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김선태 국민기자] 세계 9위의 수출대국, 경제규모 세계11위, OECD회원국, 세계 3대 체육행사 유치국 등등 우리나라의 위상은 가히 세계 상위권에 속해 있다. 그렇지만

[금년현대경제연구원이 8일 발표한 '2012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가지 경제동향 가운데 2가지만 장밋빛이고 나머지 8개는 암울하거나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는 보도이고 보면, 국가적인 지표로는 선진국이고, 잘 사는 나라이지만,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팍팍해져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보도에서는 10대 지표 중에서 서민에 관한 것으로

[△중산층 붕괴 속 신 빈곤층의 확장=집이 있지만 집 때문에 가난하게 사는 '하우스푸어', 직장은 있지만 비정규직과 저임금 딱지가 붙은 '워킹푸어', 자식교육으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리타이어 푸어' 등이 신 빈곤층에 속한다.]라고 하였다.

사진=지하철에서 만난 노숙자-대단히 죄송합니다 도촬이라서-

리타이어 푸어(retire poor)?  [retire]는 은퇴하다. 물러나다. 등으로 해석이 된다.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난한 은퇴자] 쯤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은퇴를 하면 든든한 연금보장으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복지국가들의 은퇴자의 생활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요즘 퇴직 시기를 맞는 베이비부머세대들의 62%가 노후 준비가 불확실한 채 은퇴자로 거리를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삶을 한 번 돌아보자.  베이비부머란 <2차 대전이 끝난 46년 이후 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네이버 지식사전-라고 정의 되어 있다.

이들은 전쟁의 참화로 어려운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 베이비부머가 태어난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사국이 아니면서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징용되어 나가서 죽었거나 다쳤고, 1945년 해방이 되어 겨우 새 나라 건설의 희망에 잠겨 있다가 맞은 한국전갱이라는 세계대전과 맞먹는 피해를 입은 전쟁시기가 겹쳐 있는 것이다.

                        

▲ 사진=종묘공원의 노인들의 모습

그러므로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베이비부머의 출생 시기가 가장 어려운 시기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전쟁의 참화 속에서 태어나거나 자라면서 온갖 고생을 겪어야 했던 세대이다.  어린 시절에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로 쓰라린 배를 채워야 했고, 봄마다 식량이 떨어져서 초근목피로 멀건 죽을 쑤어서 먹으며 보릿고개를 넘겨야 하였었다.

자라는 동안 초등학교마저 의무교육이 지정되기 전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학용품이 없어서 공책을 만들어 쓰기도 하면서 공부하였던 세대이다. 그러다가 새마을 운동이 일어나 <잘살아보세>를 외치면서 정말 죽을 둥, 살 둥 밤 깊은 줄 모르고 일하였고, 산업전선에서 하루 12시간에 가까운 노동을 하고서도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부모봉양하고 자식들 가르치느라고 뼈골이 닳도록 노력을 하였었다. 그러다보니 정작 자신은 변변한 옷 한 벌 가지지 못한 채이었지만, 자식들이 잘 자라주는 모습에 감격하고 자식들이 사회적으로 출세를 하는 모습에 온 세상을 얻은 듯 기뻐하며 살아왔었다.

 

                

 ▲ 할일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바둑장기판에 매달리고

이러한 베이비부머세대가 이제 <리타이어 푸어>가 되어서 사회에 내팽개쳐 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답답한 일인가?

아무리 어려운 시기에 자라고 살아왔다지만, 그 만큼 노력을 해온 그들이 결코 자신의 삶만을 생각하였다면 어렵게 살아야할 만큼 돈을 벌지 못한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 재산을 다 바쳐서라도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고, 당연한 의무로만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자식들을 가르치는 동안 내내 먹는 것을 줄여 가면서 해보다가 안 되면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해가면서라도 자식만은 가르쳐야 하였던 때문에 그들은 자신을 위한 준비는 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그들을 위해서 나는 요즘 주례사에서 젊은 부부에게 꼭 부탁하는 말이 있다.

[저 혼주 석에 앉아 계신은 부모님의 세대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주역들이십니다. 그런데 저 세대들을 사회학자는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바친 마지막세대가 될 것이며, 자식들에게 효도 받지 못할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62%가 노후 준비를 못하고 노후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저 혼주석의 부모님이 효도 받지 못한 첫 번째 세대가 되지 않도록 늘 챙겨드리고 효도해 주십시오] 하는 부탁을 꼭 해주곤 한다.

이들에게 정말 아름다운 노후가 되도록 무엇인가 새로운 제도나 준비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