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꽃은 다시 펴서 오잖아요. 저도 오늘 꽃한테 그랬어요. 꽃은 다시 피면 내년에 올 수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언제 오냐."

"내 손자나 손녀로 오라고 그랬어요. 그랬어요, 내가 너무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어른다운 짓을 못해서 우리가...그 많은 학생들 피지도 못하고 가버렸으니. 우리 학생들."

지난 열흘간, 가족을 찾지 못한 당신의 슬픔과 분노를 진도 팽목항에 가득 찬 쉰 울음소리로 짐작해봅니다.살아 돌아올 거란 믿음과 다시 꼬옥 안아줄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지금, 그래도 기적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함께한 진도 팽목항에서의 절규하는 72시간을 KBS2 '다큐3일' 조심스레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은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무너지게 했다. 탑승객 476명 중 325명은 수학여행 중이던 열여덟 살 어린 학생들. 사고소식을 듣고 실종자 가족 1000여명이 애타는 마음으로 진도 팽목항에 모였다. 가족의 구조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기 위해 현장에 모였지만, 야속하게 사망자만 늘어날 뿐 생존자 구조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주검이 발견될 때마다 내 아들, 내 딸, 내 가족이 아니길 기도하던 사람들. 하지만 사망자가 실종자 수를 넘어선 지금, 실종자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기 전 딱 한 번만이라도 품에 안아보고 보낼 수 있길 소망하고 있다. 더딘 구조 활동과 악천후 속 절망을 지나, 유속이 가장 느린 소조기에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 그래서 더 가슴 저렸던 진도 팽목항에서의 사흘간의 기록이다. 

사고 8일째인 23일, 팽목항에서 바라 본 진도 앞바다는 눈부시게 평온했다. 하지만 반짝이는 그 바다 한 쪽은 돌아오지 않는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바다를 향해 목 놓아 우는 실종자 가족들로 가득했다. 이런 힘겨운 이들을 위해, 하루 평균 2000명의 위로의 손길들이 진도에 모였다. 그들은 벼랑 끝에 선 실종자 가족들을 붙잡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했다. 곡기를 끊은 실종자 가족에게 눈물로 호소라며 먹을 것을 권하고, 생업도 미룬 채 그들의 손과 발이 된 봉사자들. 그들은 하나같이 미안하다 말했다. 그 미안함이 모여 돌아오지 않은 이들을 함께 기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55분에 시청자를 찾아간다.

사진 = KBS2 '다큐3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