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예정됐던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등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유독 고양시는 4월 25일 '2014 고양국제꽃박람회' 개최를 강행해 고양시민들은 물론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가 침몰한 다음날인 17일 오전 7시 30분 비행기로 고양시 고위 공무원 4명이 부부동반으로 터키여행을 떠났고, 최성 시장의 결재를 통해 부부당 각각 350만원의 여행 경비를 보조받은 것으로 밝혀져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고양시 시민단체인 김성호 고양지킴이 회장은 “아직도 세월호 속 어린 학생들의 구조가 끝나지 않았고 연이어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는데도 꽃 축제를 강행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며 “특히 이 아수라 같은 상황에서 고위직 공무원들이 부부동반으로 터키 여행을 떠났다는 것은 유가족은 물론이고 고양시민과 국민 모두의 정서를 짓밟은 몰지각한 행위”가 아니냐고 개탄했다.

김 회장은 이어 “돌이켜 보니 많은 고양시민들의 지적처럼 4년간의 고양시 행정은 최성 시장 이름을 알리거나 보여주기식이었다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무슨 마음으로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이때에 다른 지자체처럼 연기하지 못하고 부득부득 25일 꽃 축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이사장 최성)는 24일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일체의 이벤트성 문화행사를 취소하고 4월 25일부터 5월 11일까지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비즈니스와 관람위주로 조용한 가운데 고양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양시가 각각 350만원의 여행경비를 지원한 과장급 공무원 4팀이 부부동반 터키여행을 떠난 일에 대해 고양시는 “지방공무원법 제77조 (능률 증진을 위한 사항) 관련 판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방공무원법 제77조(능률 증진을 위한 사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무원의 근무 능률을 높이기 위하여 보건·휴양·안전·후생, 그밖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한편 세월호가 침몰한 다음날인 17일 오전 7시 30분 터키로 부부여행을 떠났던 고양시 과장급 공무원 4팀 중 한 팀은 부친상을 당해 22일 귀국했으며 다른 3팀도 물의를 일으키자 25일 오전 귀국 즉시 출근할 것이라고 고양시관계자가 말했다.

고양시의 꽃 축제 강행과는 달리 인천·대구·울산·경기·강원·전남·경남도 등 광역·기초단체들은 4월과 5월에 개최 예정인 각종 행사들을 취소·연기했다. 

인천시는 오는 26∼27일 강화에서 열 예정된 ‘인천 근대개항거리 문화제’와 25∼26일 인천시립무용단 정기공연 ‘아라의 서’ 등을 취소했다.

강원도 역시 5월 1일부터 춘천에서 개최하려던 ‘강원 4대 호수 물레길 페스티벌’을 무기 연기했고 전남 함평군과 장성군도 5월 2일 시작되는 ‘함평나비축제’와 ‘장성홍길동축제’를 취소한 바 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시민(38세)은 “나 자신이 고양시민이라는 사실이 창피스럽다”며 “시장님이 요즘 무슨 생각으로 지내시는지, 혹시 어디가 아프신 건 아닌지 근심된다”고 안타까운 표정까지 지으며 말했다.

고양지킴이 성명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양시는 2014 고양국제 꽃박람회 전체일정을 연기하라! 지금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상황에 처해있음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생때같은 아이들 수백 명이 사망 실종되어있고 아직도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꽃박람 회를 일정대로 개최한다는 이 망종적 발상의 진원지는 어디인가? 고양시는 이미 약속된 외국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관계를 이유로 들고 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만 하면 되지 않은가? 꽃박람회장 개장과 비즈니스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꽃박람회 조직위원회에서는 개막식 취소와 불꽃놀이 등 행사는 취소하고 개장만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꽃박람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놀이행사인데 이를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이 발상은 누가 한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온 국민은 지금 큰 슬픔에 잠겨 있다. TV를 켜기조차 겁이 난다고들 한다. 언론을 볼 때마다 눈물만 흐른다.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인다. 이런 시기에 꽃박람회라니...... 고양시는 당장 꽃박람회장 개장을 연기하고 사과하라!  이는 100만 고양시민의 자존심이다. 수준 높은 고양시민들은 꽃박람회장 개장에 절대 박수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고양시민들의 이 준엄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꽃박람회를 밀어붙인다면 이후 발생되는 모든 책임에 대해 최성 고양시장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14. 4. 24 고양시지킴이(010-8588-8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