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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32. 생일상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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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1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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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생일상生日床) 

아들을 낳은 날은 정말로 더웠다! 방에 누으면 등짝이 마치 엿처럼 쩍쩍 달라붙었다. 도둑이 들어와도 훔쳐갈 게 없었던 당시에 에어컨이 있을 리 만무였다.

단칸방은 슬래브(slab = 콘크리트 바닥이나 양옥의 지붕처럼 콘크리트를 부어서 한 장의 판처럼 만든 구조물) 형태였는데 바로 옆집과는 높은 담이 경계했다. 따라서 바람 한 점조차 인색했음은 물론이다.

낮에 난로처럼 달궈진 집은 밤이면 더 더웠다. 그래서 밤마다 불난리(불이 나서 몹시 혼잡하고 어지러운 상태)로 머리까지 아팠다. 염천 더위를 참다 못 한 아내는 급기야 출산 이튿날 옷을 훌러덩 다 벗었다.

산후조리를 해 주고자 오신 장모님이 경악하셨다. “너, 시방(지금) 뭐하는 겨?” “더워서 미칠 것 같아서 목욕하려고.” “찬물로?” “응.” “안 돼! 그러다 골병 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말거나 무식용감(?)했던 아내는 수돗물을 틀어놓고 목욕하기 시작했다. “어휴! 이제야 살 것 같네.” 세월은 여류하여 아들과 딸도 성인이 되어 결혼했다. 어제는 아들의 생일이었다.

며느리와 외식하라고 약간의 돈을 보냈다. 잠시 후 아들은 며느리가 차려준 생일상(生日床)을 인증샷으로 보내왔다. 출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며느리이거늘 언제 일어나서 그처럼 진수성찬(珍羞盛饌)의 생일 음식과 반찬을 다 만들었담!

“몸도 무거울 텐데 차라리 외식을 하지...” 아내의 걱정 글이 가족 카톡방에 올라왔다. 딸 역시 걱정을 표하면서 커피상품권을 생일선물로 보냈다고 했다. 순간, 피는 물보다 진하며 가족의 끈끈함은 말복(末伏)의 더위보다 더 끈끈함에 행복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생일상을 모르고 자랐다. 어머니가 부재(不在)한 때문이었다. 이 아들보다 술을 더 좋아했던 아버지는 아들의 생일날조차 기억과 염두에 두지 않으셨다. 그래서 해마다 생일이 도래했어도 미역국 한 그릇 얻어먹기조차 힘들었다.

이런 아픔 때문에 아이들의 생일은 반드시(!) 챙긴다. 딸에 이어 아들까지 결혼한 뒤로는 사위와 며느리의 생일에 꽃바구니까지 보낸다. 이는 물론, 그로 말미암아 부부의 금슬(琴瑟)이 더 튼튼해지라는 이 장인과 시아버지의 암묵적 압력(壓力)이 내재되어 있다.

누구나 해마다 생일을 맞는다. 아내는 내 생일날, 미역국 외는 별다른 음식도 만들어 주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는 잡채는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불만을 드러낼 수 없다. 가뜩이나 건강도 안 좋은데 무슨 생일상이랴!

장모님의 예언대로 아내는 골병이 들었다. 다만 서운하니까 외식을 하며 소주 두어 병 비우는 걸로 대체한다. 며느리는 빙기옥골(氷肌玉骨)의 미모에 더하여 음식솜씨까지 뛰어나다.

아들이 딸에 이어 배우자까지 참 잘 만났기에 나는 행복하다! 아내는 벌써부터 며느리에게 줄 출산축하금을 챙기고 있다. 곧 탄생하는 친손자 또한 제 아빠를 닮아 ‘8월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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