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듀] (한국인권신문=한국언론사협회)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교육정책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이념이나 이미지 선거가 아닌 정책 선거가 돼야 한다. 교육문제는 어떤 경우에도 순수하게 교육적 관점에서 논의되고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사)한국언론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인권신문이 주관한 서울·경기·인천 지역 교육감후보들의 교육공약을 다섯 번에 걸쳐 연재할 것이다.
이번 기획연재는 6·4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선거 때 소위 ‘묻지 마, 줄 투표’ 현상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질문지는 지난 5월 26일(월) 오후 각 후보 선거 사무소에 이메일로 전송하면서 28일(수)까지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기한 내에 도착하지 않으면 질문에 응답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에 전송한 질문지 순서에 따라 각 후보자들이 회신한 응답지 내용을 그대로 전재할 것이다. 다만 문장은 글쓰기 원칙에 따라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정할 수도 있다.
각 후보별 글을 배치하는 순서는 응답지 도착순으로 하되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 연재 차시에 따라 교대로 순서를 달리할 것이다. 첫 번째 연재는 질문1부터 질문3까지는 세 개, 나머지 네 번은 각 차시마다 두 개의 질문을 연재할 것이다.
28일까지 서울에서 문용린, 조희연 두 후보와 경기에서 이재정, 조전혁, 정종희 세 후보만 질문지에 응답했다. 인천 지역은 두 후보가 전화로 문의했으나, 기한 내 어떤 후보도 회신하지 않았다. 다수 후보 캠프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 측은 아직 교육공약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 시간 이후에 도착하는 응답지는 당초 약속대로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편집자 말>
◆ 연재 순서
① 출마의 변, 교육안전과 교육격차 해소
② 교육복지와 교육환경
③ 교육인권과 학교폭력
④ 교육개혁과 교과서 채택
⑤ 교육공공성과 차별화정책
[질문8. 교육개혁] 국제중학교에 대한 사회의 비판 여론이 많습니다. 이미 크게 문제 됐던 입시비리만으로도 국제중학교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후보께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또한, 혁신학교를 둘러싼 갈등이 적지 않습니다. 한쪽은 혁신학교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고, 다른 한쪽은 혁신학교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혁신학교에 대한 후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이재정 후보
국제중학교는 특성화 중학교의 일환으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특성화중학교라는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고, 입시명문학교로 변질되었다는 점은 이미 지적된 바 있습니다.
경기도에도 국제중학교가 한곳 있습니다만 입시를 비롯하여 학교운영상의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감독하고, 공교육의 정상화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잘 살펴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특성화중학교 운영 지정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 종합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습니다.
혁신학교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 교육에 대한 반성과 성찰에서 출발했고, 그런 이유로 교육개혁에 갈증을 느낀 국민과 학부모가 호응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에 282개의 혁신학교를 단계적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자발성과 열정을 이끌어내고, 학부모의 참여와 이해, 학생들의 협력을 통해 가고 싶은 행복한 학교로서의 성공모델을 많이 만들어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공모델을 기반으로 일반학교에도 혁신교육을 전파하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 조전혁 후보
저의 기본적인 학교정책은 공교육 다양화입니다. 다양한 학생들의 다양한 특기 적성을 살려주어야 합니다. 물론 일부 학교에서는 비리가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일부의 사건을 가지고 긍정적인 부분의 효과까지 덮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다양한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혁신학교는 학교별, 프로그램별로 평가할 것입니다. 어떤 학교는 좋은 만족도를 내고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습니다. 혁신학교도 초·중·고등학교별로 각각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처리할 순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많은 병폐를 낳고 있는 혁신학교 프로그램은 전면 재검토를 하고, 그 중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인정되는 것만 남겨두고 모두 지원을 중단할 것입니다.
다만, 혁신학교에 대한 지원이 없어도 혁신학교를 유지하겠다는 개별 학교에 대해서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게 유지된 혁신학교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평가하여 좋은 성과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지원할 생각입니다.
■ 정종희 후보
국제중학교의 존폐여부를 논하기보다는 국제중학교 본질의 변화를 막고 입학 과정의 제도적인 문제를 수정 보완하여 본래의 바람직한 취지를 계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혁신학교는 교육의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모델로서 참여와 소통, 존중과 배려, 다양성과 창의성, 집단지성을 위한 학습공동체를 통해 과거 성적 지상주의 교육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공교육의 새로운 변화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혁신학교의 제도 도입 과정에서 체계성과 지향점이 부족하여 결과적으로 혁신학교는 경기교육 전체를 차별과 편견으로 몰고 학교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의 폐단도 발생하였습니다. 또 혁신의 방향도 교육의 주체 중 학생보다 교사 중심으로 혁신교육이 진행된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2014년은 김상곤 전 교육감식 혁신학교의 일반화 단계로서 학교 현장에 혁신학교 모델이 전파되는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분명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학교 적용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계승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 3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의 발전과 융화라는 방향성이 결여된 상태로 혁신이 구호로만 머물고 예산을 소비하기 위한 모델로 머물러서는 발전이 없습니다.
저는 혁신학교의 계승 발전을 위하여 현 김상곤식 혁신학교의 체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학교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혁신학교의 모델을 새로이 전착하여 발전시킬 것입니다. 혁신은 구호가 아니라 현장중심의 교육철학이 결합되어 미래를 위한 교육, 교육의 3주체를 만족시키는 미래형 학교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질문9. 교과서채택] 역사교과서 채택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리베르스쿨 역사 교과서 채택비리까지 노출됐습니다. 후보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한, 학교 당국(과목별 교사 및 교장)과 교과서 출판사 간 채택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대책은 마련했습니까?
■ 이재정 후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전면적인 국정으로 전환한 후 검정교과서로 된 것은 1997년에 고시한 7차 교육과정에 따라 근·현대사 부분부터 검정을 실시하기로 하고 2003년에 이 교과서로 배우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2007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역사교과서 전체를 검정으로 전환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역사를 국가에서 통제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독재로의 회귀를 의미합니다. 역사는 사료를 기반으로 연구한 양심적인 역사학자들이 합의하고 정리한 내용을 기반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처럼 왜곡되고 뒤틀린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옹호했던 분들이 국정화를 주장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교과서 채택비리는 학교 내 과목별 교과협의회나 학교운영위원회가 교과서 선정에 있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택 과정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감독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근본적으로 교과서 외에 다양한 교재와 자료를 활용한 역동적인 교육이 시행될 수 있도록 교육청과 학교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 조전혁 후보
국정인지 검인정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역사교과서 문제는 개인 및 사회의 정체성을 다루는 아주 무거운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검인정체제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채택비리 문제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 정종희 후보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역사인식의 다양성을 넘어서 왜곡된 사관을 형성할 수 있는 매우 부적합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일제 식민사관을 합리화하려는 접근은 우리나라의 올바른 과거 청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닌 편협하고 사대주의적 관점을 형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거 사회는 획일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와 미래사회는 다양성에 기반을 둔 다양한 가치관이 상호 대립하고 때로는 상보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회를 발전시키게 됩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은 과거의 사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역사 추상모형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적 접근이 가능함을 제시하는 것으로 현재의 검정교과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과거 교육은 지식 전달중심이었으나 미래에는 지식이 구성되는 과정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역사 교육도 사실의 전달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와 사건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해결적 토론 중심, 체험(간접체험)을 통한 사고의 구조, 역사적 인물과의 동일시 과정을 겪음으로써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의사결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역사의 사건과 그 사건에 연관된 가치관이 지식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