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화장실을 가보면 그 사회의 문화척도를 알 수 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인근에 살고 있는 친구 노모께서 열차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열차타면 화장실 이용 시 문 열고 닫는데 너무나 불편할 뿐만 아니라 힘이 든다.”고 말했다.

▲ 열차내 화장실

도대체 얼마나 힘이 들기에 이런 말이 나올까하며 의아스런 생각이 들어 현장실태를 파악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지구의 정원(garden of the earth)으로 알려진, ‘2013 순천만정원박람회’가 4월20일부터 10월20일까지 6개월간 전라남도 순천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박람회장 홍보담당관에게 사전에 취재협조를 요청했으며, 교통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현장실태 파악을 위해 KTX와 무궁화호를 번갈아 탔다. 열차이용 시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들의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 열차 내의 화장실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KTX와 무궁화호는 승차요금부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열차 시속에서부터 열차 내외부의 장식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은 사전에 인지했지만, 예상보다 큰 차이를 보였다. 무궁화호의 경우에는 노약자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보면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아동 포함)가 화장실 출입을 위하여 문을 열고 닫을 때 문의 장력(Tension)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문을 열고 닫음이 너무나 힘들어 이용하기에 불편뿐만 아니라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쉽게 느낄 수 있었으며, 열차승무원도 이에 공감했다.

또한 열차 내의 변기에 설치된 물 내림 버턴스위치의 모양이나 장착 위치가 화장실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열차를 자주 이용해 본 사람도 혼돈하게 되며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마친 후 ‘물 내림 버턴스위치’를 찾지 못해 한참동안 헤매거나 결국 찾지 못해 그대로 물을 내리지 못하고 나온 승객도 볼 수 있었다.

물 내림 스위치의 장착된 위치들을 자세히 확인해 본 결과 휴지걸이 위에나 옆에 장착되어서 버턴(Button)이 잘 보이는 경우는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휴지걸이 바로 아래에 버턴이 장착된 경우에는 대부분 휴지가 버턴스위치를 가리고 있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5월 8일 ‘어버이날’에 익산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간 칸은 2호 칸이었으며, 4호 칸은 열차카페(식당), 그 옆에 있는 5호 칸 화장실은 고장으로 ‘옆 칸의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고장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 열차문 고장 안내

열자승무원(여객전무라 칭함)은 2명인데 개별적으로 찾아 질문을 하고 답변도 들었다.

▼ - 이 열차 내 화장실문이 고장이나 있는 것을 보았는데 알고 계십니까?

▲ 여객전무(A) “ 네 알고 있습니다. 가능한 빨리 조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여객전무(B) “ 화장실 문은 모두 이상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데요” 라고 답 한 후에 한참 만에 다시 찾아와 “제대로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 채 답변해 송구하다”는 입장 표시와 함께 “점검 나왔습니까?”라고 물었다.

▼ - “점검 나온 사람은 아니며, 고객입장에서 질문 드린 것인데, 언제쯤 고장수리가 가능한가요?

▲ 여객전무(A) 문이 출고당시부터 정상작동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부품이 들어오면 바로 조치하는데 부품이 아직까지 입고되지 않는 상태다”고 말했다.

승무원의 공통적인 견해로서 문에 장력(Tension)문제 뿐만 아니라, 손잡이도 문제가 있어 간혹 승객 들 중에 손이 끼어 부상을 입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어떤 문은 미시오(Push) 어떤 문은 당기시오(Full)형으로 제작되어 나오기 때문에 승객들도 혼돈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승무원들과 열차내의 여러 가지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에서도 중요한 대목은 “열차 부품을 생산제작하거나 장착하는 과정에서 고객편의 위주보다는 기술자 위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생기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열차화장실은 노약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한 후 개선책을 바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열차승무원은 물론 기술인도 고객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글 /사진 정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