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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자의 연작수필] 103. 신발과 이별
홍경석 대전.세종.충청 취재본부장  |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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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8  04: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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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n 뉴스에듀신문] 신발과 이별

오래 전 경험한 ‘팩트’다. 지사장이 회사의 인사명령에 따라 타지로 가게 되었다. 그 지사장은 그동안 고마웠다며 회사에서 출장뷔페로 송별식을 실시했다.

작별의 시간이 임박할 무렵, 지사장 아래 직급인 모 소장이 선물을 마련했다고 입을 열었다. 모두가 궁금해서 예의주시했는데 그 소장이 준비한 건 다름 아닌 구두였다.

한눈에 봐도 ‘너는 이제 더 이상 징그러우니까 이 구두 신고 냉큼 떠나거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읽혔다. 아니나 다를까... 평소 ‘한 성격 하는’ 그 소장은 술김을 빙자하여 그예 지사장과 한판 붙었다.

지사장은 다시는 이쪽을 보고 오줌도 안 누겠다며 떠났다. 여기서 볼 수 있듯 선물에 구두, 즉 ‘신발’이 개입해선 곤란하다. 특히 연인들 사이에서 가장 꺼려지는 선물 중 하나가 바로 신발이다.

“군대에 간 나를 기다리지 못하고 그 독 같은 연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며 울부짖던 남자가 떠오른다. 여기서 말하는 ‘독 같은 연’은 그 남자의 말을 액면 그대로 옮길 수 없어 각색한 것이니 추측으로 독해(讀解)하시라.

신발과 관련한 속담은 차고 넘친다. ‘아무 발에나 맞는 신발은 없다’는 모든 것에는 각각의 역할과 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신발가게 부인이 가장 나쁜 신발을 신는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대처 미숙으로 미처 챙기지 못한 치명적인 실수를 의미한다. ‘신발이 없어 불평하는 중에 발 없는 사람을 만났다’는 데일 카네기의 명언에도 나와 있다.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를 판단하지 마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동원하게 만든다. 다음은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만이 발의 어느 곳이 불편한지를 알 수 있다’이다.

이는 불편한 신발은 발을 옥죄는 것과 함께 고통과 슬픔의 원인은 당한 사람만이 안다는 교훈을 떠올린다. ‘신발 속 돌멩이’는 걸을 때 불편하고 아프기에 '손톱 밑 가시'와 같다.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 남성이 신발을 벗어 던지며 항의하다 경찰에 체포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국회 경내에서 일반인이 국가원수에게 접근해 신체적 위협을 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는 또한 청와대 경호처 등 대통령 경비 병력에 대한 책임 있는 조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국가원수에게 그 같이 경거망동을 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문제 삼지 않고 남아답게, 그리고 통 크게 “국민이 어찌 모두 나를 좋아하겠소? 내가 되었으니 얼른 훈방조치 하시오.”라고 한다면 추락하고 있는 지지도가 멈출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왕은 비만 안 와도 자신의 탓이라며 기우제를 지냈다. 구두 속담 하나 더. ‘좋은 구두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것이 있다.

무조건 비싼 신발을 신어야 좋은 곳으로 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에게 어울리고, 나를 폼나게 만들어주는 신발을 신으면 좋은 곳으로 간다는 뜻이다. 내일은 나도 좋은 구두를 신고 부산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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