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디지털뉴스팀] 이 글은 충청남도와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맺고 있는 미국 워싱톤에 사는 안나 선우(Anna Sunwoo)씨의 요청에 의한 기사입니다.

안나 씨의 어머니 고향이 홍성군 홍성읍 송월리인데, 고향소식이 무척 궁금하다는 사연을 보내와 마을을 직접 취재한 글입니다.

충남도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 퍼져있는 우리 국민들과의 공간적·시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서로 소통하며 항상 함께 하려합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통전화(☎042-251-2506) http://www.chungnam.net
 

▲ 겨울이면 송월리 마을 어르신들이 복지회관에 모여 장기와 요가 등 소일거리를 하며 오손도손 지낸다.

 파평 윤씨 23대 째 거주

떡집 ‘홍주골외가집’, 어죽 ‘만수무강’  

“학이 구름을 타고 넘어오면서 찬 우물(寒井)을 찾는 형상이죠.”
홍성군 홍성읍 송월리 진인수(55) 이장은 “풍수지리적으로 학의 몸통에 해당된다”며 송월리 마을 설명했다. 

고려 때 홍주고을에 속했던 송월리(松月里).

홍성읍에서 청양방면으로 29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 남동쪽 방향 약 4km에 위치해 있다. 

학을 닮아 예로부터 넉넉한 인심을 자랑한다. 삽교천 상류에 위치해 매년 풍작을 이룰 정도로 사람의 체취가 물씬 묻어나는 마을이다.

대나무가 많은 죽전(竹田), 큰 소나무와 바위가 있는 송암(松岩), 마을 앞 냇가에 달이 비치는 월천(月川) 등 3개 마을이 합쳐져 송월리를 이룬다. 송암의 ‘송’자와 월천의 ‘월’자를 따 마을 이름을 지었다.

가구 수는 75가구. 약 168명이 거주한다.
하지만 60세 이상 인구가 70명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돼 있다. 

  송월마을에서 가장 먼저 들어와 터를 잡은 집안은 파병윤씨.

▲ 전인수 이장

●파평 윤씨 23대 째 거주=
경기도 파주에서 12대 선조가 이사와 거주한 뒤 35대 째를 맞고 있다. 

35대손 윤임수(71)씨는 “이 마을에서 우리 파평윤씨가 약 20가구에 달한다”며 “고장을 지키며 다른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연장자는 조종신 할아버지로 무려 91세다. 

“형님, 도정신문에 난 5억 달러가 얼만줄 아슈?”
“이 사람이 날 멀루보고~”
“아따 형님 농담여유, 내가 이래서 형님 좋아한다닌까” 

마을 초입에 세워진 송월리 마을복지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농한기(12-3월)엔 마을 어르신 40~50여명이 이곳에서 모여 함께 지낸다. 에선 할아버지들이 장기를 두며, 연신 한 수 물리자고 떼를 쓰신다.

건너편 할머니 방. “하나 둘 셋 넷. 자 자세를 바로하시고요”

강사의 구령에 맞춰 요가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부터 자원봉사자가 와 1주일에 한 차례씩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이날은 점심으로 소면이 나왔다. 시원한 멸치 국물에 투박하게 말은 잔치국수.
여기에 김장김치까지 곁들여지니 눈에서부터 군침이 돌았다.
 

▲ 이연호씨 등 마을주민들이 도정신문을 읽으면 충남도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복지회관은 지난 2006년 12월 완공됐다.
총공사비는 1억6000만원. 도비 5000만원에 광장조성비 5000만원, 모자라는 6000만원은 기존 마을회관과 뒷산을 팔아 충당했다. 

경로당(31평)과 마을회관(20평)이 한 건물로 지어져 50평 규모다. 결혼잔치 등 마을 행사로 일년에 10여차례 이곳을 사용한다. 마을 사랑방 역할을 맡고 있다.

▲ 홍성읍 송월리 마을 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이 맛있게 잔치국수를 드시고 있다.

●떡집 ‘홍주골외가집’, 어죽 ‘만수무강’=마을 사람 대부분은 논농사와 밭농사를 겸하고 있다. 일부 소를 키우거나 작목반을 결성해 방울토마토를 생산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쌀농사를 지어 애들 대학보내고 장가, 시집 보내고 다했는데…”

“이젠 쌀값이 너무 내려 힘들어.” 이연호(82)씨의 말이다. 

실제 한 마지기(200평) 지어야 로터리에 농약값, 모종값 등을 치르고 나면 쌀 2가마를 얻기 힘들단다. 요즘은 농사 지어 집안 양식하고 자식들에게 쌀 1~2가마 보내면 끝이란다. 

몇 명 남아있지 않은 젊은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짭짤한 재미를 보던 겨울 방울토마토 농사도 접은 지 오래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겨울철에는 아예 쉬며, 여름 방울토마토만 재배해 출하하고 있다. 

“그래도 농촌을 버릴 수 없는 겨”

복지회관을 나서는 이 씨는 겨울냉이를 손질하기 위해 비닐하우스로 발길을 옮겼다. 

송월리에는 서울까지 이름을 알린 ‘홍주골외가집’(☎041-633-3712) 떡집이 있다. 안민희(60)씨가 지난 1997년부터 15년째 운영 중이다. 

송월리 생활개선회장으로 선출돼 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하는 발표회에 떡을 가지고 나갔다가 “떡이 맛있다”며 떡집을 열어보라는 권유에 시작했다.
 

▲ 홍주골 외가집 떡집은 홍성군은 물론 서울까지 브랜드가 알려져 있다. 떡집 사장님 안민희씨는 벌써 18년째 맞춤형 떡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홍주골외가집 떡은 홍성은 물론 서울 백화점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하나의 명물은 어죽집이다. 

김종운씨가 운영하는 어죽전문점 ‘만수무강’(☎041-631-2441). 홍성은 물론 충남지역에서 소문나 깔끔한 가정집 앞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장어와 붕어를 푹 삶은 뒤 국수와 각종 야채를 넣은 ‘어죽 한 그릇’.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깻잎 향, 들깨 향, 대파 향 등등. 벌써부터 시장기가 돈다.

구수한 송월리 마을. 저녁을 준비하느라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하얀 연기가 붉은 노을로 흘러간다.
 

▲ 두 부부가 출하를 위해 하우스 냉이를 다듬고 있다.

▲ 노지 마늘밭

▲ 송월리 마을 전경

 

▲ 마을 입구 표지판.

 

▲ 송월리 마을복지회관.

 

▲ 마을 버스 정류장.

 

▲ 마을 주민이 캐낸 냉이.

 

▲ 송월리 마을 입구.

 

▲ 땔감용 장작.

 

▲ 점심 반찬인 배추 김치.

 

▲ 송월리 한 주민이 마을복지회관에서 점심으로 먹을 김치를 썰고 있다.

 

▲ 마을 주민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 홍성군 홍성읍 송월리 마을.

  

 ▲ 딸기 사진을 찍고 난 후 이곳은 '송월리'가 아닌 옆 동네 '팔괘리'라고 농민이 알려 주었다.

제공=충남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