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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사랑이다 ‘2019년 천사의 손길 대전 동구청 김장 대축제’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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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7  14: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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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김장은 사랑이다 - [‘2019년 천사의 손길 대전 동구청 김장 대축제’] 

김장은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이다.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를 말한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집집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김장이다.

한국의 김장문화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는 건 다들 아는 상식일 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위원회는 우리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키로 확정했다.

그러면서 “김장문화가 한국인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이웃과의 김치 나눔을 통해 공동체 연대감을 높이고 공동체 간의 소통을 촉진함으로써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위원회 만장일치로 등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사회에서의 김장은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것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 함께 하는 집안의 큰일이며 화합의 자리 마련 장소였다. 지역에 따라선 이웃이 모두 모여 힘을 합치는 마을의 행사이기도 했다.

예전엔 여성은 김치를 만들었고, 남성들은 땅을 파서 김칫독을 묻는 작업을 했다. 그리곤 수육을 삶아 김장김치에 싸먹으며 김장을 마친 파티를 즐기곤 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집에선 김장이 사라질 예정이다. 고삭부리 아낙인 아내가 올부터는 김장마저 안하겠노라고 사보타주(?)를 선언한 때문이다. 고삭부리 아내였건만 아내 또한 작년까지는 해마다 김장을 담가왔다.

그러다가 건강이 더욱 안 좋아진 때문에 올부턴 아예 내가 아내를 제어하고 나섰다. "고작 우리 둘이서 사는데 힘들게 김장은 뭣하러 한다는 겨? 차라리 홈쇼핑에서 방송할 때 사먹자고!"

작년 이맘때 쯤 김장김치가 택배로 왔다. 발신자가 누군지 궁금하여 살펴보니 함께 근무하는 H가 보낸 것이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 겸 후배인데 심성이 고르고 착하여 평소 많이 아끼는 터다.

고마움이 왈칵 해일로 다가오기에 전화를 걸었다. "무슨 김치를 이렇게나 많이 보낸 겨?" "본가에서 김장하는 걸 돕다가 형님 생각이 나기에 겨우 두 포기 담은 거유.. 암튼 맛이나 보셔유~"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라더니 꼭 그 모양새였다. "덕분에 잘 먹을게. 그나저나 이 웬수를 무슨 수로 갚는댜?" 나의 조크에 H도 덩달아 박장대소를 금치 못 했다.

아내와 김장을 안 하기로 합의를 보았던지라 후배가 보내온 김장김치는 흡사 보시(布施)인 양 그렇게 고맙고 반가웠던 것이었다. 아울러 인생은 인다라망(因陀羅網)이라는 생각에 방점이 찍히는 느낌이었다.

   
 

불가(佛家)에서는 세상을 일컬어 '인다라망'이라고 한다. 이는 부처님이 이 세상 곳곳에 머물고 있음을 상징하는 말이다. '인다라망'은 또한 우주를 덮고 있는 거대한 그물이라는 뜻인데 그물코마다 투명한 구슬이 박혀 있다.

즉, 세상의 모든 생명이 그 그물 속 관계망에 얽혀서 살아간다고 했다. 후배가 보내준 김장김치를 썰었다. 그리곤 라면을 하나 끓여서 함께 먹었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바야흐로 전국이 '김장 시즌'에 접어들었다. 김장김치는 겨우내 먹는 반찬이므로 가족은 물론이요 김장을 많이 담그는 집안에선 이웃의 도움 손길까지를 필요로 한다.

이를 기화로 이웃 간의 정이 폭설처럼 쌓이는 건 인지상정이다. 11월 16일 오전부터 대전시동구청 청사 앞마당 잔디광장에서 ‘2019년 천사의 손길 대전 동구청 김장 대축제’가 열렸다.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천사의 손길 펴기 일환의 하나로 ‘천사(1004가구)+천사(1004가구) 김장대축제’를 개최한 것이었다. 취재를 하는 틈틈이 맛있는 김장김치에 막걸리까지 얻어먹는 사치를 누렸다.

생각 같아선 딸과 며느리에게도 맛난 김장김치를 담가서 보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내가 이를 할 수 없기에 더더욱 김장 대축제에서 맛본 김치가 입에 착착 달라붙었음은 물론이다.

아무튼 김장은 사랑이다. 그리고 김장은 나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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