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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44) 십만 권 독서의 힘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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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3  1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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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만 권 독서의 힘'
[뉴스에듀신문=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십만 권 독서의 힘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있을 것이다. 나는 상주부단(常住不斷)과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사랑한다. 다 아는 것처럼 ‘우공이산’은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상주부단’은 무슨 일이든 쉬지 않고 계속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음을 드러내는 시종일관(始終一貫)의 관계를 이뤄야 한다. 나는 지난달 모 그룹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00대상’의 수상 후보자로 추천되었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결과는 낙방(落榜)이었다. 그렇지만 내년에도 추천인로서의 위상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안내문을 받고 위안을 삼았다. 겨우 초졸 학력의 60세 경비원 무지렁이...

주근보다 야근이 두 배 많아서 항상 피곤에 절어 사는 경제적 무능력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게 나의 초상이자 현주소다. 그럼에도 ‘인간승리’ 부문 수상자로 언론사 대표의 추천까지 받은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팔자가 기구했다. 아버지와의 불화로 어머니는 나의 생후 첫돌 즈음 가출했다. 사진 한 장조차 남기지 않은 바람에 60년 동안 어머니의 모습을 꿈에서조차 꿀 수 없었다. 실의와 좌절의 늪에 함몰된 부친께선 허구한 날 술만 끼고 사셨다.

가장이 그처럼 ‘직무유기’를 하는 바람에 공부를 잘 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소년가장이 되어 역전에 나가 구두닦이와 신문팔이를 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벌어온 돈마저 술과 바꿔 드시는 아버지가 미워서 한 번은 야반도주를 했다.

보름 가까이 철공장에서 힘들게 일했지만 아버지는 혼자서 밥이나 챙겨 드실까 싶어 걱정이 태산 같았다. 결국 귀가하여 투항하고, ‘이것도 내 팔자’라고 감내키로 했다. 전혀 느껴보지 못한 모정이 그리웠기에 스물 셋 어린 나이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싸구려 반 지하 셋방과 수저 두 벌의 단출한 살림이었지만 행복했다. 이듬해 아들이 태어났지만 아버지께서는 술에는 장사 없다고 다음 해에 영면하셨다. 선친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가족적(家族的) 고립무원(孤立無援)과 사고무친(四顧無親)의 슬픔과 외로움이 막강한 태풍으로 몰아쳤다.

그래서 당초의 가족계획을 번복했다. 아들 하나로 만족하려 했던 것을 아기를 하나만 더 낳자고 아내를 설득했다. 그리 하여 딸까지 보게 되었다. 두 아이를 곁에 두자, 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깊이 절감했다.

돈이 없었기에 대체 방편으로 주말과 휴일이면 같이 도서관을 출입했다. 덩달아 나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댔다. 그처럼 독서를 생활화하자 사교육을 안 받았음에도 아이들의 성적은 날개를 달았다.

아들의 지역 일류대 합격에 이어, 딸도 서울대에 들어갔다. 대학원까지 6년간 장학금까지 놓치지 않은 딸은 우리 집안의 자랑이자 지인들의 부러움 대상으로까지 우뚝했다. 같은 서울대 선배인 사위와 결혼한 딸은 올 1월 외손녀를 안겨주었다.

작년에 결혼한 아들 또한 지난 8월 친손자를 선물했다. 고작 ‘초졸 학력’이라는 초라한 학력으로 말미암아 50세 초반까지 비정규직과 판매직이라는 변방과 그늘만을 점철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독서에 가일층 속도를 붙였다.

책을 읽고 난 뒤 독후감 작성에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글을 쓰고 취재를 하면 채택되는 분량에 대한 고료를 주는 시민기자를 투잡으로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정부기관과 지자체, 언론사 등 시민기자를 모집하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도전하여 결실을 맺었다.

그건 방대한 독서가 가져다준 부수적 달콤한 과실(果實)이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서관을 출입한 지도 어언 30여 년... 그동안 내가 읽은 책은 아마도 족히 십만 권은 될 것이라 믿는다.

조선시대 때 ‘독서광’으로 소문난 김득신(金得臣)이 1만 번 이상 읽은 책은 36권에 달했으며, 특히 가장 좋아한 [사기열전] 중 ‘백이전’(伯夷傳)은 무려 11만 3,000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김득신이 혼례를 치르던 날의 이야기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가 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장모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신방에 있는 책을 모두 치웠다고 한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첫날밤부터 신랑은 신부를 제쳐두고 방을 뒤지며 책을 찾았다.

경대 밑에서 김득신이 발견한 것은 책력(冊曆). 이를 밤새도록 읽고 또 읽은 백곡은 날이 새자 “무슨 책이 이렇게 심심하냐”고 말했다 한다. 자타공인의 독서광이었던 그는 부친이 감사를 역임할 정도로 명문 가문 출신이었다.

그렇지만 머리가 나빴던 그는 유명 작품들을 반복하며 읽으며 외웠다. 그는 1634년부터 1670년 사이에 1만 번 이상 읽은 옛글 36편을 ‘고문36수 독수기(讀數記)’에 밝혔는데, 그 횟수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처럼 40여 년 동안이나 꾸준히 읽고 시를 공부한 끝에 그는 말년에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불렸다. 그는 스스로 지은 묘지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노둔(늙어서 재빠르지 못하고 둔하다)한 사람도 없겠지마는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2015년의 초간(初刊)에 이어 지난 5월엔 재간(再刊)의 기쁨과 성취를 맛보았다. 곧 세 번 째 출판계약서에 사인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성취의 달성은 모두 치열한 독서와 투철한 기록이 가져다 준 힘이다.

어떤 사람이 링컨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농촌 출신이면서 어떻게 변호사가 되고 미국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습니까” 링컨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마음먹은 날, 이미 절반은 이루어진 것입니다.” 내 독서와 기록의 이중주(二重奏)는 상주부단(常住不斷)과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접합(接合)이다.

내일도 야근이다. 다른 경비원들은 야근을 하면서 TV를 보거나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그렇지만 나는 그 시간에 다시금 또 한 권의 독서를 이룰 것이다. 일독 후 독후감 남기기는 다음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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