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교사들, 폭력·우울증·감정노동 매우 심각"

[뉴스에듀] 교사의 폭력 경험 비율 및 우울증 실태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년 내에 모욕적인 비난, 고함, 욕설을 들은 비율이 학제별로 모두 낮게는 20% 정도, 높게는 30% 이상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는 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월 3일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전국의 초, 중, 일반고, 특성화고에 근무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하였다. 2016년 전국 학교 현황 자료를 확보하여, 초등학교 6,253개, 중학교 3,239개, 고등학교 2,348개 중 학제 및 형태(초/중/일반고/특성화고)와 지역(도시/농촌)을 고려하여 8개 그룹(도시 일반고, 도시 특성화고, 도시 중학교, 도시 초등학교, 농촌 일반고, 농촌 특성화고, 농촌 중학교, 농촌 초등학교)에서 총 79개 학교, 3,345명을 무작위 추출하였다. 이 중 1,617명이 설문에 응답하였다.

가해자는 학생, 학부모, 동료, 상사 등 다양했는데,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가, 특성화고의 경우 학생이 주된 가해자였으며, 동료와 상사에게 피해를 입은 경우도 전반적으로 높았다. 또한 1년 이내에 신체적 폭행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는데, 신체적 폭행의 주된 가해자는 학생, 성폭력의 주된 가해자는 동료와 상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우울 설문(CES-D) 결과 전체 교사의 28.0%가 유력우울증, 11.9%가 확실우울증으로 나타났으며, 기간제 교사의 경우 유력우울증 33.6%, 확실우울증 18.1%로 정규 교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일반고 3학년(유력우울증 43.9%, 확실우울증 16.7%), 특성화고 3학년 담임 교사(유력우울증 31.4%, 확실우울증 17.1%)와 중학교 2학년 담임 교사(유력우울증 27.3%, 확실우울증 15.2%)의 경우 우울 수준이 다른 교사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업무 부담 또한 다른 학년 담임 교사 및 전체 교사에 비해 높게 나타났는데, 업무 부담을 낮추고 우울증에 대해 적절히 중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감정노동 설문 결과, 대체로 여성 교사가 남성 교사에 비해 감정 노동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봤을 때는 다른 감정노동 직업군에 비해 심한 것은 아니나 ‘조직의 지지 및 보호체계’ 영역은 다른 13개의 감정노동 직업군과 함께 비교했을 때 2위로 나타나 매우 심각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 교사가 아닌 담임 교사만을 대상으로 봤을 때는 ‘조직의 지지 및 보호체계’ 영역 외에도 ‘감정조절의 요구 및 규제’, ‘감정부조화 및 손상’, ‘고객응대의 과부하 및 갈등’ 영역에서도 감정노동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일반고와 특성화고 여성 담임 교사의 감정노동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직무요구’와 ‘관계갈등’ 영역이 교사의 직무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나타났다. ‘직무요구’ 영역의 경우 총 18개 그룹 중 15개 그룹(도시 일반고 남성/여성, 농촌 일반고 남성/여성, 도시 특성화고 남성/여성, 농촌 특성화고 남성, 도시 중학교 남성/여성, 농촌 중학교 남성/여성, 도시 초등학교 남성/여성, 농촌 초등학교 여성, 기간제 남성)에서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관계갈등’ 영역은 총 18개 그룹 중 7개 그룹(도시 일반고 남성, 농촌 일반고 남성/여성, 도시 특성화고 남성/여성, 농촌 특성화고 남성, 농촌 중학교 여성)에서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그룹별로 선택적으로 높게 나타난 직무스트레스 영역이 있었는데, ‘직장문화’ 영역의 경우 4개 그룹(농촌 일반고 남성/여성, 도시 초등학교 남성, 기간제 여성)에서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으며, ‘직무불안정’ 영역의 경우 3개 그룹(농촌 특성화고 여성, 기간제 남성/여성)에서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학교에서 교사로서 수행하는 10가지 업무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학생 생활지도’에 가장 많은 교사들이 업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농촌 특성화고(71.7%), 도시 특성화고(58.2%), 도시 초등학교(55.9%) 교사의 경우 50% 이상에서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업무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수학여행, 수련회 등을 포함한 ‘체험학습 지도’였는데, 그룹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30~40% 내외가 업무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하였다. ‘부서 및 학교 업무 처리’와 ‘공문서 처리’는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가 더 큰 업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학부모 상담’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에 비해 많은 업무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담임 교사만 따로 분류하여 업무 부담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일반고와 특성화고 3학년, 중학교 2학년 담임 교사의 업무 부담이 대체로 다른 학년 담임 교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교사의 근로 조건을 조사한 결과, 학급당 학생수와 주당 근무시간은 초등학교에 비해 중, 고등학교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일반 고등학교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가 35명 이상인 경우도 도시 27.1%, 농촌 16.9%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도시 일반고의 경우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비율이 11.8%, 농촌 일반고의 경우 15.9%로 높게 나타났다. 주당 수업시간은 초등학교에서 높게 나타났는데, 주 25시간 이상 수업하는 경우가 도시 초등학교의 경우 6.3%, 농촌 초등학교의 경우 14.6%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5년 6개월(2011년~2016년 상반기) 동안 교육부에 보고된 교권침해 사건은 27,406건이다. 매년 5천여건의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것임.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권침해 발생 시 학교장에게 통고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는 교사의 비율이 50%를 넘고 있고, 학교장에게 교권침해 사실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한 경우에도 조용히 해결하자며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한 교권침해 사건은 27,406건의 몇 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7,406건의 교권침해 사건 중 학생에 의한 폭언욕설(62.5%), 수업방해(20.8%)의 경우가 80%를 넘고 있으며, 그 외 심각한 유형인 폭행 490건(1.8%), 성희롱 사건도 467건(1.7%)이 발생하였다.

한편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2013년~2016년 상반기 교권침해사건 14,657건 중 피해교원에 대한 조치는 연가 29명, 공가 2명, 일반 병가 424명, 공무상 병가 77명, 일반휴직 14명, 전보 1,842명이다. 14,657건 중 피해교원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16.2%인 2,388명에 불과하고, 그 조치내용 또한 77.1%가 전보조치라는 것이다. 교권침해를 당해 결근하게 되었다면 공무상병가, 공무상휴직 처리가 마땅함에도 이렇게 처리된 비율은 0.5%에 불과며, 전보조치는 피해교사를 보호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비정기전보라는 점에서 교권침해에 따른 이중 피해이다.

이번 조사는 직업환경의학적 기준에 의거 교원의 직무스트레스와 업무부담, 감정노동 우울실태를 최초로 조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전국 8개 그룹 학교 교사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더불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사를 상대로 한 면접조사가 1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한편 전교조는 "교원의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한 조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여 교원의 근무조건과 건강실태의 개선을 위한 자료를 확보할 것이다.'면서 "입시경쟁교육과 경쟁주의적인 교원정책의 폐지, 협력적 교육활동과 교육공동체 복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