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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91. 대한민국 꼰대의 행동 강령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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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5  11: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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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 =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내가 근무하는 직장은 지상 16층이다. 지하 5층까지 더하면 21층이나 된다. 그래서 00건물 대신 ‘00타워’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 근무하는 직원만 수백 명이다.

행사나 회의라도 있는 때면 방문객까지 합쳐 1천 명이 훌쩍 넘을 때도 있다. 11~12층에는 콜센터가 있다. 이들은 감정노동자들인 까닭에 많이 힘들어 한다. 그래서 사측에선 이들을 위무하고자 헬스키퍼(health keeper)를 만들었다.

시각 장애인 여성이 정해진 시간에 와서 직원들에게 마사지를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매월 얼마를 받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적확한 것은, 항상 정해진 시간에 왔다 마찬가지로 일정한 시간에 ‘퇴근’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출근’은 시각 장애인 전용 차량의 기사님이 탑승한 시각 장애인 여성을 부축하여 1층 로비 앞까지 안내한다. 반면 ‘퇴근’ 때면 우리 회사 여직원인 정00 씨가 도맡아 한다.

나는 대한민국 꼰대다. 그래서 평소에 따지는 꼰대질(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젊은 사람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 방식 따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 좀 있다.

우선 나이가 적은 사람은 많은 사람을 반드시 존중(尊重)해야 한다. 위아래를 모르고 경거망동(輕擧妄動)으로 설치는 자는 아예 사람으로 치지 않는다.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일지라도 만났을 땐 내가 먼저 꼭 인사를 한다.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지인들에게 밥과 술을 산다. 일단 약속을 했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반드시 지킨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며, 기왕이면 1등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나름 다섯 가지 ‘행동강령’이 내 삶의 어떤 무기다. 이런 관념과 정서에서 정00 씨는 정말 본받아 마땅한 우수사원이다.

평소 우스개를 곧잘 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우스사원’이다. 일을 잘 하는 ‘우수사원’이 아니라 우스운 사원, 즉 일을 시답잖게 하는 직원을 비유한 것이다.

시각 장애인 여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순간, 정00 씨는 총알처럼 달려 나가 부축을 한다. 이어 아주 친절하게 1층 로비를 지나 입구의 계단 아래까지 인도한다. 그 다음부터는 다시금 시각 장애인 전용 차량 기사님의 몫이다.

친절(親切)은 만인을 편안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습관이어야 비로소 아름답다. 또한 친절은 시종일관(始終一貫)이 생명이다. 입사한 지도 꽤 되었지만 입사 초기나 지금 역시 친절을 몸에 달고 사는 정00 씨는 진정 아름다운 여성이다.

   
 
내 딸보다 연하(年下)지만 내가 그녀에게 여전히 반말을 삼가고 존칭(尊稱)을 쓰는 이유다. 사람은 존중하는 만큼 존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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