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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87) 어떤 숙명론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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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9  14: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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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듀신문 =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엔 무엇이 있을까? 주관적 개념이겠지만 이를 모 유튜버가 나름 정리하여 12선(選)으로 올렸다.

= [1. 불고기 2. 삼겹살 3. 잡채 4. 파전 5. 치킨 6. 비빔밥 7. 삼계탕 8. 떡볶이 9. 맛김 10. 뼈다귀해장국 11. 순두부찌개 12. 호떡] =

나 또한 평소 즐기는 음식군(群)이어서 반가웠다. 여기서 ‘3.6.9’만 빼곤 모두 술안주로도 일품이어서 더욱 맘에 찼다.(^^;)

하지만 ‘369 시리즈’에 거론된 잡채와 비빔밥, 맛김도 따지고 보면 막걸리와는 어떤 천생연분(天生緣分)일 수도 있으니 너무 섭섭해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이번엔 <한국인만 먹는 음식>을 소개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된다. = [1. 간장게장 2. 도토리묵 3. 골뱅이 4. 미더덕 5. 번데기 6. 콩나물 7. 참외 8. 삭힌홍어 9. 깻잎 10. 산낙지] =

여기서 육십 평생 단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건 단연 8번이다. ‘삭힌홍어’는 전남 해안 지방의 특산품으로 알려져 있다. 곰삭은 홍어의 톡 쏘는 맛이 많은 미식가들을 유혹한다고 하지만 왠지 그렇게 겁이 덜컥 나곤 했다.

따라서 입때껏 절묘(?)하다는 그 맛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는 닭과 함께 백숙으로 끓여내는 ‘옻닭’조차 먹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의 연장이다. ‘옻닭’은 닭에 한약재와 옻껍질을 넣고 끓인 여름철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닭의 성질이 옻의 유독성을 해독시켜 주므로 약효가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양음식이라고 한다. 닭고기는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으로 육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여름철에 특히 닭을 가장 많이 먹는데, 이는 닭고기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소화, 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닭은 예부터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먹어왔다. 백숙이나 삼계탕으로도 즐겨 찾는다.

여기에 옻을 추가하면 소화를 돕고 어혈과 염증을 풀어준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피를 맑게 하고, 살균작용을 하며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 염증질환 및 각종 암 등에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몸에 맞는 사람에게나 통용되는 것이다. 술과 담배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 멀리 하는 이치와 같다. 언젠가 퀴즈 프로그램 <우리말겨루기>출연을 앞두고 동네 미장원에서 염색을 했다.

그런데 옻독이 불꽃처럼 가파르게 오르는 바람에 정말이지 죽었다 겨우 살아났다! 따라서 아무리 옻이 암세포 억제 및 항산화, 항균효과에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더라도 나로선 영원히 가까이 할 수 없는 ‘공포의 음식’일 따름이다.

위에서 소개한 음식군 중 빠져서 유감인 건 칼국수다. 어제도 ‘매생이칼국수’를 사먹었다. 매생이는 녹조류 매생잇과의 해조(海藻)를 말한다. 미역이나 김보다 더 부드럽고 단맛이 있다.

채취 기간도 짧아 단기간에 수확하여 냉동실에 보관해야만 지금 같은 초여름에도 맛볼 수 있다. <한국인만 먹는 음식>에서 나열한 것들은 역설적으로 ‘외국인은 먹기 힘든 음식’일 수도 있다.

여기서 비린내 나는 간장게장과 골뱅이(무침), 번데기와 산낙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삭힌홍어도 매일반이다.

아무튼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삭힌홍어를 먹는 도전에 돌입해야 하는 건 나의 또 다른 숙제다. 음식도 도전이다. 인생은 어차피 도전의 연속이다. 그렇게 태어난 게 인간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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