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신문]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휴일인 어제는 작심하고 오후부터 눈을 감았다. 그리곤 충분히 잔 뒤, 오늘은 새벽 1시에 일어났다. 그동안 쓴 글을 최종적으로 수정하고 고쳤다.

마침내 3시 50분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제 남은 건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일이다. 원고 전문을 이메일로 송고하고 나니 앓았던 이를 뺀 기분이었다.

한 권이라도 책을 펴낸 작가는 잘 알지만 독자는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책 한 권을 발간하는 것은 저자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아까 고친 글이 다시 보면 어느새 자란 잡초처럼 못으로 불쑥 돌출한다.

그러한 지난(至難)의 과정이 몇 달을 괴롭혔다. 하여간 숱한 나날을 고심하며 쓴 글이 마침내 책으로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노력했다! 따라서 가수 현숙의 가요처럼 고생한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구태여 이런 곡절까지 피력한 까닭은 명징(明徵)하다. 요즘 독자들은 책을 잘 안 본다. 그래서 어렵사리 발간한 책의 저자를 낙담하게 만든다. 이런 ‘팩트’를 감안하여 책을 좀 더 가까이 했으면 하는 바람과 독자를 중망(重望)하면서 썼음을 밝힌다.

또한 이러한 어떤 자화자찬(自畵自讚)은 [마음그릇 - 부드러운 소통의 지름길, 마음에서 마음으로](저자 정선 & 발간 행복에너지)의 P.27에 나오는 <백조>를 보고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왔다.

= “강단에서의 나는 아주 씩씩해요 / 웃는 미소가 아름답다 백만불짜리 표정이다 나에게 힘을 주는 말들이죠(중략) /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내 사진, 내 삶 당당해보이는 나에게” =

사람이 노력을 하는 이유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때문이다. 이 책 『마음그릇』은 정선 작가가 ‘소통의 여신’으로 많은 이들과 교류하면서 느낀 솔직담백한 감정과 자신의 생각을 ‘시’라는 외피를 빌려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쉽고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글귀 하나하나마다 절제와 배려, 사람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각, 세련된 경청과 지지, 동감과 공감이 담겨 있어 솜이불처럼 포근하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그릇’을 가지고 있다. 거기엔 이 책의 저자처럼 아름다운 사람과 나처럼 항상 노력하는 마음을 담은 존재가 있다. 반면 못 되고 나쁜 사람도 실재한다.

그래서 사람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저자는 ‘마음그릇’(P.76)에서 그 실체는 “내가 만들어 내가 쓰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옳은 주장이다. 평소 아름다운 것만 보고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진짜 고운 사람이다.

하지만 만날 불로소득(不勞所得)이나 꾀하고 남을 골탕 먹여 이득을 취하려는 자는 정말 나쁜 사람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엔 이런 자들이 강물처럼 넘쳐난다. 따라서 사람을 보는 눈에도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지혜를 담아야 옳다.

위에서 탈고(脫稿)의 변(辯)을 먼저 밝혔다. 몸살이 난 듯 전신까지 쑤신다. 그렇지만 ‘출간’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물파스만 대충 발랐음에도 시원하다. 이를 [마음그릇]의 저자는 이렇게 풀어내고 있다.

= “글을 쓰다 보면 아픈 마음도 슬픈 생각도 사라진다(...) 내 삶의 모든 것들이 새로워지는 희망 같다” = 맞다! 이런 맛에 작가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이다.

SNS가 보편화되면서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다. 댓글과 선플(善reply)이 다작(多作)을 유혹한다. 그러나 이는 일과성(一過性) 기쁨에 그친다.

우리의 외면적 소통 모습은 일견 방대하고 풍족해 보이지만 실제는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치열한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정글 같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유달리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더 외로워 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가파르고 메마른 사회 속에서 소통과 공감, 연대의 가치를 찾고 사람과 삶에 대한 희망과 애정을 중요시하자면 이 책을 봐야 한다.

클레이 공방을 운영하는 공예강사이자 소통강사로서 ‘소통의 여신 써니’로 활동하는 정선 작가는 블로그와 SNS를 통해서도 잔잔하지만 강한 힘으로 많은 사람들을 목마른 사슴의 갈증 해소와 시원한 소통으로까지 연결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