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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90. 아무 것도 아니다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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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2  23: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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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 =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애독하는 신문에 [신들린 듯 연기할 때조차 냉정해지려 애쓴다]가 실렸다. 제30회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배우 서이숙 씨가 주인공이었다.

사람은 동병상련(同病相憐)에 기초하여 그 사람의 경우를 나의 마인드에 등가(等價)하는 관습을 보인다. 그건 그렇다 치고 기사의 골격을 살펴본다.

종이신문과 달리 인터넷 뉴스에는 [인생 자체가 연극인 여자… "지선생, 나 상 탔어요"]로 바뀌어 있었다. 내용이 긴 까닭에 공감하는 부분만을 추렸다.

<이제 연기를 시작한 지 34년째. 이해랑연극상의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서이숙이 받을 때가 됐다"고 결정했다.>는 부분에 먼저 눈길이 쏠렸다. 30년 이상 한 우물을 판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여하튼 30년 가까이 글을 써오고 있다. 따라서 나도 이젠 서 씨처럼 각광을 받아야 ‘옳다’. 하지만 현실은...! 이어지는 기사는 더욱 감동적이다.

<1989년 입단한 극단 '미추'에서 2003년 '허삼관매혈기'로 주목받기까지 15년을 주역 한 번 못 해보고 무명 생활을 견뎠다.>

그럼에도 그녀는 "한 번도 나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어요. 언젠가 배우 서이숙을 보러 관객들이 몰려 올 것을 믿었어요."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단박 쿨하고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의 인기는 수입과도 직결된다. 이런 까닭에 자그마치 15년이나 무명으로 견뎠다는 것은, 그녀가 얼마나 무대를 사랑했었는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내 맘에 찬 인터뷰 내용은 <"사극에 대전상궁으로 출연했는데, 고개 빳빳이 쳐들고 깡패처럼 대사를 쳤어요. '저 상궁 누구냐'고 난리가 났어요, 하하! 서이숙만의 접근법이 통한 거죠.">였다.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유감없이 발산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그렇다. 사람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이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특화된 모습을 잘 보여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또한 기회가 왔음에도 이를 발로 차는 것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또 없다. 이런 관점에서 서 씨는 이를 유효적절(有效適切)하게 잘 활용했다.

끝으로 하나 더 나의 심금을 울린(?) 것은 <"내가 배신하지 않는다면 무대와 관객은 늘 나를 따라와 주고 사랑해줄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이해랑연극상이 제게 '새로운 문'을 열어주셨습니다.">라는 부분이었다.

사람은 고진감래(苦盡甘來)를 믿기에 지금의 고난을 견딘다. 그런 ‘보상’이 없다면 뉘라서 고생을 하겠는가. 상을 주는 것은 더 열심히 하라는 의도와 포석까지 담겨 있다.

이 뉴스를 보던 중,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모 단체에 전화를 했다. 지난 2017~2018년 2년 연속 블로그기자로 활동했던 곳이다. 거기서 발군의 실력과 압도적 기사(뉴스 제작 & 취재) 포스팅으로 2018년 12월 말에는 ‘최우수기자’로 뽑혀 대전광역시장님 표창까지 받았다.

그랬거늘 1년(2019년)의 휴식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올 4월에 다시 뽑은 <2020 블로그기자 공모>는 이미 지나간 막차(終車)여서 여간 서운한 게 아니었다. 이 공고문은 최근 모 기관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단체에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제가 거기서 2017~2018년에 블로그기자로 명성을 날렸던 홍경석 기자입니다. 안00 씨(당시 블로그기자 담당)는 근무하시나요?” “그분은 나가셨고 지금은 제가 그 업무를 담당합니다.”

“전화를 드린 건 다름 아니라, 올해 다시 블로그기자를 뽑았던데 어쩜 그렇게 예전 기자들에겐 일언반구 연락조차 안 하셨더라고요. 더욱이 저는 유일무이 시장상까지 받았거늘...

아무튼 서운한 마음에 전화했습니다. 올해는 늦어서 틀렸지만 내년에 다시 기자를 선발할 적엔 모집기간 전에 최소한 안내 문자라도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잘 하는 사람을 도외시한다는 것도 실은 어떤 ‘실정법 위반’이라고 본다. 이건 나의 또 다른 홍키호테와 같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이 세상에 움직이는 것은 별들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뜻이다.

나는 지금 제2의 서이숙을 꿈꾸고 있다. 나보다 훨씬 못한 사람도 국회의원을 하고 있거늘 그깟 ‘성공’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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