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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빠사나’를 아시나요? 나의 웰다잉 노트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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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4  17: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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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대전 충남 세종 홍경석 교육전문기자] 내일은 기분 좋은 날이다. 사랑하는 아들과 며느리를 만나는 때문이다. 사돈어르신도 같은 자리에서 뵐 예정이다. 이를 의식하여 어제는 야근 들어가기 전 회사 근처의 미용실을 찾았다.

두 번 째 가는 곳이었기에 주인아주머니와는 금세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아저씨는 자제분들을 다 결혼시키셨나요?” “그럼요! 올 1월엔 외손녀를 만났고, 오는 8월엔 친손자까지 볼 예정입니다.”

의기양양(?)하게 답하는 필자와 달리 주인아주머니는 미간이 장마철 먹구름으로 변하는 모습이 거울에 그대로 반사됐다. “나는 남매를 두고 있는데 둘째인 아들은 벌써 초등학교 다니는 손자를 선물한 반면 첫째인 딸은...”

마흔이 넘도록 결혼은 아예 생각도 않고 있다며 땅이 꺼려라 한숨을 쉬셨다. 위로가 될까 싶어 첨언했다.

“제가 경험해 보니 남녀관계라는 건 누구도 모를 일이더군요. 너무 걱정 마시고, 또한 자꾸만 결혼하라고도 하지 마세요. 좋은 말도 세 번이면 짜증으로 변하니까요. 인연이 되면 번개탄보다 빨리 불이 붙는 게 남녀관계라 생각하시면 한결 마음도 편해지실 겁니다.”

그럼에도 함구한 채 필자 머리만 다듬는 미용실 원장님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새삼 필자의 삶은 그래도 실패한 인생은 아니었다는 어떤 자가당착(自家撞着)의 흡족함이 스멀스멀했다.

[준비하는 황혼,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 나의 웰다잉 노트](저자 박종헌 % 출간 행복에너지)는 필자처럼 황혼에 접어든 삶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선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실제와 철학적 개념까지를 아우르며 저술한 역작이다.

참한 배우자를 만나서 안락한 가정을 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을 낳는다. 공부는 물론이요, 효심까지 심청의 뺨을 칠 정도로 효자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이런 것은 우리네 필부들의 보편적 삶이자 행복 추구의 모델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 삶’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주변에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쨌든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수순에 의거,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 역시 후자의 죽음을 맞고 싶음은 당연지사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한없이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끝이라는 절망감, 죽음 앞에서는 어떤 저항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결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허무함에 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 끝없이 몸부림치며 부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감정의 밑에는 삶에 대한 집착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죽음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모든 부정적인 시선은 죽음이 자기 삶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는 막연한 공포감과 죽음 뒤의 세계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때문이다.

즉 죽음을 막연히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열망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발버둥 치고 그토록 한없이 몸부림치더라도 우리는 살아 숨 쉬는 생명이며, 그렇기에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죽음에 대해 막연히 부정하기보다는 반드시 찾아오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시선을 달리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 『나의 웰다잉 노트』는 이런 생각 속에서 탄생한, 저자의 치밀한 연구가 빚은 산물이다.

저자가 말해주는 수많은 명구와 불교경전의 경구를 따라가다 보면, 죽음이란 오히려 받아들임으로써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우리가 더 희망차고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저자는 WELL-DYING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우리는 WELL-BEING은 비교적 잘 알고 있고, 최근에는 WELL-AGING이라는 말이 화두에 오른다. 그러나 WELL-DYING이라는 말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저자가 말하는 WELL-DYING은 WELL-BEING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아름다운 마무리, 즉 잘 죽기 위하여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깨끗하고 사람답게 죽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 WELL-DYING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WELL-BEING을 찾게 된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람답고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선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여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삶, 주변인들에게 베풂으로써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삶, 주위에 행복을 전하는 삶을 살며 자신이 죽은 뒤에도 뒤탈이 없도록 모든 것을 준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도 이중 잣대를 들이밀며 남을 평가하고, 살아있는 동안 잠깐 누릴 일신의 안위를 위해 수많은 인간관계를 저버리기도 한다. 잠시의 즐거움을 위해 건강을 등한시하거나 소통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제법무아(諸法無我)를 말한다. 불교적 관점에 의해 ‘나’는 항상 변하고 있고, 그럼으로써 하나의 고정된 ‘나’라는 존재는 없으므로 무아(無我)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나’는 없으며 자아 역시 ‘나’의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하나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집착을 버리며 ‘나’를 비워 마침내 WELL-DYING으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을 읽노라면 우리가 간과했던 삶에서의 많은 부분을 고찰하게 되는 수확도 무성하다. 우선 앨빈 토플러의 ‘녹슬지 않는 인생’(P.37)이 손꼽힌다. = 1. 사색하고 메모하라 2. 호기심을 발산하라 3. 다르게 생각하라 4. 생각의 틀을 깨고 도전하라 5. 나를 디자인하라 6. 작은 행복을 즐겨라 7. 폭 넓게 사귀고 협력하라 8. 미래를 살펴라 =

부단한 자기노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일 게다. ‘인간관계를 나쁘게 만드는 요인’ 역시 허투루 볼 수 없다(P.64~65). 자기중심적 사고방식,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상대방을 불신하는 경향,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지 않는 것,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핵심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밤낮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였다. 참고로 위빠사나(Vipassanā, 觀)는 세간의 진실한 모습을 본다, 혹은 분석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어느 한 대상에 마음을 집중하여 고요한 상태[samatha, 止]를 얻은 후에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성, 소멸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수행을 말한다. 이것은 붓다가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으로서 초기 불교부터 매우 중요시되어왔다.

저자는 생사학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저자의 바람대로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아름답게 살아감으로써 대한민국 국민 모두 희망찬 삶을 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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