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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서평] 대왕고래의 죽음과 꿈 가진 제돌이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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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7  0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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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n 뉴스에듀신문]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대왕고래의 죽음과 꿈 가진 제돌이 멸치는 작은 바닷물고기다. 그러나 멸치는 김치(멸치젓)는 물론이요, 각종의 음식에도 고루 들어가는 ‘약방의 감초’다.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의 대변항 멸치털이 모습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으는 촉매로 작용한 지 오래다.

또한 <기장멸치축제>는 매년 봄에 열리곤 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연기되었는데 기장멸치는 연간 약 3000t(약 40억 원 규모) 가량이나 위판(委販)되고 있다니 실로 대단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한데 이 멸치군단을 몰고 오는 일등공신이 바로 대왕고래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래가 자신들을 뒤쫓고 있는 걸 눈치 챈 멸치떼는 생존본능으로 망망대해를 벗어나 항구 등지로 피난을 온다.

이때가 바로 어부들로선 황금기다. [푸른 제주의 ‘농괭이 바당’이 들려주는 감동의 이야기 - 대왕고래의 죽음과 꿈 가진 제돌이]는 바로 이 대왕고래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김두전 저자가 썼고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에서 펴냈다. 제주도 김녕 마을에는 160여 년 전에 ‘대왕고래’가 갇혔던 고래수(갯바위 물웅덩이)가 있다.

그런데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라는 의미와 같이 자유의 몸이 되어 고향 바다로 돌아가게 된 돌고래 방류 기념비가 세워진 곳과 같은 장소라는 사실이 신기했다.

제돌이가 방류되기까지의 사연을 살펴보다가 필자는 고래수 사건과 돌고래 방류 간의 사연들이 서로 잘 연결된다는 예감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오랜 세월 잊고 있었던 고향 마을의 전설 같은 대왕고래 사건의 내력을 찾아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제1장인 [대왕고래의 죽음]에서는 이 고장에 예부터 구전(口傳)되는 사건의 내용들을 찾아 나섰다. 조선시대 한겨울에 제주 섬 갯바위에는 심심치 않게 ‘고래 사체’가 자주 떠올라 왔다.

관(官)에서는 영을 내려 떠오른 고래 사체를 해체하여 기름을 짜서 상납토록 하였다. 그러나 고래가 죽어 떠오르는 사건은 조선시대 민초(民草)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었다.

전기가 없던 시절 민초들에게는 큰 고역이 찾아왔다고 하여 고래(苦來)라는 악명을 연상케 하였기 때문이다. 호롱불을 피워 살던 그 옛날, 조용하고 평화로운 김녕 마을 앞바다 농괭이 바당(돌고래 노는 바다)에 터줏대감인 ‘대왕고래’가 있었다.

대왕고래는 먹이인 멸치 떼를 쫓아 갯바위 안으로 들어왔다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물웅덩이에 갇히게 되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고래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혹한으로 결국 죽고 말았다.

사람들은 고래가 갇혔던 물웅덩이를 고래수(고래가 갇혔던 곳)라 불렀고, 사체는 관령에 의하여 채유(採油)하게 되었다. 채유 상납량 일부를 마을 사람들이 호롱불을 피우고자 사(私)용하면서 책임량을 못 채우게 되자 마을은 일시에 곤경에 빠진다.

마을 책임자 전원이 제주 관아에 옥살이를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김녕 마을은 대대로 내려오는 입산봉 마을 농장(이만여 평)을 팔아야 하는 등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처럼 옛 선인들이 겪은 이야기는 입과 입으로 대(代)를 이어져왔고, 구전으로만 희미하게 남겨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빠른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가운데 옛것을 보존하기란 심히 어렵고, 어쩌면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옛 선인들의 억울했던 넋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필자의 작은 소망과 함께 전설처럼 구전되고 있는 이야기를 다시 살리고 싶었다. 사람은, 특히 어부는 바다가 직장이다.

바다는 가진 만큼 사람에게 베푼다. 바다가 생존의 터전인 돌고래가 인간과의 공존 공생을 위해서는 강자인 인간이 약자인 고래에게 먼저 배려의 미덕을 살려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 『대왕고래의 죽음과 꿈 가진 제돌이』의 김두전 저자는 제주에서 태어나 거의 전 생애를 살아왔다. 자신이 태어난 땅과 자연, 사람들에게 깊은 애착을 가지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

저자는 제주의 고유한 전승과 문화들이 점점 잊히고 사라져 가는데 깊은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제주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책을 보면 과거 제주의 면면과 당시 가난했던 민초(어부)들의 삶, 그리고 온고지신(溫故知新)까지 누릴 수 있어 일거삼득(一擧三得)이다. 대왕고래와 돌고래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제주도민의 훈훈한 인간미까지 덤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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