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신문=대전.세종.충청본부장 홍경석 기자] 각 가정의 비상대비서(非常對備書), ‘맹따주기 응급처치’

그예 과로가 원인이었다. 먼저 콧물이 줄줄 흐르고 기침까지 가세했다. 이따금 재채기까지 하자면 성대(聲帶)까지 아파서 견딜 재간이 없었다. 약을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잘 먹고 잘 쉬면 차도가 있었겠지만 풍찬노숙, 아니 풍찬노근(風餐露勤)에 다름 아닌 야근의 계속은 코감기를 몸살감기로까지 발전시켰다. 좌고우면 끝에 <맹따주기 응급처치> (저자 이수맹 & 발간 행복에너지) 책을 서가에서 끄집어냈다.

그리곤 코감기의 원인부터 살펴봤다(P.214). =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로 인해 코의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원인이며, 일반적인 감기에 감염으로 인한 비염이 더해진 것을 말한다' =

이어 코감기의 증상으로는 ‘코가 꽉 막혀 말을 하거나 숨을 쉬기가 힘들며, 콧물이 나고, 재채기, 코가 막히고, 두통이 있고 미열이 있다’고 정의하고 있었다. 맞다! 이번엔 <몸살감기>를 들여다봤다(P.212).

= '(원인) 면역체계의 약화와 무리한 활동으로 인한 피로감이 원인이다. (증상) 몸에 오한이 들고 떨리며, 열이 나고, 사지가 쑤시는 증상이 나타난다. 팔이나 다리의 관절이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법은? = 1. 손의 정혈인 1번 소상혈과 3번 상양혈을 따주기 하고, 2. 발의 정혈인 20번 지음혈을 따준다. 3. 양손과 발을 모두 따준다. 4. 따줄 때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을 먼저 따주면 효과가 있다. =

예전에 음식을 먹은 뒤 당최 소화가 안 되기에 의료기상회에서 사온 채혈기(採血器)가 있어 찾아냈다. 책에서 알려준 대로 우선 손을 깨끗이 씻었다. 다음으론 채혈기로 책이 지정한 순서에 입각하여 손과 발을 찔렀다.

그러자 검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그 덕분이었을까... 적지 않은 동안 나를 고생시켰던 감기가 그제야 안녕~ 하며 달아났다. 옛날, 병원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에는 가벼운 병일 경우, 집에서 침이나 침 대용으로 쓸 만한 뾰족한 것으로 손가락 끝, 또는 발가락 끝의 일정한 부위를 한두 곳 찔러 응급처치를 하였다.

아이가 음식을 급히 먹고 체하였을 때 우리 할머니들이 옷깃의 바늘로 엄지손가락 끝을 따서 피를 짜내주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연상하면 쉬 다가오는 어떤 의학상식이 바로 이 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이 있는 부위를 침으로 찌른 후 혈액을 짜내는 치료법이 있는데 이를 ‘따주기’라고 한다. 고로 <맹따주기 응급처치>는 우리 신체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이상증상에 대한 고찰과 함께, 자신의 몸에 찾아온 증상을 스스로 쉽고 빠르게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이 책은 ‘이론편’과 ‘치료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론편’에서는 ‘따주기’의 원리, 경맥과 경혈에 대한 간단한 이론, 손끝과 발끝의 혈이 중요한 이유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치료편’은 소화기, 심장, 머리 및 안면 등 11개의 분야를 나누어 다양한 질환을 다스리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각 설명 하나하나엔 손끝과 발끝의 정혈 위치를 표시한 사진이 포함되어 있으며 보고 따라 하기 수월하도록 돕고 있어 더욱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소화기 질환’을 시작으로 ‘심장 질환’과 ‘머리·안면 질환’, ‘이비인후과 질환’을 거쳐 ‘상·하지 질환’과 ‘허리 질환’, ‘여성 질환’, ‘비뇨기계 질환’, ‘어린이 질환’에 이어 ‘감기질환’까지를 두루 망라한다.

그래서 가정마다 이 책을 비상대비서(非常對備書)로 지닌다면 가족 모두가 구급약의 개념으로 쉬 이용할 수 있다. ‘체력은 국력’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체력이 개인적으로는 건강을 촉진하고 가정에는 화목을 선사하며, 사회적으로는 건강하고 유능한 사회인과 민주시민을 육성하게 되므로, 나라에는 국력의 기본의 바탕이 된다.’는 뜻이다.

반면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그러므로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고 챙겨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현직 중학교 교장이 20 수년 동안 침(鍼)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것은, 사람들에게 ‘침이란 아프고 무서운 것이며, 배우기가 무척 어렵다!’ 라는 인식이 깊이 뿌리내려 있음을 타파하자는 데서 저술의 동기를 불러왔다는 점이다.

이에 저자는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에게 쉽고, 간단하며, 편리하게 침의 효능을 알게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심하게 되었고, 그 결과 ‘맹따주기 응급처치’라는 이 책이 발간된 것이다.

▲ 홍경석 기자

우리 몸에는 피가 다니는 길인 혈관(血管)이 있고, 기가 다니는 길인 경락(經絡)이 있다. 피와 함께 기가 경락을 통해 잘 흐르면 건강하지만 반대로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약해지거나 병들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갈수록 책을 안 읽는다고 한다. 그래서 말인데 이 책 한 권이면 가족 모두 건강을 지키면서 걱정 없이 장수할 수 있기에 강추한다. 책에는 역시 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