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IT 서비스 업체 H사는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출시하면서 마케팅팀과 개발팀 간에 엄청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새로운 서비스 상품 개발을 위해 마케팅팀은 시장조사를 실시했고, 조사결과를 토대로 고객의 니즈에 맞춘 상품 기획안을 작성해 개발팀에 넘겼다. 개발팀은 마케팅팀의 기획안대로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려 했으나 문제가 많았다. 우선 서비스 상품 출시기간이 촉박했고,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기술들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결국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마케팅팀과의 충분한 조율 없이 진행 가능한 부분만을 반영해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개발했다.

그런데 새롭게 출시된 서비스 상품이 고객에게 호응을 얻지 못해 기대만큼 매출을 올리지 못하자 두 팀간에 마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출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마케팅팀은 개발팀이 기획안의 내용대로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난 거라며 만약 기획대로 서비스 상품이 구성되어 출시 되었다면 분명 매출이 크게 올랐을 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개발팀은 이번 서비스 상품은 기획자체가 개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오류가 많았다며 처음부터 잘못된 기획을 한 마케팅팀이 문제라고 받아 쳤다. 결국 새로운 서비스 상품 출시에 따른 문제해결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두 팀간의 갈등만 더 깊어졌고, 후속 서비스 상품 개발 일정도 미뤄져 H사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H사의 마케팅팀과 개발팀처럼 각 팀이나 부서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이기주의적인 주장을 내세우며 갈등을 겪는 현상을 '부서 간 이기주의'라고 이야기한다. 부서 간 이기주의를 '사일로 효과'라고도 말하는데 사일로(silo)는 곡식이나 사료를 저장해두는 굴뚝 모양의 창고를 의미한다. 조직의 부서들이 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부서나 팀의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을 빗댄 것이다.

하루 8시간 이상을 같은 부서나 팀 사람들과 함께 보내다 보니 서로 간의 유대감이 다른 직원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할 수 밖에 없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부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부서 또는 팀 별로 성과평가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면서 다른 팀과의 협업보다 팀 성과를 우선시 하는 경향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부서 간 이기주의가 만연한 조직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부서 간 이기주의는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조직 안의 모든 팀이 함께 협력해야 기업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데 자신의 팀만 생각하다 기업의 매출향상이나 성장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서 간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서 간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서 간 갈등이 생기는 원인을 살펴보면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지 못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못했기 때문이 대부분이다.

▲ 양형남 대표

부서 간 협업의 활성화를 위해 회식이나 워크샵 등 직원 모두가 단합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기업에서는 직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업의 가치와 목표를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공통의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게 되면 업무를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훨씬 수월하게 단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양형남 에듀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