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김선태 국민기자]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다시 말해서 아주 예절이 바른 나라라고 칭찬을 받아 왔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점점 이런 좋은 습관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어 가는 것일까 ? 여기에는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가정교육이 예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어린이들에게 옳게 가르치고 있는지를 한 번 반성을 해보았으면 싶다.

우리 조상들은 길거리를 다니면서도 항상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조심을 하였다. 길을 가다가 저쪽에서 사람이 오면 좁은 길을 비켜 가도록 해주기 위해서 길옆으로 비켜 서 주었으며, 특히 여자들은 남자들의 길을 가로지르거나 막아서지 말아라 고 가르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가르쳤던 것이다. 이제 21세기인데 여자들이라고 길을 비켜서라는 말은 아니다. 이제는 남녀를 가리지 말고 누구나 다 지켜야 할 일이다. 아무리 사람이 다니는 길이지만 남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걷고, 다름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준다면 서로가 편하고 길을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풍습을 가지고 있었건만 이제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우리 이웃들이 모여 사는 모습을 한 번 되새겨 보자. 식당에서 소리치고 뛰어 다니는 자기 아이를 나무라거나 말리지 않고 기분이 좋아서 바라만 보고 있는 요즘 부모들, 전철 칸에서 뛰는 아이들, 목욕탕에서 수영장으로 알고 소리치고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을 나무라는 부모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워 졌다. 아니 나무라기는커녕 도리어 이런 아이를 나무라는 어른이라도 있으면 [당신이 뭔데 남의 아이 기를 죽이느냐?]고 대들기까지 한다. 이것은 바로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을 바르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날 인천행 전철 칸에서 목격한 일을 하나 생각난다. 지하철 칸은 언제나 와 같이 빈 자리가 하나도 없이 빽빽한 채 인천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아마 영등포역이었던가 보다 아이를 하나 데리고 30대 중반쯤의 아주머니가 차에 올랐다. 빈자리가 없는데 아이는 차에 오르자마자 자리가 없다고 투정을 하면서 칭얼거리기 시작하였다. 마친 앞자리에 있던 학생이 너무 칭얼거리는 아이를 보고 민망하였던지 자리를 비켜 주었다. 어린아이는 재빨리 자리에 올라앉았다. 그냥 자리에 앉는 게 아니라 신발을 신은 채 기어올라서 옆 사람에게 신발이 닿는 것도 괘념치 않고 이리저리 뒤척이고 심지어는 자리에 올라서서 밖을 내어다 보기까지 하였다. 옆에 있던 학생 하나는 몸을 움츠리고 비켜서 아이의 자리가 넓어졌다. 아이는 털썩 자리에 앉더니 이번에는 곁에 앉은 할머니를 밀어 재치기 시작하였다.

“저리 비켜 ! 비키란 말야 !” 아이는 소릴 지르면서 자기 자리를 넓히려고 발로 할머니를 밀어 부쳤다. 할머니는 조금 비켜 앉으면서 자리를 넓혀 주었다. 그러나 아이는 그치지 않고 할머니의 머리를 쥐어 잡고 밀어대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아이가 너무 귀찮게 굴어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아이의 손을 잠아 떼어 내었다. 그러나 아이는 다시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아 끌면서 밀쳐 내려고 하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자리에 올라서서 할머니를 계속 밀친다. 할머니가 너무 귀찮게 하는 아이를 참고 기다리다가 너무 심한 아이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던지 홱 뿌리치면서 “얘가 왜 이래 ?” 하면서 손을 잡아 뿌리친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아이 어머니가 핏대를 올리면서 “할머니 ! 왜 아이를 때리고 그래요 ?”하고 소리를 쳤다. 이 소리에 찻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보아 왔기 때문에 모두 화가나 있었다. 그러나 차마 누가 먼저 잘못을 깨우쳐 주지는 못했지만, 모두 아주머니의 얼굴을 흘끔거리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참아오신 할머니가 도리어 무안한 얼굴로 “내가 언제 때렸다고 그래요 ? 아이가 귀찮게 하길레 뿌리쳤지 언제 때렸어요.” 하면서 아주머니의 얼굴을 바라본다. 앞자리에 떠억 버티고 선 아주머니가 “금방 때리지 않았어요?”하고 따지고 덤비는 것이었다. 이때 건너편에 앉은 점잖은 할아버지 한 분이 큰기침을 하시더니 “에끼 못된 사람 같으니라고, 뭐 할머니가 아이를 때렸다고 ? 여기 찻간에 앉은 사람들보고 물어 볼까 ? 저렇게 못된 아이가 어디 있어 그 할머니가 손자가 있으시니까 지금까지 참았지 나 같았으면 뺨을 갈겨 버리지 그냥 두어 그따위 못된 짓을 하는 것을 보고도 미안해 죄송하다는 말은 못할망정 되래 대들어 ?” 하고 큰 소릴 지르시자 젊은 아주머니는 그만 무안한지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히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역인지 정차를 하자 아이 어머니는 아이의 손목을 끌고 황망히 차에서 내리고 말았다. 그 때서야 찻간에서는 작은 일렁임이 일었다. 두런두런 못된 아이와 아주머니에 대해 비난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보는 요즘 우리 부모들의 모습이다. 이런 아이들을 길러 가지고 장차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이렇게 아이의 뜻을 무조건 받아 주다가는 나중에 아이가 청소년으로 자라서 부모가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 이런 의심을 해보는 것은 지나친 것일는지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은 언제 어디에서라도 바르게 가르치는 지혜를 가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