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몇 달 전 우연히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 수강생은 고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후반의 여성이었는데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무슨 일 있으세요?'하고 물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안색이 그토록 안 좋았던 이유는 딸의 시험일 아침 미역국을 끓었기 때문이었다. 그날이 마침 딸의 생일이라 별 생각 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스레 미역국을 끓여 아침밥을 차려주었는데 식탁을 본 딸이 '엄마, 오늘 시험 보는데 미역국을 끓이면 어떡해. 시험 못 보면 다 엄마 때문이에요.'하며 아침도 안 먹고 나가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딸을 학교에 보내고 자격증 취득 준비를 위해 학원에 오긴 했지만 엄마의 마음도 몰라주고 신경질만 낸 딸이 야속하기도 하고, 딸의 시험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자신에게도 화가 나 속이 상했다는 이야기였다.

흔히 시험일에 미역국을 먹으면 미역처럼 생각이 풀어져서 또는 미끄러져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거나 불합격한다는 속설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시험 징크스' 중 하나다. 하지만 미역국은 혈액순환을 돕고, 포만감을 주어서 위에 부담을 적게 주기 때문에 시험일에 먹어도 좋을 영양식이라고 한다.

징크스는 시험이나 경기와 같은 합격 또는 승패를 결정할 때 많은 영향을 준다. 스포츠의 경우 '징크스 없는 운동선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우승후보로 평가 받던 팀이 첫 경기에 약체팀에 패하는 '첫 경기 징크스'가 있는가 하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에서 이란에 패해 '이란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렇다면 징크스는 왜 생기는 걸까? 징크스는 흔히 인과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아침에 까치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우연치 않게 길에서 학창시절 동창을 만난다거나 컵을 깨트렸는데 그날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접 지르게 되는 일을 겪었다면 자신도 모르게 까치 우는 소리는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징조로, 또 무언가 떨어트리거나 깨트리는 것은 안 좋은 일이 생길 징조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자기암시라고 볼 수 있는데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에 더 많이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하나씩은 크건 작건 자신만의 징크스를 갖고 있을 것이다. 징크스는 어떠한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스스로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수 있게 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해보지도 않고 징크스 때문에 안 될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징크스를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속적으로 징크스에 부딪혀 인과관계가 없음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일에 미역국을 먹으면 성적이 좋지 않다거나 불합격한다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면 시험일 때마다 미역국을 먹는 것이다.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거부감도 들겠지만 어느 순간 미역국이 시험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이 후에는 아침 메뉴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부정적인 징크스 대신 긍정의 징크스를 만드는 것도 좋다. 시험 징크스 중에 씻지 않는 징크스를 가진 사람도 있는데 시험 전날 깨끗이 씻으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져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다고 자기암시를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징크스를 갖지 않는 것이지만 징크스를 갖고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징크스를 깨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