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30일(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발족식 및 기념 심포지움'이 열렸다.

심포지움에서 공동주최한 동북아평화연대 도재영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고려인 이주 150주년과 고려인의 과거·현재·미래라는 주제를 놓고 ▲ '러시아지역 한인이주와 고려인 역사'  반병률(한국 외국어대) 교수 ▲ '국내체류 고려인 동포의 현황과 과제' 김승력(고려인한글야학 '너머') 대표 ▲ '한인 이주 150주년 기념행사의 의미' 윤상원(동국대) 대외교류연구원 ▲ '한러관계의 미래와 고려인의 역할' 이부영(민주평화복지포럼) 상임대표가 발표를 했다.

▲ 30일(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발족식 및 기념 심포지움'에서 발표문과 함께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동북아평화연대 도재영 이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선희 2013. 11. 30>

고려인 이주 150주년과 고려인의 과거·현재·미래

과거 - 기억

구소련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고려인)의 역사는 중국 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의 역사와 더불어 우리 재외동포의 이주 역사 중 가장 오래되었다. 2014년 러시아지역 한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고려인들의 간고한 이주역사를 재조명하고 700만 재외동포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 고려인의 위치와 정체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미 국내에는 4만여 명에 이르는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다문화의 한 부분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다문화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생활의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와 국내에 들어와 있는 고려인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전망하는 일은 대한민국 재외동포 정책의 폭을 확장시킬 뿐 아니라 유라시아를 향한 교류와 협력의 고리가 될 것이다.

미래 - 150주년 기념사업

구소련 각지에서 고려인들 스스로 1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과 함께 국내에서 고려인을 기억하고, 대한민국과 고려인의 미래를 전망하는 장으로서 기념행사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에 고려인 150주년의 의미를 심포지움을 통해 확인하고 각계 각층의 힘을 모아 고려인이주 150주년 기념사업회를 발족한다.

동북아평화연대(이하 동평, 이사장 도재영)는 "2004년 고려인이주 140주년이 되던 해에 러시아 한인이주 140주년 기념관 (현 우스리스크 소재 고려인문화센터)를 건립을 추진한바 있다. 동평은 내년 고려인 이주 15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험난한 역사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유라시아 고려인과 모든 우리 민족이 함께하는 기념사업를 제안하고자 재외한인학회, 고려인한글야학 너머 등과 함께 심포지움을 준비해 뜻을 같이할 150명의 준비위원들을 모시고 기념사업회 준비위를 발족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송지나(고려인, 성신여대/극동연방대학), 홍웅호(동국대 대외교류연구원)씨가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발족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선희 2013. 11. 30>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발족선언문[전문]

1920년 어느 따사로운 봄날 연해주에선 피비린내 나는 학살이 있었고, 그날 고려인 300여 명이 일본군에 의해 잔인하게 유린되었습니다. 항일독립운동의 거점을 제거한다면 일본군이 고려인 마을을 초토화시킨 연해주 신한촌의 비극을 보면서 우리 가슴 속엔 연해주가 그저 한낱 이국땅의 관광지가 아닙니다.

연해주 라즈돌리노예 간이역, 새벽안개가 채 가시기도 전에 18만 고려인들이 짐짝처럼 화물열차에 실려 동토의 땅으로 끌려갔던 시발역. 6,000km여정에서 2만 5천여 명이 숨졌다는 고려인 강제이주. 그 고려인의 슬픔을 간직한 이 작은 간이역은 우리 민족에겐 그저 시골마을의 작은 기차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라즈돌리노예 간이역 창문 너머로 끌려가는 우리민족의 슬픈 과거만을 보려고 모인 것이 아닙니다. 150년의 고려인 수난사 속에서 우리민족의 박해와 좌절만을 보려고 모인 것이 아닙니다.

차르의 차별과 박해 아래에서도 연해주 시대를 열었던 고려인의 강한 생명력을 보고,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한 안중근과 최재형을 기억하고, 이범윤, 이상설, 홍범도 등의 연해주 항일투쟁을 되새기면서 조국에 대한 고려인의 무한한 사랑을 보고, 유배지 중앙아시아에서 농업신화를 만들어 낸 고려인의 근면과 영광을 함께 보려 합니다.

1991년 소비에트연합은 15개의 공화국으로 나뉘고, 동토의 땅 중앙아시아에서 피와 땀으로 일구어 놓은 고려인의 터전은 차별의 땅이 되어버렸고, 이를 피해 유량의 길을 떠난 고려인은 불법체류자나 무국적자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에트가 여러 공화국으로 분리되면서 독일인과 유태인 등은 120만 명 이상이 고국으로 이주했지만 고려인에겐 손을 내미는 조국이 없었습니다.

2013년 현재 자유왕래가 허기되지 않아 노동비자로 고국에 들어와 불안정한 취업 활동을 하는 고려인이 2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지만 대부분 3D업종에 종사하면서도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4년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며 러시아, 우즈베케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등으로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50만 고려인들의 민족적 자긍심과 자존감을 높히고, 국내 체류 중인 고려인들의 권리 보호와 권익 향상을 위해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출범합니다.

'준비위원회'는 2014년 '추진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러시아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과 상호존중의 기반 위에 교류를 확대하며, 고려인 기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족을 선언합니다.

2013년 11월 30일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