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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3일] 해양경찰교육원 새내기 460명
김순복 기자  |  aha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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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1  23: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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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김순복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해상에는 저희 해양경찰을 찾는 국민들의 간절함이 있을 겁니다. 저는 2년의 수험기간 동안 간절함을 배웠습니다. 그분들의 간절함을 제가 2년 동안 느낀 간절함으로 채울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갖춘 해양경찰이 되고 싶습니다.-안영웅(31)

아침부터 쏟아지는 한 여름의 햇살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이곳은,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해양경찰교육원. 지난 6월,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해양경찰 채용 시험에 최종합격한 460명이 ‘진짜’ 해양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39주간의 교육을 받고 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뙤약볕 아래 땀을 비 오듯 쏟고 수영장 물을 연거푸 들이마시며 훈련에 매진하는 청년들. 명실상부한 해양경찰이 되기 위해 녹록치 않은 관문을 통과하는 중이다. 일과 시간은 물론, 취침시간까지도 이어지는 쉴 새 없는 교육과 훈련은 교육생들을 단단하게 만든다. 제복에 대한 동경, 안정적인 삶에 대한 갈망,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삶을 살겠다는 기쁨…

해양경찰의 꿈을 키워온 이유는 다양했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 그들은 조금씩 꿈의 뒤에 따르는 책임과 소명을 깨닫고 있다. 꿈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만만치 않은 현실의 무게. 그 무게마저도 자부심과 애정으로 기꺼이 짊어지겠다는 용감한 젊은이들. 평범하던 그들이 해양경찰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열정을 쏟는 현장에서 그들의 ‘첫 걸음’을 함께 걸으며 들은 설레는 ‘첫 마음’ 이야기. 살다가 한번쯤 마음이 흔들릴 때면 언제고 꺼내 먹을 청춘들의 가슴 벅찬 시작에, 다큐멘터리 3일이 함께 했다.

   
 

■ 나의 간절함으로 누군가의 간절함을

뭐든 직접 되어보거나 경험해보지 않고선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끝없는 슬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슬픔을 헤아릴 수 있고, 절절한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절절한 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다. 간절한 마음 역시 마찬가지, 간절하게 무언가를 바라 본 사람만이 절실한 마음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다. 안영웅 씨는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해양경찰이 되었다.

몇 해 전, 어촌에서 낚시 어선을 하시던 아버지는 집중 호우로 어선 침수 피해를 입었다. 손쓸 새도 없이 사고는 발생했다. 배를 수리해서 다시 바다에 띄우는 데까지 걸린 시간만 꼬박 3개월. 지난한 그 시간동안 옆에서 영웅 씨의 가족들을 지켜준 것이 바로 해양경찰이었다.

동네 파출소에 있던 경찰관들은 3개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집을 찾아 실의에 빠진 가족들의 마음을 살폈다. 그때 받은 위로는 가족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큰 힘이었다. 감사한 그 분들에게 보답할 방법을 고민하던 영웅 씨. 물질적인 보답보단 더 의미 있는 방법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겠다, 결심했다. 그렇게 영웅 씨는 해양경찰이 되었다.

해양경찰이 되어 자신이 받은 도움을 국민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 공부를 시작할 때, 처음 가졌던 감사의 마음은 이내 절실함이 되었다. 그렇게 공부와는 거리가 멀던 영웅 씨의 고단한 수험생활을 지탱해준 건, 다름 아닌 절실함이었다. 절실함을 안고 마음을 다잡은 2년. 그 시간은 영웅 씨를 한층 성장시켰다.

간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원해보니, 간절한 마음으로 해양경찰을 찾는 국민들의 간절함이 이해가 되었다. 그렇게 이룬 해양경찰의 꿈, 그에겐 이제 새로운 꿈이 생겼다. 자신이 2년 간 느낀 간절함으로 국민들의 간절함을 채울 수 있는 해양경찰이 되는 것. 다부진 결심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며, 그는 오늘도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 누군가는 해야 할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

460명의 교육생들 중엔 ‘구조특임’으로 선발된 50명의 교육생이 있다.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해군 특수전전단(UDT) 출신, 해군 해난구조대(SSU) 출신, 인명구조요원 출신 등 그 면면도 다양하다.

졸업 후에는 전국의 구조대 등으로 발령 받아 해상에서 일어날 각종 안전사고의 구조를 담당하게 된다. 해상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들. 누구나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인 만큼, 실전과 다름없는 엄격한 훈련이 날마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상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고는 악천후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 현장과 유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m 높이의 거친 파도를 가르고, 5m 높이의 헬기에서 신속정확하게 뛰어내리고, 세찬 파도와 조류 속에서 80kg에 달하는 더미 인형을 구해 와야 한다.

사고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법, 실내훈련장의 조명을 모두 내리고 나면 영락없는 폭풍우 속의 밤 상황이 연출된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좋은 체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그들이지만 확보되지 않는 시야에, 정신없이 몰아쳐오는 거센 물살.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 모두가 속수무책이다.

물속에서 이렇게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은 이들에게도 처음. 시험에 합격한 후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던 자신만만한 마음도 이내 머리를 숙인다. 이렇듯 가상의 훈련조차도 허투루 할 수 없는, 위험하고 힘든 일.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이 일을 제대로 해내고 싶은 이유가 있다.

누군가의 생사가 달린 일이라는 묵직한 사명감, 그리고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있다는 자긍심. 예비 해양경찰에서 진짜 해양경찰로 다시 태어날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며, 그렇게 또 한 뼘 자라나고 있는 교육생들. 타인의 생명을 지킬 자격은, 의지에 능력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온전해지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만화와 드라마에 나오던 수많은 모습의 경찰 아저씨들. 그 중에서도 너른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의 모습은 소년의 마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바다의 빛깔을 닮은 푸른 제복, 어깨 위에 반짝이는 은빛 견장. 소년의 환상은 동경이 되었고, 동경은 이내 꿈이 되었다.

제복을 입은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힘든 수험생활도 기꺼이 이겨냈다. 근사한 모습으로 바다를 지킬 상상을 하면 다시 책을 넘길 힘이 났고, 막막하기만 하던 미래에 대한 걱정 사이로 빛이 드는 기분이 들었다. 단순했다. 한없이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 마음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새 돌이킬 수 없는 진심이 되었다.

임창진 씨는 그렇게 해양경찰교육원에 들어왔다. 입교 후 마주한 해양경찰의 현실은 머릿속으로만 그려오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반짝이고 찬란하고 화려한, 그런 단어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칠고 치열하고 고단한, 상상과 전혀 다른 단어들이 이 직업을 설명했다.

덜컥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환상은 마음속에 묻어두고 현실과 부딪히기로 했다. 무서운 마음을 이겨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고, 시험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기 위해 두꺼운 책을 다시 펴들었다.

대단한 목표를 세우는 대신 할 수 있는 일들을 제대로 해내자 결심했다. 졸업 전 이루고 싶은 건 단 한 가지, 해양경찰로서 내 마음가짐을 분명히 하기. 그는 작은 목표들이 쌓여 이뤄낼 큰 변화를 믿는다. 오늘, 이곳에선 누군가가 또 한 뼘 자라고 있다.

   
 

사진=다큐멘터리 3일 '해양경찰교육원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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