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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서평] 위험한 과학자, 행복한 과학자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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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03  11: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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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n 뉴스에듀신문] 위험한 과학자, 행복한 과학자 

한국의 원자력이 마침내 그 실력을 입증 받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아랍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반가웠다.

아부다비 서쪽에 위치한 바라크 원전은 우리가 주도하는 콘소시엄이 시공한 것으로 224억 달러(약 27조원)가 투입됐다고 한다. 인구 1000만 명인 UAE는 초고층 빌딩이 많고 사막의 열기를 피하기 위한 냉방 수요가 많다.

4개 원전이 모두 가동될 경우 UAE 전력 수요의 약 25%인 5600㎿가 생산되며 탄소는 전혀 배출하지 않게 된다. UAE는 아직도 석유 매장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필요한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공급받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열 에너지 등에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외신들은 UAE가 이번 원전 가동 시작을 계기로 에너지 수출국에서 중동 지역의 과학과 기술의 선두 주자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석유 일변도에서 눈길을 바꾼 아랍국들의 혜안이 새삼 돋보였다.

[위험한 과학자, 행복한 과학자 - 세계를 놀라게 한 정용환 박사의 ‘하나’ 신소재 개발 이야기](저자 정용환 & 발간 행복에너지)는 우리의 자랑스런 원자력 기술과 이에 반드시 필요한 신소재 피복관 ‘하나’의 탄생 과정을 다룬 역작이다.

대한민국의 근현대 역사는 역경과 극복으로 점철되어 있다. 일본 제국주의의 가혹한 압제와 2차 세계대전, 연이어 벌어진 6.25 전쟁 등으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잿더미 위에서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과학·공학 기술 관련 분야는 오랫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와 지식, 인프라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학문이기에 아무것도 없이 모든 것을 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 책 『위험한 과학자, 행복한 과학자』는 한 마디로 인간승리의 집약이다. 저자가 1985년 한국에너지연구소에 입사할 당시, 국내엔 원자력과 이에 필요한 신소재 등에 아는 사람이 전무했다.

이에 애국심까지 불끈했던 저자는 낯선 신소재였던 ‘지르코늄’ 연구에 30여 년을 투자하여 수많은 연구 성과를 창출해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원전 관련 소재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신소재인 ‘HANA’를 개발했다.

또한 세계적인 거대 원자력 기업 아레바와의 특허 전쟁에서 승리하여 ‘HANA’ 신소재를 지켜내는 데 성공한 공까지 세웠다. 지르코늄 소재는 원자로의 핵심인 핵연료를 감싸는 일차적 안전장치인 피복관의 재료로 사용되는 소재이다.

원자로의 일차적 안전장치인 만큼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이며 고온고압의 극한 환경인 원자로 안에서 더 오랫동안 변질 없이 유지되는 소재를 만드는 것은 수많은 원전 선진국들이 오랫동안 연구해 온 과제이기도 하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원전 선진국들이 앞 다투어 원자로 피복관용 신소재를 개발해내는 상황에 뛰어들어 대한민국의 기술독립을 위한 신소재 개발을 꿈꾼 정용환 박사의 도전은 그야말로 역경의 극복 그 자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르코늄 관련 기초연구의 부족으로 선진국에선 기본적인 지식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 몇 개월간 실험을 한다. 관련 장비가 부족하여 다른 연구소에서 장비를 쓰지 않는 밤 시간을 활용하여 밤잠도 포기하고 연구를 거듭하는 건 기본이다.

이에 더하여 700여 종의 합금을 일일이 실험하며 최적의 소재를 찾아낸 정용환 박사와 동료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이 잿더미 위에서 과학강국으로 부활하기까지의 어떤 피땀과 노력들이 있어 왔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정작 현 정부는 반(反) 원자력의 길을 가고 있어 유감이다. 마치 전교 1등 하는 학생에게 “공부 때려치우라”는 것과 같다는 느낌이다. 대체 뭘 보고 그러는 건지 도무지 알 턱이 없다.

이러한 ‘어처구니즘’(어처구니없음)은 최근 여당의 다주택 보유 의원들이 야당의 모 의원을 때리기 위해 쏟아낸 전·월세 관련 발언들과 궤를 같이 하는 모양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주 군사작전을 하듯 이틀 만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처리·시행했다.

이후 전·월세 시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도 모 여당 의원은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나쁜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나서자 세입자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말이야 방구야”라는 조소가 절로 나온다.

이는 ‘실제와 맞지 않는 허튼 소리를 하다’ 라는 뜻이다. 오죽했으면 서울 여의도에서는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군중이 모여 신발을 벗어 집어던지는 퍼포먼스까지 벌였을까...

저자 정용환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바람을 이야기한다. 한 가지는 국민들이 원자력과 원자력기술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원자력 강국 한국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길 바라는 바람이다.

또 한 가지는 후배 연구자들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아진 환경 속에서 거리낌 없이 연구에 미치고 연구를 즐겨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저자 정용환 박사는 연세대학교 재료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실장, 부장, 단장을 거쳐 영년직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독일과 캐나다에서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고려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였고,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및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교수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최고 권위 있는 상인 대한민국 최고과학 기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한빛대상 수상, 자랑스런 유성인상 수상, 대전기네스 BEST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학술활동으로 원자력재료연구회(PRIMA-NET) 회장, 대한금속재료학회 이사, 한국부식공학회 이사, 압력기기공학회 이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 신소재와 관련하여 세계 최대 원자력회사와 7년 반 동안의 특허소송을 승소로 이끌었다. 원자력 연구개발 사상 최초 ‘하나’ 기술을 산업체에 100억의 기술료를 받고 이전한 바 있다.

특허 200건, SCI급 논문 110건의 연구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과학 기술인력개발원 및 대학에서 연구개발 성공 노하우 강의를 하고 있으며 신문에 칼럼 등을 연재하고 있다.

‘(사)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을 결성하여 과학 문화 확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한국의 원자력 관련 과학자들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고 행복한 과학자가 되려면 정부의 근시안적인 원자력에 대한 시선부터 바꿔야 한다.

비단 편서풍(偏西風=서쪽에서 동쪽으로 치우쳐 부는 바람)이 아니더라도 정작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건 이웃나라 중국의 많은 원전이다. 세계최대인 중국의 쌴샤댐 붕괴설에 우리 국민들이 긴장하는 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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