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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31. 어떤 보증수표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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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0  10: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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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박복하여 어머니를 너무도 일찍 잃었다. 좌절의 늪에 빠진 아버지께서는 허구한 날 술독에 빠져 사셨다. 그처럼 가장이 직무유기를 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가난했던 우리 집 환경은 빈 쌀독에 빠진 쥐가 굶어죽을 지경이었다.

등록금조차 없어 중학교 진학조차 사치가 된 때문이다. 하는 수 없어 소년가장으로 나섰다. 역전에 나가 신문팔이와 구두닦이를 시작했다. 비가 쏟아지면 우산도 떼다 팔았다. 그 즈음 구두닦이의 ‘왕초’는 성정이 아주 글러먹은 못된 자였다.

툭하면 가련한 내 또래 구두닦이 소년들을 때리기도 다반사였다. 대낮부터 만취하여 폭력을 일삼으면서도 우리가 번 돈의 무려 반(50%)을 갈취했다. 나 또한 그러한 희생양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아무리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시절이었다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왕초 몰래 밤마다 복싱을 배웠다. 권투도장(拳鬪道場) 관장님은 마침맞게 아버지의 후배였다. 그래서 돈도 안 받고, 또한 사람의 급소를 명확히 알려주셨다.

그렇게 복싱을 배우니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날도 왕초의 못된 짓거리는 계속되었다. 순간 오늘이 바로 그 왕초의 제삿날이라며 이를 갈았다. “이봐, 나 좀 보자구!” 느닷없는 나의 반발에 왕초는 어이가 없다는 듯 새우눈으로 깔봤다.

“너, 지금 나에게 한 말 맞냐?” “맞다, 이 자식아.” 그리곤 번개처럼 빠른 동작으로 그의 안면을 가격했다. 휘청하는 순간 이번엔 명치를 향해 나의 주먹이 꽂혔다. 덩치가 돼지 같았던 그는 정확히 두 번의 가격에 역전 바닥에 드러누웠다.

근처의 상인 등 구경꾼들이 몰려와 잘 했다며 박수를 쳤다. 그 사건으로 개망신을 당한 왕초는 조용히 어디론가 떠났다. 그로부터 나의 어떤 좌우명은 ‘지는 싸움은 안 한다’는 것으로 정해졌다.

지는 싸움을 안 하고 이기려면 평소 무술이든 지력(知力)까지 연마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록 중학교라곤 문턱도 넘지 못 했지만 수십 년 동안 변함없이 많은 책을 읽었다. 20년 가까운 시민기자 생활은 필력까지 닦게 해 주는 최고의 투잡이자 알바였다.

그 저력을 담보삼아 지천명의 나이엔 3년 과정의 사이버대학에 들어갔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의 힘든 만학이었지만 졸업식 날엔 학업우수상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었다.

지난 5월에 발간한 두 번 째 저서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가 최근 모 지자체의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대전시 0구청과 충남 00시에 이어 세 번 째 쾌거다. 이는 출간 전부터 치밀한 마케팅 작업을 전개한 덕분이다.

4년 전에 첫 출간한 저서는 경험이 전무했기에 올해처럼 멋진 결과를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듯 당시의 실패는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까지를 총합(總合)하게 만드는 기저로 작동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실시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일본은 아주 심각한 불신국가로 전락했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연일 반일(反日), 극일(克日)을 외치고 있다. 한데 그러자면 미리부터 힘을 길러야 했다.

힘이 없으면 진다. 지는 게 뻔한 게임은 안 하는 게 낫다. 세계 제일의 품질력을 갖고 있다는 일본의 소재 산업 몇 개만 수출을 규제해도 우리나라 기업은 공장 가동을 아예 못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글을 통치하는 사자의 포효(咆哮)처럼 평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파워와 아우라(Aura)까지 갖춰야만 비로소 제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배워서 남 주는 거 아니다. 다 나에게 도움이 되기에 배우는 것이다. 그 배움은 결국 승리를 담보하는 보증수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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