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학벌주의와 입시제도의 희생양들

[뉴스에듀=김선태 국민기자]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은 정말 폭력만의 문제인가? 그리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은 과연 어떤 아이들인가?

사실 우리나라 요즘학생들은 정말 비뚤어진 교육제도와 사화제도의 희생자들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의 가장 잘 못된 사회제도가 바로 학벌주의일 것이다. 다른나라에서도 학벌주의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국의 이튼스쿨 같은 곳은 완전히 귀족학교이고, 또한 귀족의 자제들이 다니는 곳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학벌 주의는 영국의 이튼 스쿨 못지않는 귀족학교, 에리트 학교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소위 말해 SKY대학의 위력은 대단하고 그런 학교를 나오지 않는 사람은 어떤 부서, 혹은 어떤 회사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는 게 대부분의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우너하여서라도 내 자식만은 그런 학교에 보내고 말겠다는 부모들의 한풀이식 입시교육은 전세계에서 가장열성적인ㅇ 부모의 교육열을 만들어 내었고, 전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사교육시장의 성황은 불이 꺼질줄 모르는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에 비견할 만한 성업을 이루어내고 있다.

이러한 학벌주의는 그에 따르지 못한 99%의 청소년들에게 좌절과 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런 아이들은 각자 자기 나름의 진로를 찾아서 나름대로의 행복과 성취감을 찾아가면 정말 다행스럽고 국가적으로도 행복을 나누는 그런 일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일단 일류가 아니라도 대학은 나와야하고, 어떻게든 대학 간판은 달아야 한다는 일념에 매달린다. 그리하여 수많은 대학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서는 온갖 부조리를 만들어 내는 사학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엉터리 학점 관리로 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사회적으로 학력 인프레만 이루어졌지 진정 학력으로 또는 실력으로 대학을 졸업한 당당한 실력자가 아닌 간판만 달고 나오는 대졸자를 양산하고 말았다.

일단 대학을 졸업한 그들은 이제 “내가 어디 지저분한 옷을 입고 땀을 흘리는 작업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어설픈 직업관만 길러주고 말았다.

우리가 역사에서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학문에만 매달려서 생업을 포기하고 오직 과거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가 뜻을 이르지 못하면 그만 폐인이 되고 말았다고 어리석은 사람들로 취급을 한다. 그렇지만 요즘의 젊은이들은 절대적으로 그보다 나을 것이 없고 그보다 더 인문숭상이나 하고 땀흘리고 노동을 하는 것을 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청년실업자가 백만이 넘는다나 뭐라나 하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중소기업 같은 곳에서는 우리나라 인력을 구한다는 것은 사치이고, 외국근로자라도 어찌어찌 구해야만 간신히 공장을 돌릴 수가 있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그러나 30여만명 이상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공장을 놔두고도 백만 이상의 젊은이들은 실업상태에서 몇 년이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일자리만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자기가 그만큼 실력이 있고 기술이 있다면 당연히 다른 곳에서라도 실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런 일자리를 구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학력 인플레만 이루어 놓고 그에 맞을 일자리는 없는 사황이다보니 청년실업자문제가 심각해질 수박에 없게 된다. 대학이란 사실상 취직을 하기 위한 기술훈련소나, 기능연마소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학이란 학문을 연구할 학자들이 자기의 연구를 위해서 학문을 하는 방법을 익히고 연구의 방향을 잡아서 평생 연구에 몸을 바칠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대학은 취업률이 높아야만 대학평점이 높아지고, 우수대학으로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일단은 취직 학원이나 마찬가지로 취업을 위한 취직시험학원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교육제도에서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젊은이들은 진정 사회제도와 학벌제도의 희생물들이며, 그런 희생자들 끼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반감은 사회부적응 형태를 띠고 점점 사회와 등을 돌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 현상들 때문에 소득의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구조가 되고 학벌주의가 사회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병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잘 못된 사회제도와 사회현상 때문에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내몰리고, 그것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과 장래를 깔아뭉개어서 좌절과 이탈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장래가 암담한, 그리고 적응하기엔 너무나도 멀고 험한 사회에 적응 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집단이 학교폭력으로, 왕따 현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지도 모른다. 아니 이렇게 불합리한 제도 속에서 희생자가된 그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이란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폭력을 휘두른 청소년이나 피해자나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사회현상에 적응하지 못해서 생겨난 이단아요, 사회 부적응으로 괴로운 군상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