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나와 다른 사람은 인간도 아닌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니 널리 알려지고, 널리 읽히고 있는 작품들 중에서 자기와 다른 신체적 조건을 지닌 사람들을 멸시하거나 심지어는 사냥의 대상으로 까지 여기는 이야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나라별 이야기에서 101건 21.8%가 이런 내용이 포함 되어 있었다.

난쟁이, 거인, 신체적 불구자와 같은 자신들과 좀 다른 신체 구조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라면 아주 쉽게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품들에서 우리는 아주 끔찍하리만치 쉽게 마치 파리나 모기처럼 인간을 죽여 없애는 것을 보면서 이런 작품들을 읽고 자란 어린이들이 만에 하나 이런 현상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인다면 어쩌나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작품 속에서 거인이나 난쟁이는 정상인과 달리 언제나 못된 짓을 하는 사람이거나 마법사로 표현이 되고, 그래서 그런 마법사나 악마, 또는 범죄조직의 일원이어서 타도의 대상이 되거나 잡아 죽여야할 대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정말 거인은 모두 죽여야할 사람들인가? 난쟁이는 요정이나 마법사들인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이므로 일반 사람들과 격리 되어 살아야 하고, 언젠가는 죽여야 하는 대상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달리 생각하는 것은 유난히 단일민족이어서 다른 민족이나 외국인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들을 가지기 쉽다. 그렇지만 이제는 글로벌 시대이고, 지구 전체가 한 울타리 안에서 살게 되었고, 들어와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 외국인의 숫자가 몇 백만을 헤아리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시선을 갖게 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며,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인가? 하지만 이런 작품에 쉽게 동화된 어린이라면 이런 생각도 하지 않을까? 

①. 중국의 [나뭇군과 사슴아가씨]에서는 위험에 처한 사슴들을 호랑이에게서 구해준 나뭇군은 사슴아가씨와 결혼을 하였다. 처남사슴까지 함께 행복하게 사는데 황부자가 사슴아가씨인 나뭇군의 아내를 팔라고 했다가 안 되자, 빼앗으려고 산속에서 나뭇군을 낭떠러지롤 떨어뜨리려 한다. 이 때 사슴들이 황부자를 뿔로 받아서 낭떠러지로 떨어 뜨리며 함께 떨어진다. 3년 동안 정성을 다하여 병을 고치자 다시 아름다운 아내로 돌아온다. 

②. 이탈리아의 [카타리네타]의 두 번째 이야기 <옷들아 먹어라>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차별의 예를 짧은 이야기 속에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차별을 슨 것이지만 차별이 나쁘다는 것을 가르친 이야기이다. *규파가 어느 날 농장에 무엇을 얻어오려고 갔는데 차림이 험하다고 개를 풀어 내쫒아 버렸습니다. 다음번에 갈 때에는 농장 주인처럼 차리고 갔더니 식사에 초대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규파는 한 손으로는 배가 부르도록 먹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음식을 집어서 옷의 호주머니 등에 마구 쑤셔 넣었습니다. ‘옷아 먹어라. 네가 초대 받았으니.....’ 하면서 말입니다. 

③. 나이지리아의 [표범인간]이란 책에서 두 번째 이야기는 <쌍둥이 형제>로아자카라는 왕은 왕비가 아이를 낳았는데 쌍둥이를 낳았다. 이 나라의 법에는 쌍둥이는 죽여야지 기르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왕이지만 두 아들은 깊은 산속에 따로 가서 살게 해주었다.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죽어야 하다니... 

④. 페루의 [흑인의 꿈]이라는 이야기는 어느 부잣집에 일군으로 들어온 흑인을 주인이 괴롭히는 이야기이다. 주인은 하인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흑인을 괴롭혔습니다. “너는 개다. 개 소리를 내어 봐!”“ 개처럼 뛰어봐.” “옆으로 뛰어 봐.” “무릎 꿇어!” 하며 놀리다가 아무렇지 않게 뺨을 때렸습니다. “여기 밖에 자라. 이 배불뚝이 꼬마야!” 주인은 흑인에게 온 집안을 기어 다니라고 하기도 하고, 울어보아라, 웃어보아라 온갖 짓을 다 시켰습니다. 놀리다가 지치면 흑인을 걷어차 바닥에 나뒹굴게 하였습니다. 

⑤. 프랑스의 [이 가죽으로 만든 장갑]은 임금님이 싫어하는 프레빌을 좋아하는 공주에게 절대로 프레빌에게 시집을 안 보내려고 한다. 그러다가 이발소에서 머릿니를 발견하고 길러서 호박만 하게 자란 이가 죽자 그 가죽으로 장갑을 만들게 한 다음에 “이 장갑을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아는 사람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겠다.”고 나라 안에 널리 알렸다. 공주는 이발사를 통해서 프레빌에게 <장갑은 이 가죽>이라는 사실을 알렸고, 가장 나중에 오라고 했다. 그런데 프레빌은 오지 않고 숯장수가 가장 나중에 와서 세 번째 물음에 이를 보이며 <이것의 가죽>이라고 맞히고 만다. 숯장수는 변장을 한 프레빌이었고 이런 사실을 알고 기쁘게 결혼식을 치르게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사람의 모습이 다르다고, 생김새가 못났다고, 돈이 없다고, 가난하다고 함부로 냉대하고 짓밟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이 나타난다. 심지어는 난쟁이라고 죽이고, 거인이라고 잡아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런 일들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는 습관적인 일처럼 묘사 되어 있다.

인간이 자신이 처한 위치가 좀 험하다고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지만 요즘도 자기와 종교가 다르다고 폭탄테러를 가하고, 자신과 적국이라고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요즘 아프리카 등의 아랍권에서는 수십 년 이어온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독재자들에게 물러가라고 데모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독재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천 명이 죽어갈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이렇게 인권을 말살하고 함부로 짓밟아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자란 사람들일 것이다.

이 작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온 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를 몰아넣게 될 원인이 되고 독재자를 만들고 마는 엄청난 인류에 대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