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 English 日本語 뉴스에듀를 시작페이지로 최종편집 : 2024.4.12 금 13:39
뉴스에듀신문
뉴스 교육 사회 문화연예 화랑인 교육센터 모집등록
뉴스홍경석 칼럼
[홍 기자의 연작수필](52) 세상에서 가장 고운 꽃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10.03  12:23:3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세상에서 가장 고운 꽃 

건강검진표가 우편으로 도착했다. 혈압이 다소 높으니 주의하라는 것 외엔 딱히 이상이 있다곤 안 했다. 매년 회사 지원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받는다.

그래서 지난달에 모 의료기관을 찾았다. 서류 문진표(問診表)에서는 음주와 흡연 실태까지를 낱낱이 고하라고 했다. 이실직고(以實直告)해봤자 까다로운 의사의 잔소리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그래서 ‘뻥튀기’로 써냈다.

“평소 음주량은?” -> “답 : 1주일에 석 잔” ... 지나가던 개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과장된 축소(縮小)였다. 사실은 1주일에 최소한 사십(40) 잔이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술꾼들은 잘 알겠지만 2홉들이 소주는 정확하게 일곱(7) 잔이 나온다.

평소의 주량이 소주 세(3)병이요, 일주일에 최소한 2회는 음주를 즐긴다. 따라서 이를 모두 더하면 42잔인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 하는 것이 있다. 나는 술 마시기와 글쓰기에 남다른 재주가 있다.

반면 누구처럼 등산이나 낚시, 아님 댄스 혹은 당구치기도 못 한다. 언젠가 지인이 술 대신 춤을 배우라고 했다. 그러나 일언지하(一言之下)에 거절했다.

가뜩이나 핸섬handsome(?)한 외모에 춤까지 잘 춘다면? 그래서 춤바람이라도 난다면? => 이건 뭐 보나마나 가정파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때문이었다. 아무튼 건강검진표를 보자니 새삼 부모님의 공덕(功德)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20대 초반에, 어머니는 10대 후반에 나를 출산하셨다. 비록 부부간의 불화로 말미암아 어머니는 진작 가출했다지만 건강한 신체로 낳아주셨으니 그 또한 공덕이 아닐 수 없다.

올부터 나는 두 손자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딸이 먼저 외손녀를, 이어선 아들이 친손자를 선물했다. 두 녀석을 보자면 어떤 무위자연(無爲自然) 신비감과 생명의 소중함을 덩달아 천착하게 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고운 꽃은 내 자녀와, 그들이 낳은 아이들이다. 그래서 ‘내리사랑’이라는 말도 있는 것이리라. 물고 빨며 사랑으로 키운 아들과 딸이 자신을 닮은 아들과 딸을 낳았으니 이 어찌 꽃보다 예쁘지 않겠는가!

멀리 도망친 세월이긴 하지만 지난 시절을 잠시 호출한다. 선친께선 홀아비가 되어 허구한 날 술로만 사셨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꼭 그렇게 자정이 임박하면 술(소주)을 사오라는 것이었다. 돈도 안 주시면서 외상으로.

한데 신용을 잃는 바람에 동네서 하나뿐이었던 구멍가게에선 더 이상 술을 주지 않았다. 빈손으로 돌아왔다간 밤새 잔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아버지가 미워서 자정 즈음에 술심부름을 시키면 풍찬노숙(風餐露宿)을 감행했다.

남의 집 마루 밑으로 기어들어가 잠을 청하기 일쑤였다. 그러자면 도둑고양이와 쥐들도 들락거렸다. 내 팔자가 왜 이리도 기구한가 싶어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때도 부기지수였다. 풍찬노숙에 넌더리가 나서 야반도주(夜半逃走)한 적도 있었다.

어찌어찌 인천 제물포역 부근의 철공장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문제는 밤에 잘 때였다. 열댓 명이 좁은 한 방에서 칼잠을 자는데 이건 뭐 영락없는 교도소였다. ‘늑대 피하니 호랑이 만난’ 격에 다름 아니었다.

설상가상(雪上加霜) 절단기에 손이 잘리는 산재사고 역시 비일비재했다. 더 있다간 나 또한 장애인이 될 게 뻔했다. 귀가하여 아버지께 투항하곤 다시는 가출하지 않았다.

아이들에 이어 손자와 손녀 역시 미래의 동량이 되길 기도한다. 내가 받지 못한 데 따른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미안함에서 발의(發意)한 공덕, 예컨대 건강한 신체를 물려주신 감사와 혜려(惠慮)가 녀석들의 뒤를 적극 밀어주시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 '모든 국민은 교육자다!' 뉴스에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에듀 트위터이동 + 뉴스에듀 페이스북이동 +
[ 모든 국민은 교육자다! 국민기자 가입하기 ]
본 기사는 <뉴스에듀> 출처와 함께 교육목적으로 전재·복사·배포를 허용합니다.(단, 사진물 제외)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aha080@gmail.com >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뉴스에듀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뉴스에듀신문 | 등록일 : 2011년 7월 7일 | 등록번호 : 서울(아)01693 | 대표전화 : 02-2207-9590
(02014 ) 서울시 중랑구 중랑역로 124, 205호(중화동, 삼익아파트 상가) [긴급] 010-8792-9590
명예회장 : 이승재 | 발행인/대표기자 : 이희선 | 마케팅국장 : 주판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훈민
언론단체가입 : 한국교육신문연합회 | 한국언론사협회인터넷언론인연대 [뉴스 제보] aha080@gmail.com
제휴사 : 나비미디어그룹 ㅣ한국스타강사연합회 ㅣ교육그룹더필드 | 한국시니어그룹 | 이알바 | 에스선샤인
Copyright 2011 뉴스에듀.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ed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