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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서평] 삶은 다 경이롭다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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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5  17: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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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유월 어느 날 바람이 불면 마지막 홀씨 떠나보내고 그리움도 기다림도 가슴에 묻고 한평생 살아가는 민들레꽃 / 거친 손 마디마디마다 근심의 골은 깊고도 깊어 칠월의 땡볕에도 마르지 않는 메마른 눈물꽃 /

먼 길을 돌아온 바람이 낮은 곳으로 불어와 굽은 허리를 흔들면 그제야 고개 드는 환한 웃음꽃” - 차용국 시인의 제2시집 [삶은 다 경이롭다] (발간 행복에너지)의 P.39에 나오는 ‘엄마의 꽃’이란 시다.

누구에게나 엄마는 애틋하다. 엄마는 하늘이 보낸 수호천사인 때문이다. 엄마는 진자리 마른자리 골라서 나를 키우셨다. 당신께선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자식들만큼은 따듯하게 입히고 뭐든 하나라도 더 먹이고자 고군분투하셨다.

그랬는데... 야속한 세월은 평생 꽃처럼 곱기만 할 줄 알았던 엄마를 그만 ‘할머니’로 부식시키고야 말았다. 치아마저 부실하여 두부처럼 부드러운 음식이 아니면 못 드시는 울엄마...

그럼에도 생존해 계신다면 그나마 감사하겠다. 진작 타계하시어 곁에 없는 엄마는 그저 죄책감과 그리움으로만 우뚝한 뿐이다. 이 시를 접하면서 두 가지 상념이 교차했다.

우선 너무도 일찍 내 곁을 떠나신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이번 주말에 집에 온다는 딸과 외손녀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아내는 오늘 시장에 가서 이부자리를 사왔다.

혹여 하룻밤 자고 간다면 깨끗한 이불이 필요하다며. 그런 모정(母情)에서 새삼 어머니의 훈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차용국 시집 [삶은 다 경이롭다]는 제목답게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저자 특유의 경이로운 글들이 보석처럼 병풍을 두르고 있다.

그의 시에는 시인 한 사람에 그치지 않고, 타인과 사회를 아우르는 메시지까지를 품고 있다. 때론 감성적으로, 때론 날카롭게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잔상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얼마 전 창간 50주년을 앞둔 교양 잡지 월간 <샘터>가 폐간, 아니 무기한 휴간한다고 발표하여 충격을 주었다. 한때 월 50만 부까지 팔렸지만 최근에는 월 2만 부도 팔리지 않는다고 하니 작금 세인들의 책 외면 현상을 새삼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즈음이기에 시집은 불황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종여일 여전히 시를 읽고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보기 드물고 귀한 사람일 것이다.

차용국 시인은 바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점차 자연과 멀어졌다. ‘아스팔트 킨트’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요즘 세대에겐 흙보다는 아스팔트가 더 익숙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시인은 여전히 자연을 노래한다. 시집을 읽은 독자라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스팔트 바닥 틈새로 피어난 꽃을 바라보는 시인의 섬세한 시선을 말이다.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친 것을 발견하는 일, 그것이 바로 시인의 시선 아닐까. 차용국 시인은 공직자로서의 삶을 30년간 이어왔다.

공직의 길을 걸어온 와중에도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을 잃지 않고 살아온 차용국 시인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공직자의 길과 시인의 길, 두 갈래의 길을 넘나들며 꾸려온 삶은 시집의 제목처럼 어떤 경이로움에 가깝다.

일상의 사소한 것도 허투루 보지 않고 눈여겨보는 일. 삶이 경이로운 순간은 일상의 곳곳에 숨어있다. ‘엄마의 꽃’에서 어머니의 존재감을 사연(辭緣)했다면 ‘보리밥’(P.52)에서는 나를 길러주신 유모할머니가 그리워 눈물이 났다.

이러한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삭막해진 마음 한구석에도 따뜻한 긍정 에너지가 새싹처럼 움트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동토에서도 싹을 틔우는 경이로운 인동초(忍冬草)와도 같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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