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이희선 기자] 경찰 간부가 “검사가 뚜렷한 이유 없이 수사를 중단시키려 했다”며 부당지휘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관할 지청 검사를 고소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8일 경남 밀양경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 수사과 정모(29·경찰대 22기) 경위는 수사 축소를 종용하고 자신에게 모욕과 협박을 한 혐의 등으로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 박모 검사(현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를 고소했다. 고소장은 조현오 경찰청장 앞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밀양경찰서는 지난해 9월부터 폐기물 처리업체가 수만t의 폐기물을 농지에 무단 매립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업체 대표이사를 구속하고 직원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 경위는 이 과정에서 박 검사가 수차례에 걸쳐 “수사를 확대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정 경위는 구속된 대표이사가 변호인으로 밀양지청 지청장 출신,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기 때문에 박 검사가 “지청장 관심 사건이라 부담스럽다”며 수사에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표이사가 구속된 지 한 달여만에 보석으로 석방됐고, 대표이사로부터 87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지역신문 기자와 시청 공무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정 경위는 모욕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1월 검사실에서 박 검사가 “야 인마, 뭐 이런 건방진 놈이 있어. 정신 못 차려?”, “서장 과장 불러볼까?” 등 폭언을 해 심한 모멸감을 받았고, 협박을 받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상대가 검사이기 때문에 숨죽인다면 평생 비겁하게 생활하게 될 것 같아 고소장을 냈다”며 “배후에 있는 의혹을 경찰청장이 풀어달라”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대학 출신의 정 경위는 한 달 이상 경찰 선후배들과 상담한 끝에 고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에 대하여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관할지청 검사를 고소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