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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123. “그렇다면 네가 판사 해라”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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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07  19: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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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nEn 뉴스에듀신문]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 보장되고요.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되고요.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거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어요...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마시고 능력 되시고 기회 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 =

지난 1월 3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른 이 글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이 분노했다. 이때는 공교롭게(?) KBS 사장이 시청료 인상을 대내외에 천명한 즈음이었다.

연봉 1억이면 어딜 가도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는 직장이다. 더욱이 언필칭 ‘국민의 방송’이라고 자처하는 직장이니 모임에서 의도적으로 방귀를 뀌어도 그 사람 눈치를 보느라 다들 함구할 터다.

그럼 KBS는 과연 어떤 직장인가? 다른 기업들처럼 국민들의 주머니와는 하등 관계없는 자력갱생(自力更生)의 업체인가? 아니다. 매달 전기료에 편승하여 ‘시청료’라는 명목으로 수탈(收奪)하다시피 한다.

법에 의거, 매달 그처럼 뺏아 가는 데도 불구하고 국민과 시청자는 어찌할 방도가 없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 때문이다. KBS는 사장이 바뀔 적마다 시청료 현실화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2020년 한 해만 하더라도 억대 연봉을 받은 KBS 직원은 총 4800명 가운데 222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무려46%가 억대 급여를 받는 셈이다. 가히 ‘신의 직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다시금 시청료를 올려달라고 청구서를 내미는 걸 보고 기가 막혔다. 직원 중 반 가량이 억대 연봉자라면 일반 직장 같았으면 벌써 파산했다. KBS가 망하지 않은 것은 우리 국민들이 내는 ‘강제 청구’ 시청료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현실과 자신들의 위치를 망각한 채 억울하면 자신처럼 KBS 사우(社友)가 되라고 SNS에 글을 올린 KBS 직원은 분명 우리 국민을 조롱한 셈이었다.

KBS는 정부가 바뀔 적마다 시청료 현실화 안(案)을 들고 나왔다. 이를 보편적 가치관에서 보면 틀리지 않다. 지난 1981년에 2500원으로 확정된 시청료가 무려 40년 째 단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500원이면 밥 한 그릇조차 사먹을 수 없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먼저 KBS는 역대 정부의 나팔수로 나선 때문이다. 국민의 정서완 무관하게 KBS 사장을 시켜준 정부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으로 국민을 오도했다.

쓸 만한, 볼 만한 방송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현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를 선별하여 방송에 출연시키며 거액을 지불했다. 자연스레 국민들은 KBS 시청을 외면했다.

설상가상 유튜브 등 다른 볼거리가 지천으로 늘어났다. 현실은 이처럼 냉정하고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거늘 구태의연하게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시청료를 올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여론에 민감한 여당에서도 반대한 것이다. KBS 직원이 올렸다는 글 "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가 분노의 임계점을 넘은 건 자명하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죽을 맛인 대부분 국민들의 정서와 역린을 건드린, 그야말로 국민정서법을 저촉했기 때문이다. 또한 ‘욕하지 말고 능력과 기회가 되면 우리 사우 되라’는 글 또한 국민들을 멸시한 궤변이었다.

이는 마치 ”억울합니다!“라고 하소연하는 피의자에게 ”그렇다면 네가 판사 해라“라는 법관과 같은 개념이다.

46%의 직원이 억대 연봉인 직장에서 그 연봉을 깎을 순 없을 것이다. 막강한 노조가 이를 좌시할 리 없다. 그렇다면 국으로 함구하면서 더 구체적인 경영 혁신 등의 자구책을 도모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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