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재명 성남시장 트위터

[뉴스에듀] “이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때가 다시 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세월호 2주기를 맞아 15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2주기 추모문화제 'Remember 0416'에 참석,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사에서 이 시장은 “2년 전 오늘 대한민국에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며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구조의 현장에도 진상규명의 장에도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가의 이름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유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서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 일선에 성남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만 성남시민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진정한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일을 함께 해나가겠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날 추모제에는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수정구 김태년 국회의원과 분당갑 김병관 당선자도 참석했다.

다음은 세월호 2주기 추모사 전문이다.

729일 째 4월 16일 입니다. 내일이면 730일, 4.16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꼭 2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조은화, 허다윤, 박영인, 남현철 학생,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 권혁규 어린이,
이영숙님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기원합니다.

2년 전 2014년 4월 16일 8시 50분, 세월호는 30도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 선내에서 반복된 방송 '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거차도 동거차도 관매도 병풍도...
섬에서 바다가 보이고, 바다에서 섬이 보이는 남쪽의 바다,
세월호는 거대한 몸을 바다로 들이밀었습니다.
폭탄을 맞아 동강이 난 것이 아닌, 다른 배와 부딪친 것이 아닌,
그 자체의 거대한 실패가 바다, 깊은 바닥으로 선체를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101분, 6천8백35톤 대형 여객선이 전복하기엔 너무 빠른 시간,
그러나 101분, 476명의 생명을 구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시간.
304분은 살지 못하였습니다.
봄날의 바다가 통곡의 검은 바다로 변하기까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기회가 있었습니다.

중앙구조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무안, 목포, 진도, 완도, 제주에서 구조세력이 출동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2014년 4월 16일로부터 730일,
어디로부터, 누구로부터 오류로 인해 한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는가,
아직 충분히 다가가지 못하였습니다.
책임이 적거나 없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하였다는 이유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역사의 의지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진실을 위해서, 생명의 존엄을 위해서 침몰과, 304 분의 죽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모욕과 통곡의 시간 속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가족들은 우리를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분들께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들은 진실에 대한 권리를 갖습니다.
진실에 대한 권리는 완전한 진실, 사건의 구체적 상황,
누가 관련되어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풀어야 할 의혹과 과제들, 그리고 세월호에서 일어난 생명의 박탈,
생명권의 침해에 대해 우리 특별조사위원회가 주어진 소임을 다할 때
304분의 미완의 생을 애도할 수 있습니다.

2차 청문회를 마치는 날 저녁, 한 가족이 말해 주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 말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면서' 죽고 싶어도 참는다고 하였습니다.
진실에 대한 권리의 실현만이 가족의 삶을 지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 지금 방안에 살아 있어요'
우는 아이의 손을 잡았고,
보고 싶다
사랑 한다
먼저 위로하였고,
기울어지고, 더 많이 기울어질 때까지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 왔습니다.
온유들이 예은이들이 창현이들이 동수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음을 증언하겠습니다.
진상규명이 우리의 기도입니다.
진상규명이 우리의 흰 국화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을 생각하며 한
열 살 어린이가 지은 시를 들려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잠수함도 아닌 세월호 유람선이 바닷속에 있습니다.
돌아오는 날까지 기다리기만 할 순 없습니다'

돌아오는 날까지 기다리기만 할 순 없습니다.

2016년 4월 15일 4.16 세월호 참사 2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