모하고자 미사일까지 또 쏴대고 있다. 북한과 더욱 견고한 동맹을 맺은 중국과 러시아는 독도까지 침범하며 우리 국방력을 ‘간보기’까지 했다.

이러한 때 발생한 한일충돌은 자칫 한.미.일 공조의 틀까지 훼손하는 기저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의 북한 정권 ‘경거망동’에도 가히 방임주의로 일관하는 모습 역시 그 또한 철저한 자국이익주의의 세일즈맨으로만 보인다.

국가안보와 경제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러자면 그에 상응한 체급과 힘을 지녀야 한다. 선조에 이어 등극한 그의 손자 인조는 자신을 왕으로 옹립해 준 당대의 명장 이괄을 반역으로 몰아 죽였다.

이 부분에선, 취임하자마자 기업과 기업인을 마치 죄인 취급하더니 이제 와선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돌변하는 현 정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아울러 이는 온전한 패치워크 문화에도 반(反)하는 동족방뇨의 위선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 세상에 풀리지 않는 문제는 없다. 다만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지 않거나, 대들었다가 중도에 포기하고서 풀 수 없다고 핑계 댈 뿐이다. 해보지도 않고 할 수 없다고 하는 건 거짓이고 비겁이다.

한국은 현재 해결하기 쉽지 않은 난제에 휩싸여 있다. 일자리 창출, 새 성장 동력 만들기, 교육. 사법. 언론 개혁, 사회갈등 완화, 남북통일 등 …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러나 제대로 해결하려고 달려들지 않을 뿐이지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두드리면 열리게 마련이다. 굳센 뜻을 갖고 있으면 하고자 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지듯이 말이다. 이 책은 그에 대한 타결과 해법을 시원스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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